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이진우의 99%를 위한 안전보건] 작은 사업장의 노동환경은 어떻게 얼마나 열악한가?

  • 기사입력 2020.07.22 10:16
  • 최종수정 2020.11.23 15:52
  • 기자명 이진우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노동자건강증진센터 센터장

작은 사업장의 노동환경은 어떻게 얼마나 열악한가?

소규모사업장의 노동환경은 열악하다. 전체 노동인구의 60% 이상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산업재해의 80% 이상이 발생한다. [그림1]에서 보듯 50인 미만 사업장은 그보다 규모가 큰 사업장에 비해 건설업은 5배, 제조업은 3배 가량 재해율이 높다. 작은 사업장에서 재해가 높은 원인을 파악해보자.

[그림1] 2018년 사업장 규모별 주요업종 재해율
[그림1] 2018년 사업장 규모별 주요업종 재해율

2006년부터 국가차원으로 구체적인 노동환경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온 ‘한국근로환경조사’를 보자. 2017년에 5회까지 진행된 이 조사는 유럽연합의 근로환경조사를 벤치마킹한 조사로 모든 자료가 산업안전보건연구원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다. 만 15세 이상의 취업자 50,000여명을 대상으로 근로형태, 고용형태, 직종, 업종, 위험요인 노출, 고용안정 등 업무환경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림2] 작은 사업장일수록 주 45시간 이상 일하는 비율이 높았다. 10인 미만 사업장은 절반 이상이 해당되었고, 10~49인 사업장도 36%는 주 45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림3] 주당 근무시간과 희망 근무시간을 비교했을 때도 규모가 작을수록 현재보다 더 적은 시간의 노동을 원했다. 하지만, 작은 사업장일수록 현재보다 더 일하고 싶은 경향이 높기도 했다. 저임금을 보상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늘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림2] 주당 근무시간
[그림2] 주당 근무시간

그 외 한달동안 하루 10시간 이상 장시간 근무 횟수에 대해서는 5회 초과인 경우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많은 경향을 보였다. 주말근무(토, 일요일) 횟수가 3회 초과하는 경우도 작은 사업장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림3] 주당 근무시간과 희망 근무시간 비교
[그림3] 주당 근무시간과 희망 근무시간 비교

[그림4] 통증과 피로에 대한 설문에서도 사업장의 규모가 작을수록 자가증상호소 유병률이 높았다.

[그림5] 최근 12개월 간 아플 때 일한 경험도 작은 사업장일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대체할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프레젠티즘이 높아진 것이다. 프레젠티즘이 높은 경우, 노동자가 개인의 질병 호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작업 중 사고 발생률도 증가한다.

[그림4] 지난 12개월 동안 통증 및 피로
[그림4] 지난 12개월 동안 통증 및 피로
[그림5] 아플 때 일한 경험(12개월 간)
[그림5] 아플 때 일한 경험(12개월 간)

[그림6] 안전보건대표자 또는 안전보건위원회 존재 여부 또한 사업장 규모와 비례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20%도 존재하지 않았고, 250인 이상 사업장도 절반 정도만 존재했다. 사업장의 노동안전보건의 기본이 되는 체계나 담당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어떤 사업도 제대로 진행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림7] 회사 내 안전 조직, 안전팀 또는 안전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창구가 있는지에 대한 설문에서도 작은 사업장으로 갈수록 존재하지 않는 비율이 높았다.

[그림6] 안전보건대표자 또는 안전보건위원회
[그림6] 안전보건대표자 또는 안전보건위원회
[그림7] 회사 내 안전 조직 또는 안전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창구 유무
[그림7] 회사 내 안전 조직 또는 안전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창구 유무

[그림8] 일을 할 때 일과 관련하여 ‘건강과 안전에 관한 위험 요인’ 정보를 얼마나 잘 제공받느냐는 설문에서도 작은 사업장일수록 제공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인 미만 사업장은30~40% 정도는 제대로 제공받고 있지 못했다.

작은 사업장일수록 더 오래 일하고, 더 아팠지만, 아파도 회사에 나와야 했고, 작업장의 위험정보를 제공받거나 안전보건을 다룰 조직과 창구도 적었다.

[그림8] 작업 관련 위험 정보 제공 정도
[그림8] 작업 관련 위험 정보 제공 정도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다. 법에서도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선임 등 작은 사업장에서는 적용제외인 조항도 많다. 노동부의 관리감독과 정책 방향도 큰 사업장 위주로 집중되어 있다. 노동부가 50인 미만 사업장 보건관리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 중인, 근로자건강센터도 전국에 23개 뿐이다.

[그림9] 사업장 규모별 고용형태
[그림9] 사업장 규모별 고용형태

[그림9] 게다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임시근로자, 일용근로자의 비율이 증가한다. 이들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보건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일까? 현재의 산업보건 시스템을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의 모색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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