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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의 문제 중 대표적인 것이 ‘보도자료 베껴 쓰기’이다. 특히 경제 관련 기사의 경우 취재를 통한 확인이나 분석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은 를 발표했다.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최근 대내외 불확실정 확대에 따라 차입을 늘려 현금을 확보해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었다. 전경련은 이 보도자료를 통해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잘 헤쳐나가 적극적인 투자·고용에 나설 수 있도록, 선제적 세제지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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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비준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이 지난 20일부터 발효됐다. 1996년 OECD 가입 당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노동법 개정을 약속한 이후 26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노동자 등 ‘노조할 권리’는 온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ILO 협약이 발효되자 대기업과 이해를 함께하는 기업신문들은 ‘노동조합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 법과 제도를 뜯어 고쳐 기업 방어권을 보장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매일경제는 20일 사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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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과도한 기업 규제로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드러난 국내 대기업의 실적을 보면 언론의 보도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국내 대기업은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의 이윤을 얻고 있다.지난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595개사(금융업 등을 제외)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156조5693억원으로 2020년에 비해 160%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83조9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매출액은 2300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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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은 윤석열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21일, 윤석열 정부의 길이 어떤 길인지 알려주는 상징적인 만남이 있었다. 윤석열 당선인과 경제 6단체장 오찬 간담회가 열렸는데 매일신문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 경제로의 전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만남에서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며 “정부는 인프라를 만들고 뒤에서 도와드리고 기업이 앞장서서 일자리를 만들며 투자해 기업이 커가는 것이 나라가 커가는 것”이라며 ‘신발 속 돌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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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는 지난해 9월, “일자리, 불평등, 저출산, 이념・세대 갈등, 기술전쟁, 기후위기, 팬데믹 등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의 목록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고민과 성찰은 실종됐다”며 △정치 △외교 △경제 △노동 △기후위기 5개 분야에 대해 ‘대한민국 지속가능 솔루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한국일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핵심 과제들에 대해 미래지향적, 사회통합적 대안을 모색한다’며 각 분과별로 40・50대 전문가들과 논설위원이 참여해 집중 토론을 벌였다. 한국일보는 지난 3일, 6개월 장기 프로젝트를 끝내면서 “중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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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토론회 이후 언론의 단골 팩트체크는 ‘기축통화’였다. 해프닝 같아 보이지만, 실제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국가의 역할에 대한 첨예한 대립이다. 우리 사회는 앞으로도 저출산·고령화, 세대갈등, 기후위기, 청년 고용 등 ‘불평등 해소를 위한 국가의 역할’을 둘러싸고 자본과 첨예한 갈등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이 ‘복지와 세금’의 문제이기 때문이다.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지난 17일 “2020년부터 2026년까지 한국의 국가부채는 OECD국가 중 가장 빨리 증가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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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난해 공기업 35곳의 일반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약 47%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리더스인덱스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면서 공기업 채용이 증가하다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연속 급감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그런데 중앙일보는 2월 9일 기사에서 “일각에서는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총대를 맨 후유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면서 ‘코로나19’ 자리에 ‘비정규직 제로’를 슬쩍 집어넣었다.다음날 중앙일보,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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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시대를 선언하고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초단시간 노동자는 급증했다.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나쁜 일자리가 확대됐다.조선일보는 1월 14일 사설 에서 비정규직이 150만명이 늘어나 38.4%까지 높아졌고, 초단시간 일자리가 60% 늘어난 151만2000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그런데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실패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반기업 정책’에 때문이라고 한다.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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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많은 언론이 중대재해법을 무력화하려는 보도를 하고 있다.서울신문은 (12/17) 기사에서 “심지어 정부로부터 용역을 받은 한 연구원이 청사 내에서 교통사고를 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공무원 등 소속 직원들의 과로사, 우울증, 직장 괴롭힘 등으로 인한 사고도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통한 산재 예방’이란 중대재해법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과로, 직장내 괴롭힘, 직무 스트레스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