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최재영의 북녘노동자 이야기] 4회: 초현대식 전산화를 갖춘 평양 껌공장과 노동자들

  • 기사입력 2020.07.15 15:58
  • 최종수정 2020.11.23 15:49
  • 기자명 최재영 목사 (NK VISION 2020 대표)

평양시내는 물론 북녘의 농촌과 소도시, 그리고 각종 공장과 기업소, 국영농장과 협동농장 등을 참관 할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초현대식, 경량화, 전산화, 무인화 등을 추구하고 있는 공장들과 기업소들이 연이어 준공되어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니 새삼 북조선의 자력경제와 자력갱생에 대한 저력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남측과 서방세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평양 껌 공장’을 참관해 공장내부를 둘러보고 생산된 제품을 확인하고 노동자들과 잠시 대화를 나눈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식품이나 다과류 공장들에서는 새로운 생산 공정을 마련하기 위한 건물이 계속 건설되고 있으며, 국가과학원, 김책공대 등은 이런 공장의 통합생산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있었다. 원료투입에서 포장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공정의 자동화, 무인화, 무균화, 무진화 설비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 경공업 발전을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섬세하고 강력한 것인가에 대한 단면을 엿 볼 수 있었다.

현대식 전산화 설비에 의해 쏟아져 나오는 껌 제품들

평양껌공장은 2002년 경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경공업 부문의 한 일꾼을 불러서 평양에 껌을 전문으로 하는 현대적인 공장을 건설해서 인민들과 어린이들에게 껌을 공급해주라는 제안에 의해 건설됐다고 한다. 그리고 인민군대 건설대가 동원되어 1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 소문 없이 준공이 되면서 온 나라에 껌 향기가 풍기게 된 것이다. 첫 제품이 나왔을 때 공장일꾼들과 노동자들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꽃의 이름을 꼽아가며 상표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필자일행이 찾아간 평양껌공장은 평양시내 통일거리에 있는 3대헌장기념탑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본관건물과 2-3개의 부속 건물로 이뤄진 깔끔한 흰색 공장건물이 눈앞에 나타났다. 공장에 도착해 종합상황실에서 전경도(현황판)를 보니 평양시 낙랑구역 통일거리에 위치한 이곳의 ‘총부지면적은 1만 1,900㎡ 이며, 연건평은 4,400여 ㎡의 규모’로 표기되어있었다.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공장 지배인 송혜정 동무가 상세하고 친절하게 답변해주며 설명을 이어갔다.

“저희 평양 껌 공장은 장군님의 뜨거운 은정과 각별한 관심 속에 1년 남짓한 기간에 우리 인민군대가 모두 일떠서 2003년 10월 23일에 준공하여 조업(가동)을 시작했으며 그 후 기본건물 외에 보조건물을 다시 1년 동안 일떠서서 건설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완공되었습니다. 그때 가장 처음 나온 상품이 바로‘은방울껌’이며 우리 장군님이 직접 지어주신 상표이름입니다.”

필자가 공장내부를 둘러보니 흰 가운을 입고 기계조작을 하고 있거나 컴퓨터 앞에서 전산을 다루는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여성들이었고 남성들은 간혹 눈에 띌 정도였다. 정보산업시대의 요구에 맞게 모든 생산 공정은 육체적 노동이나 수작업이 아니라 모두 전산화, 자동화로 기계들이 움직였다. 마치 밀가루 반죽처럼 껌 원료를 혼합하는 것부터 시작해 압출성형, 냉각, 포장 단계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현대화되었고 전산화되었다. 생산 공정 과정을 유심히 바라보니 일명‘처녀 기대공’(기계를 조작하는 미혼 여성 기술자) 몇 명이‘전자 현시판’(모니터) 앞에서 단추를 눌러가며 기계를 조종하고 있는 것이 전부였으며 그 외에 현장 노동자들은 머리와 몸에 위생가운과 모자를 걸친 채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들도 보였다. 필자 일행이 반죽한 껌 재료 옆을 지나니 벌써 향긋한 껌 냄새가 진동했다.

일명‘처녀기대공’들이 기계를 조작하고 있는 모습. ⓒ 최재영
일명‘처녀기대공’들이 기계를 조작하고 있는 모습. ⓒ 최재영
자료 혼합 공정에서 기계를 다루고 있는 여성노동자들. ⓒ 최재영
자료 혼합 공정에서 기계를 다루고 있는 여성노동자들. ⓒ 최재영
사다리를 타고 껌 포장 장치에 올라간 여성노동자. ⓒ 최재영
사다리를 타고 껌 포장 장치에 올라간 여성노동자. ⓒ 최재영
마지막 공정으로 완성된 껌이 포장되어 나오는 기계. ⓒ 최재영
마지막 공정으로 완성된 껌이 포장되어 나오는 기계. ⓒ 최재영

여러 가지 다양하고 신기한 광경들이 펼쳐지며 완성된 껌들이 포장기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니 그저 신기하고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다. 그뿐 아니라 더 놀라운 광경은 껌 포장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껌들의 량을 측정하는 계수기가 자동으로 제품 숫자를 체크하고 있었는데 그 계수기를 공장기술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자세히 보니 맨 처음에 가동하는 출발지가 원료혼합기계였고 그 다음이 압출성형, 냉각, 포장 등의 공정이 마치 물 흐르듯 진행되었으며 아무 막힘이 없이 잠시 후 제품이 되어 쏟아져 나왔다. 생산량은 연간 1천 5백 톤이지만, 실제 수요에 따른 생산량은 5백 톤 정도라고 한다.

“껌 원료는 무엇으로 만듭니까?”
“아무리 여러 종류의 껌 제품을 만들어도 기본재료는 거의 동일합니다. 우선 식용성 고무와 사탕가루, 글리세린, 향료, 천연색소들을 기본적인 주원료로 하고 있으며 껌 종류에 따라 다시 박하향, 딸기향, 포도향, 참외향 등 다양한 종류의 향을 추가로 넣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가지 수에 따라 껌에 형태도 판껌, 각껌, 알껌 등으로 만들어집니다.”

알고 보니 껌의 종류는 크게 ‘무당껌(설탕이 안들어간 껌)’, ‘방울껌(풍선을 불 수 있는 껌)’, ‘기능성껌(졸름방지용, 입냄새제거용 등)’등으로 구분이 되며 그 속에 첨가하는 성분과 천연 향료에 따라 여러 가지 맛을 내는 껌들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그 결과 금연껌, 입냄새제거껌, 비타민강화껌, 졸음방지껌, 여성들의 미용에 도움을 주는 미용껌 등 수십 가지 종류의 껌들을 제품화하고 있었다.

“보시다시피 껌제품 포장지에 모두 첨가물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제가 들고 있는 딸기향 껌에는 주원료로 설탕, 물엿, 껌 기초제, 글리세린과 유화제와 딸기향이 사용됐다고 설명이 있지 않습니까? 껌의 보관 기일이 1년이고 보관조건은 어둡고 서늘한 곳에 하라고 되어 있으며, 껌을 씹은 후엔 종이에 싸서 휴지통에 버리라는 안내문도 명시되어 있으며 다른 껌들도 모두 주원료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필자가 포장지를 유심히 들려다보니 ‘국규’라고가 표시되어있었는데 설명을 듣고 보니 북측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의 국가규격은 의무적으로 ‘국규’로 표시하도록 되어있으며 1994년 이후부터는 새로 제정된 규정 때문에 국가규격 표시에는 ‘KPS’를 추가로 사용하도록 했다고 한다.

수십 가지 종류의 껌 제품들. ⓒ 최재영
수십 가지 종류의 껌 제품들. ⓒ 최재영

“껌 종류가 얼마나 됩니까?”
“우리공장에서 생산된 은방울껌은 모두 10가지가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딸기향껌과 박하향껌, 복숭아향껌, 귤향껌, 포도향껌, 커피향껌, 강냉이맛껌, 사과향껌, 참외향 방울껌, 귤향 방울껌 등 무수히 많습니다. 그리고 다시 모양에서는 판대기와 같은 판 껌, 작은 건빵 같은 각 껌, 그리고 구슬 알 같은 알 껌 등이 있으며 기능성에서는 ‘졸음방지껌’ ‘입냄새제거껌’ ‘바나나향껌’ 등이 있고 향기도 ‘과일향’ ‘레몬향’ ‘박하향’ ‘딸기향’ ‘포도향’ 등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두 은방울 상표를 달았으며 커피향껌을 비롯해서 대부분 껌들은 한 포장에‘10개입’이 들어가 있고 박하향껌과 복숭아향껌 처럼 작게 포장된 껌은 하나씩 포장되어 있었다.‘1개입’의 양은 큰 포장보다 많아서 성인들이 더 많이 찾고 있으며 향기가 좋고 부드러워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도 특히 좋아한다고 한다.

“포도향껌은 청포도향이 진하게 풍겨 껌을 씹으면 포도밭에서 갓 딴 포도를 맛보는 느낌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강냉이 맛 껌은 포장을 뜯는 순간 옥수수를 삶는 냄새가 진하게 풍겨서 옥수수껌이라고 부릅니다.”

필자가 볼 때도 강냉이 맛 껌 포장지에 그려진 옥수수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 옥수수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었다. 특히 귤향 방울껌과 참외향껌은 다른 식료품가공 공장에서 위탁식으로 생산되는 구조라고 한다. 귤향 방울껌과 참외향껌 모두 이름처럼 각각 향을 포함하고 있어서 직접 껌을 씹어보니 입 안 가득 과일향이 풍겼는데 정말 실제 과일을 먹는 맛이었다.

“껌을 생산하면 어디로 공급이 됩니까?”
“많은 종류의 껌들은 곧바로 평양제1백화점, 광복지구상업중심, 평양역전백화점, 보통강백화점, 아동백화점 등으로 운반되어 판매됩니다. 색깔도 곱고 감칠맛, 눈 맛도 좋아서 나날이 그 수요가 높아지고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국가기념일에 어린이들과 학생들에게 하사품으로 전해진다는 말도 들었습니다만.”
“맞습니다. 우리조선에서는 지난 시기 수령님과 장군님의 탄신일 뿐만 아니라 국제아동절이나 조선소년단창립절을 맞으면 전국의 어린이들이게 은방울껌을 선물로 줍니다. 혁명학원, 육아원, 애육원, 초등학원, 중등학원의 원아들, 평양시와 삼지연시의 탁아소, 유치원어린이들을 비롯한 전국의 유치원어린이들이 껌을 받아 안고 기뻐할 어린이들의 모습을 그려보며 우리 일꾼들은 힘든줄 모르고 생산전투를 힘있게 벌리고 있습니다.”

필자가 나중에 자료를 뒤져보니 전국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교복과 학용품을 선물로 나눠주다가 72년 김일성주석의 60회 탄생일부터 껌과 과자가 추가됐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에도 빠짐없이 딸기, 포도, 박하 등 세 가지 맛의 '판껌', '각껌', '알껌'등을 선물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능성 껌 제품들 모습. 가장 일반적인 껌 형태인 판형껌이다. ⓒ 최재영
기능성 껌 제품들 모습. 가장 일반적인 껌 형태인 판형껌이다. ⓒ 최재영

“평양껌공장이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껌을 구했나요?”
“공장을 건설하던 초창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모든 설비와 원료를 독일에서 들여와서 공장을 세워서 껌을 생산했습니다.”

“이곳 평양껌공장이 생기기 전에는 어디서 껌을 구입하셨나요?”
“평양껌공장이 생기기 전에는 외국에서 들여온 수입껌 밖에 없었으며 가정집들에서 하는(가내 수공업)송진껌을 씹었습니다. 아우래도 외국에서 가져온 껌은 귀하다보니 송진껌도 많이 애용했던것입니다.”

송진껌은 송진을 따서 큰 솥에 끓인 다음에 찬물을 넣은 그릇에 헝겊을 얹고 끓는 송진을 부으면 찌꺼기를 걸러내고 송진이 물에서 식힌 것을 말한다.

“이 공장 말고 다른 껌공장이 또 있는지요?”
“여기서 가까운 평양 청춘거리에 위치한 금컵체육인 종합식료공장에서 방울껌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여기서 생산합니다. 그곳에는 참외향과 귤향이 들어간 방울껌외에도 체육음료, 탄산음료, 떡, 빵, 당과류, 고기 가공품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공장이 아니고 같은 공장(계열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은방울 껌은 어린이들과 어른들 모두에게 선택 아닌 필수

모든 계층이 애용한다는 담배갑 형태의 은방울껌 제품 시리즈. ⓒ 최재영
모든 계층이 애용한다는 담배갑 형태의 은방울껌 제품 시리즈. ⓒ 최재영
갖가지 종류의 통에 든 은방울껌 제품 시리즈. ⓒ 최재영
갖가지 종류의 통에 든 은방울껌 제품 시리즈. ⓒ 최재영

“주로 어떤 껌이 잘 팔리나요?”
“은방울 껌입니다. 향기가 좋고 부드러워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은방울 껌은 다른 껌들과는 달리 입안을 깨끗하게 해주고 소화를 촉진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우식증(치아 우식증은 어린이들의 구강질병) 예방에도 의학적으로 아주 좋다는 것이 입증 되었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잇몸과 이뿌리를 튼튼하게 하고, 껌을 자주 씹으면 뇌 활동이 활발해지고 음식물 소화 흡수도 잘 됩니다.”

의학적으로도 입증된 말이다. 껌을 씹으면 침의 분비를 촉진시켜 청정작용을 하는데 그 이유는 침에는 균을 죽이는 면역 성분과 산으로 손상된 치아를 회복시키는 성분도 들어 있기 때문이란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뭔가를 오래 씹는 저작 운동을 하면 수 십 개의 근육이 섬세하게 연관되고 치열과 안면의 근육과 뼈, 뇌 등의 발육을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운전기사와 학생들이 졸릴 때 잠을 깨기 위한 졸음껌과 입냄새를 없애는 입냄새제거껌이 잘 팔리고 박하향 껌도 잘 팔리고 있습니다.”

“껌에 설탕이 들어있는 경우 충치가 생길 확율이 높은데…”
“그래서 우리 제품들은 무당껌(무설탕 껌)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현지지도하실 때‘껌에는 사탕가루를 넣는 것보다 단맛 감(천연설탕)을 넣는 것이 좋으니 사탕가루를 쓰지 말고 무당껌을 만들어보라 하셔서 생산하게 된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휴가제도가 어떻게 됩니까”

한편 공장을 떠나기 전에 평양껌공장 지배인의 안내로 휴식시간에 휴게실에서 잠시 쉬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을 만나 휴가제도에 대해 몇 가지 물었다.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확인한 사실 중에 하나는 얼마 전에 “여성근로자 산전 산후 휴가 기간을 기존 150일에서 산전 60일과 산후 180일 등 240일로 확대하였다”는 것이다. 산모휴가제도가 남측이나 미국보다도 월등한 것을 듣고 깜짝놀랐다. 사회복지서비스 측면에서 여성복지 부분의 획기적 변화가 엿보였으며 공적연금이나 보험의 종류도 몇 년전 보다 더 다양했다.

노령연금·유가족연금·제대군인생활보상비외에 산재보험 성격의 사회보험들 종류는 폐질연휼금, 노동능력상실연금등이 있었으며 보조금제도는 일시적보조금, 해산보조금, 장례보조금,의료보조금이 있다고 한다. 연휼금제도 종류도 폐질연휼금, 유가족연휼금, 양로연휼금제도가 적용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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