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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김기홍의 청년 비정규노동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하고 점심식사는 굶기 일쑤였다. 퇴근 후에도 SNS로 업무지시를 받으며 일했지만 연장수당은 당연히 못 받는 줄 알았다. 인력이 부족하면 10일, 20일 연속으로 일했고 주휴수당 역시 없었다. 점주가 해야할 일을 당연하게 대신하기도 했고, 이유도 모른 채 근무지가 변경되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근무지 내에서 CCTV로 계속 감시당하며 업무지시를 받았다. 부당함을 견디지 못한 한 청년여성노동자가 노무사를 찾아가 상담을 했고, 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 한때 전국 각지에서 700명이 넘는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이 노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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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산후조리원을 이용했던 새내기 부모라면 집으로 돌아가 신생아를 돌볼 걱정에 잠 못 이룬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 부부도 예외가 아니었다. 집으로 온 첫날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밤을 꼴딱 새다시피했다. 육아는 장기전이라는 지인들의 조언이 꼭 아니더라도 바로 다음 날 부랴부랴 산모·신생아건강관리사(산후도우미)를 알아보았다. 다행히 스케쥴이 가능한 관리사분이 바로 오셨고 2주간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아이를 돌봐주시고, 식사준비,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을 해주셨다. 우리 부부처럼 당장 양가 부모님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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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사건을 직접 마주하기 전까지 작가라하면 김은숙, 김은희, 노희경과 같이 이름 한 번씩은 들어봤을 법한 인기 드라마 대본을 쓰는 유명작가를 떠올렸다. 하지만 작가는 장르로써 드라마 뿐 아니라 예능,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넘어 심지어 뉴스 작가가 있고, 프로그램 크레딧에 올라오는 메인작가 외에도 서브, 일명 막내작가들이 프로그램을 함께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중요한 것은 이들 방송작가의 대부분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처럼 일을 하지만, ‘프리랜서’로 계약을 맺고 ‘프리’라는 허울 좋은 변명 뒤에 사용자의 입맛에 따라 ‘자유’로이 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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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됐다. 언론에는 법 시행을 앞두고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바삐 움직이는 기업들의 모습이 보도된다. 그러나 여전히 법 시행을 비웃듯 광주에선 신축아파트가 붕괴됐고, 포스코에선 노동자가 사망했다. 늘 그래왔듯이 노동문제는 50년 전 전태일열사와 같이 누군가의 목숨과 맞바꿔야만 해결된다. 그래야 겨우 눈길 한 번 더 가는 게 현실이다.어느 현장에서 누군가 일하다 목숨을 잃었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무슨 생각부터 할까? 우리가 ‘산업재해’라 부르는 그 딱딱하고 기계적인 말 속엔 노동의 가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