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이건 ‘강제연행’이라고 보아야 한다”

근로정신대 활동가 자전적 에세이 〈인간의 보루〉 번역 출간
일본의 양심적 시민단체 ‘나고야(소송)지원회’ 창립배경과 활동 소개
근로정신대 유족과의 교류도 담아
마쓰비시중공업 사죄와 배상의 근거 제시
올바른 한일관계 정립 위한 해법 모색

  • 기사입력 2020.05.06 11:49
  • 최종수정 2020.07.28 10:53
  • 기자명 송승현 기자
〈인간의 보루-조선여자근로정신대 유족과의 교류〉일본판(왼쪽)과 국내 번역판(오른쪽). ⓒ 소명출판
〈인간의 보루-조선여자근로정신대 유족과의 교류〉일본판(왼쪽)과 국내 번역판(오른쪽). ⓒ 소명출판

일본 근로정신대 활동가이자 작가인 야마카와 슈헤이가 쓴 〈인간의 보루-조선여자근로정신대 유족과의 교류〉(소명출판)가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동하는 근로정신대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제시한다. 또 이 문제와 관련된 한일간 외교적 분쟁의 해법도 모색한다.

이야기는 저자 슈헤이가 징용(근로정신대) 피해자 유족 김중곤 씨를 만난 것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1992년 우연히 방문한 제주도에서 김중곤 씨를 만난 뒤 양심적인 일본인으로 거듭났다고 말한다. 이후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약칭 나고야(소송)지원회) 활동가가 됐다.

김중곤 씨는 1944년 아내와 여동생이 근로정신대로 나고야 미쓰비시중공업에 징용된 후 불법노역에 시달리다 도난카이 지진으로 여동생을 잃은 유족이다. 피해 당사자이기에 줄곧 일본에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소송과 투쟁을 전개해왔다. 김 씨가 슈헤이에게 나고야(소송)지원회를 소개했다. 슈헤이는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를 만난 후 근로정신대 운동에 뛰어들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책은 다카하시 대표가 근로정신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과 피해자를 돕는 투철한 신념을 담았다. 또 다카하시 대표가 도난카이 지진 희생자 추도기념비 설립을 계기로 피해자 유족인 김중곤 씨를 만난 것, 김씨를 통해 책의 저자인 슈헤이를 만난 과정이 기억을 꼼꼼히 더듬는 형식으로 기록됐다.

자전적 에세이 형태지만 도입부는 소설 구성으로 작가와 유족의 만남을 생생하게 그린다. 이어 다카하시 대표가 조선여자근로정신대 문제에 관심을 둔 배경, 한국을 방문하며 피해자 조사활동에 전념한 까닭, 나고야(소송)지원회를 설립하는 과정 등 단체의 역사와 활약, 재판과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후반기에는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의 파행적 구조를 파헤치고 전범기업에게 사죄와 배상을 받는 방법, 각 전문가들의 지혜와 해결방안도 제시한다. 나아가 21세기 한일 관계를 돌아보며 국가, 인권, 인간의 양심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기회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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