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최재영의 북녘노동자 이야기] 제1회: 북측 노동자들을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김일성과 조선로동당

  • 기사입력 2020.04.15 11:24
  • 최종수정 2020.11.23 15:49
  • 기자명 최재영 목사 (NK VISION 2020 대표)

<노동과 세계>를 통해 민주노총 회원 여러분들과 2020년 4월~11월까지 8회에 걸쳐 북측 노동자들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어 무척 반갑습니다. 우선 1회는 북조선(북한)이라는 국가를 이끌고 있는 “조선로동당”에 대해 먼저 알아보려고 합니다. 마침 당 명칭에 “로동”이란 단어가 들어갔고 로고(마크)에도 노동자들을 상징하는 망치와 낫과 붓을 그려 넣었기 때문에 뭔가 노동자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북녘의 정치체제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게 되면 북측의 노동정책과 노동자들에 대한 이해가 쉽습니다. [필자 주]

1. 노동당 마크를 보면 노동자들이 보인다.

현재의 조선로동당 마크(로고)를 보면 노동계급, 농민, 지식인을 비롯한 근로대중이 단결되어 있다는 것을 상징하기 위해 망치와 낫과 붓을 자루 중간지점에서 서로 교차시켜 세워 놓았다. 당규에 망치는 “혁명의 로동 계급인 로동자를 의미하며, 낫은 농민을, 붓은 지식인(근로 인테리) 등을 뜻”한다고 명시되어있다. 이로서 당을 이끄는 중추세력과 당에 소속된 전체 성원들을 차지하는 직업군이 서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당원을 구성하고 있음을 마크를 통해서 엿 볼 수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 전통사회에서 붓은 “인문(人文)”을 뜻한다. 가령 시골 동네 인근에 산봉우리가 있으면 예로부터 동네 어른들이 “문봉(文峰)”, “필봉(筆峰)” 혹은 “문필봉(文筆峰)”이라 명명하여 동네 아이들이 산봉우리를 바라보며 학문에 정진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우도록 했다. 이처럼 북측의 조선로동당은 세계 역사에서도 보기 드믈게 인문학적인 가치를 지닌 공산주의 인민사회를 지향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정당이다.

더욱이 로동당의 한자 표기는 “勞動黨”이지만, 영문표기는 “Workers’ Party of Korea” 이다. 직역을 하면 “조선 로동자의 당” 즉 “노동자의 당”인 것이다. 그렇다면 집권당의 당명 자체가 “로동자의 당”이니 만큼 70년이 넘도록 일관되게 유지된 당의 이념은 과연 노동자들을 위하고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국가를 이끌어가는 당의 노동정책은 어떠하며,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 관심과 호기심이 안 갈 수가 없다.

조선로동당 창건 50주년 기념탑 전경. 조선로동당을 상징하는 낫과 망치, 붓을 든 손을 형상화하였는데 낫은 농민을, 망치는 노동자를, 붓은 지식인(근로 인테리)을 뜻한다. 평양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에 있는 이탑은 만수대창작사가 주도해 1994년 9월 30일에 착공~ 1995년 10월 9일에 준공했다. (사진제공 최재영 목사)
조선로동당 창건 50주년 기념탑 전경. 조선로동당을 상징하는 낫과 망치, 붓을 든 손을 형상화하였는데 낫은 농민을, 망치는 노동자를, 붓은 지식인(근로 인테리)을 뜻한다. 평양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에 있는 이탑은 만수대창작사가 주도해 1994년 9월 30일에 착공~ 1995년 10월 9일에 준공했다. (사진제공 최재영 목사)

2. 해방 닷새 만에 “8시간 로동제와 로동자의 생활보장”을 선포한 김일성

일제강점기에 15년간 풍찬노숙을 하며 조선의 독립을 위해 만주일대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김일성과 부대원들(혁명1세대들)은 해방을 맞이하자 1945년 9월 19일 강원도 원산항으로 입항해 조선 땅에 환국한다. 이에 앞서 김일성은 해방(8.15)을 맞이한지 닷새가 되는 날(환국을 한 달 앞 둔 시점)인 1945년 8월 20일 혁명1세대 군사정치 간부들 앞에서의 연설을 통해 “그러면 현 단계에서 인민 주권이 실시하여야 할 행동강령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진 후에 아래와 같이 13개 항목을 발표하였다.

강령들은 아직도 일제 치하 잔재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던 당시로서는 매우 혁명적인 내용들이었으며 해방된 조국에서 펼쳐나갈 사업들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들이었다. 이날 자신의 동료들 앞에서 친일청산은 물론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을 아래와 같이 발표하였다.

1. 로동자, 농민, 진보적지식인, 량심적 민족자본가, 량심적 종교인 등 우리나라의 애국적 민주 력량을 총망라하여 민주주의민족통일전선을 결성하고 그 기초우(위)에서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립 할 것이다.

2. 언론, 출판, 집회, 결사,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며 18세 이상의 남녀 공민들에게는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보장하여 줄 것이다.

3. 일본제국주의자들과 친일적 조선인 및 민족반역자들이 소유하고 있던 모든 공장, 기업소, 철도, 은행, 선박, 농장, 수리기관들과 일체 재산을 몰수하여 국유화 할 것이다.

4. 일본인과 친일적인 조선인 반동 지주들의 토지를 몰수하여 땅이 없거나 적은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분배 할 것이다.

5. 일제의 잔재세력과 일제가 남긴 일체 잔재요소를 철저히 숙청 할 것이다.

6. 8시간 로동제와 로동자들의 생활을 보장할 만한 최저임금제를 실시하며 실업 로동자들에게 직업을 보장하여 줄 것이다.

7. 문화인들과 기술자들을 사회적으로 우대하고 그들의 생활조건을 개선 할 것이다.

8. 조선 인민의 유구하고 찬란한 민족문화를 부흥시키고 우리나라 말과 문자를 발전시키며 점차 의무교육제를 실시 할 것이다.

9. 인민들의 수입과 생활정도에 의거하는 루진 소득세제를 실시할 것이다.

10. 일제의 금융기관 및 일체 고리대금, 채권을 무효로 할 것이다.

11. 정치, 경제, 문화 각 방면에 걸쳐 남녀평등권을 실시하며 동일한 로동에 동일한 임금을 지불 할 것이다.

12. 인권유린과 일체 악형을 금지 할 것이다.

13. 해방된 조선민족과 독립된 우리나라와 평등적으로 대하는 민족 및 국가와 친선을 도모할 것이다.

이날 연설에서 제시된 내용들은 얼마 후 김일성이 이끈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를 통해 마침내 적용되고 실현되었다.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는 헌법이 제정되어 최고인민회의가 구성되거나 공화국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북 최초의 중앙정권기관의 역할을 했던 기구였다.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는 위의 13개 조항들을 실현시키기 위해 1946년 2월 9일에 조직되어 이듬해인 1947년 2월 22일까지 1년간 맹활약을 펼쳤다. 토지개혁(1946년 3월 8일), 남녀평등권법령 발표(1946년 7월 30일), 모든 산업의 국가 소유화에 대한 법령 발표(1946년 8월 10일), 인민위원회 선거(1946년 11월 3일)등을 단행한 것이다. 북조선 임시인민위원회는 인민대중들의 지원에 힘입어 토지개혁 단행과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개선 그리고 모든 산업시설을 국유화하는 등의 개혁을 단행하면서 북측 사회를 안정화시켰다. (계속)

[필자 프로필]

최재영 목사는 소셜 무브먼트 그룹 NK VISION 2020 설립자이다. 산하에 손정도목사기념학술원(역사), 동북아종교위원회(종교), 남북동반성장위원회(경제), 오작교포럼(언론), 문화예술위원회(예술) 등 다섯 개 기관을 두고 있으며 이 분야들을 통해 남, 북, 해외동포 3자가 교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평소 미국에서 남과 북을 셔틀왕래하며 집필과 강연활동을 통해 “북 바로 알리기”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동포들에게 민족화합과 자주통일을 위한 새로운 이슈와 비전을 제시하는 통일운동가이자 대북사역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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