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우리 같은 2차 3차 하청도 할수 있다, 조합원들이 웃고 있더라고요"

[어쩌다 노조] 금속노조전북지부 기광지회 김정훈 인터뷰

  • 기사입력 2021.06.01 23:14
  • 기자명 허승혜 기자

민주노총전북본부 가맹산하 조직 인터뷰 <어쩌다 노조> 코너입니다. 노동조합이 불온시되는 사회에서도 인간답게 살 권리를 위해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렸던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완주공단에 위치한 기광이란 회사에 있는 기광지회 김정훈 지회장입니다. 

Q. 첫 질문입니다. 어떤 이유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셨나요?
2018년 3월에 기광 본사에서 와서 ‘상여금을 삭감해야 한다, 동의서를 써야한다’고 했어요. 강압이죠, 본사는 광주에 있는데 사실 저희(전주)들은 본사가 있다는 것만 알지 잘 몰랐거든요. 그 때는 거부를 하긴 했지만, 마냥 거부밖에 못하는 처지였고 결국에는 600%에서 500%로 100% 삭감이 되었죠.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지금도 사측은 상여금을 월할 지급을 하자고 해요. 이게 임금 총액은 안 오르고 상여금은 없애는 그런 취지거든요.

그것도 모자라 2018년 5월에 회사가 합병과 법인변경 절차를 밟았어요. 그 과정에서 회사가 그 전부터 사대보험도 말도 없이 3개월간 안냈다는 사실도 알게됐어요. 그런 것들을 파악하다 보니까 이거 너무 우리를 무시한다, 자기들 멋대로 한다 해서 3명이서 시작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금속노조에 가입했죠.

2018년 상반기 당시 완주 소재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여러 곳이 최저임금 인상을 회피하기 위해 상여금을 삭감하여 기본급으로 산입시켰다. 그런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2018년 상여금을 삭감하면서 정작 기본급에 산입할 때는 그 전년도 임금을 기준으로 하였다.
2020년 11월26일 광주지방법원은 기광산업 대표이사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회사가 직원의 동의 없이 정기상여금 500% 중 200%를 기본급화한 것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는 판결이었다. 이에 따라 기광산업지회 조합원들은 정기상여금 삭감에 따른 체불임금 소송을 지난 2월8일 광주지방법원에 접수했다.

Q. 기본급 산입(최저임금 산입)을 통한 임금 삭감이 주된 가입이유였는데요. 올해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실 상여금 사건 때 당시에도 한창 시급이 많이 올라갈 때였고, 기업들이 푸쉬를 계속 하고 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보면 문재인정부의 1만원 공약은 파기 된거고, 기업들은 계속 동결을 요구하고 있잖아요. 정부에서 전향적으로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최저임금 취지에 맞는 인상은 없을 것 같아요.

Q. 일상적인 질문입니다. 현재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가요?
저는 현재 지회장을 맡고있고 전임자로써 노동조합 일만 하는 상태구요. 기광은 현대자동차랑 현대글로비스라는 큰 자본에서 인력을 도급해서 중간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회사에요. 구체적인 업무는 서열•피딩이라고 불리는 일을 합니다. ‘서열’은 각 부품사에서 상용차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글로비스로 오면, 한 사람당 15~20개 정도의 부품들을 창고에서 관리를 하고 그 다음에 현대차 공정 순서에 맞춰서 부품을 나르는데 이걸 서열이라고 합니다. 이 보낸 부품을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는 조합원들이 물건을 확인하고 이걸 직접 라인에 투입하는데 이걸 ‘피딩’이라고 합니다.

Q. 노동조합에 가입 한 이후에 ‘이건 달라졌다’ 싶은 게 있다면?
우선 강제연차가 없어졌다는 부분이죠. 그 전에는 연차를 못 썼어요. 생산라인도 아니고 개인 업무가 다 다르기 때문에 회사에서 많이 제한을 걸었는데, 원청사가 라인 휴업을 하고 그러면 한 5일, 10일 쉴 거잖아요. 그러면 무조건 강제연차였고, 제가 입사한 이래 강제연차에 대한 동의를 받은 건 단 1회입니다. 지금은 노동조합이 있고, 이미 단체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휴업수당을 받아요.

Q. 원래부터 노조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잘 몰랐죠(웃음). 사실 제가 19살부터 일을 했는데, 그 때도 거기 노동조합이 있었고 파업하는 걸 지켜보긴 했는데, 그 사람들이 파업을 해서 제가 더 일하고 그랬어요. 실습생이다 보니까. 노동조합을 제대로 알게 된 건 처음이죠.

Q. 노동조합을 한 이후에 개인적으로 바뀌신 점은 무엇인가요?
주위에서 노조하는 것을 알고 친구들이 자주 물어봐요. ‘노동조합은 어떻게 만드냐’부터 해서 ‘근로계약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것도 있고요. 예전엔 고속도로를 다니면서 톨게이트 노동자분들 봐도 그냥 지나가고 했는데, 이제는 같은 노동자라는 생각에 그 분들이 더 눈에 보게 되요.

Q. 요즘 노동조합 활동하면서 어떤 점이 힘든가요?
노동조합 활동도 결국 사람 대 사람의 일이잖아요. 사측을 만나건 조합원을 만나건 주로 그런 일을 하는데, 사실 사람은 다 가지각색으로 다르기 때문에 지회장으로써 애로사항도 있고, 힘을 얻을 때도 있고 그래요.

현안도 많은데, 작년 2020년 임단협 교섭 중에 8월부터 쟁의를 들어갔고 그때 파업을 처음으로 했어요. 힘들게 투쟁을 했는데도 기세가 저희한테 오지 않고 여전히 사측한테 있는 상태였어요. 결국 노동조합의 요구를 반영시키지 못하고 마무리 하다 보니 아쉬웠죠.
 
최근에는 휴업수당 중복지급이 쟁점이 됐는데요, 회사는 휴업수당에 상여금이 포함되어 있으니 상여금을 깎겠다고 해요. 휴업수당에 상여금이 들어가 있으니 중복지급이라는 거죠. 저희는 “중복지급이 안 된다는 법도 없는데 왜 이렇게 하냐”라고 하면서 조합원들과 함께 싸웠고 사측이 이야기를 안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대구지방법원은 올해 4월 1일, 회사가 부득이하게 휴업을 해서 휴업수당을 지급하는 경우리고 해도, 그 기간 동안 발생한 상여금도 함께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2020가합210)

그리고 기광이 임금체불을 밥 먹듯이 하는 회사라 연차수당도 항상 제 때 받은 기억이 없어요. 작년에는 4월에 받았고, 올해도 체불임금 진정을 넣었는데도 3월에 지급 받았거든요. 연 초마다 항상 조합원들이 저한테 연례행사처럼 물어봐요. 연차수당 언제 들어와요. 조합원들이 ‘제때 안 들어오겠지’라며 포기하고 있어요. 이번에 체불임금 진정 건을 끝까지 갔어요. 본사 근무자들과도 소통하고 있는데, 거기는 더 열악해요. 월급을 50%, 30% 주고 그래요. 그러고 있는 상황이라 기광회사가 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건수가 꽤 됩니다. 사측에서는 “현대자동차(원청)에서 들어오는 돈은 한정적인데, 인건비를 계속 대출해야하는 상황이다, 계속 적자가 나고 있어서 매우 힘들다”라고 핑계를 대요. 그런데 서류 상의 증거는 하나도 내놓지 않았거든요.

더 웃긴 일이, 광주하고 전주하고 같은 대표이사고 법인만 다른데, 진짜 대표이사가 있고 바지사장이 있잖아요. 진짜 대표이사를 피진정인으로 삼아서 진정을 넣었는데 검찰이 바지사장을 악용해서 결국 진짜사장은 처벌을 안 받고 바지사장만 처벌받는 상황이 되더라고요. 노동부도 그냥 그렇게 넘어가고.

그리고 작년 파업 직후에 관리자들 중심으로 한국노총이 설립됐어요. 한국노총하고는 타임오프 문제로 회의를 하고 있어요. 자기들도 노동조합 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 타임오프 시간을 달라는 건데요, 지난주에도 회의를 했는데 조금만 더 했으면 치고 박고 싸울 정도로 심하게 했어요. 감정까지 안 좋게 되죠.

어딜 가든 똑같지만 자본은 노동자들에게서 틈만 나면 뺏으려고 하고 희생하라고 하는데 반면에 우리는 노동자들끼리 싸우는 상황이 가장 안타까운 것 같아요.
 
처음 설립할 때 상여금 삭감하는 최업규칙 불이익 변경 동의서에 ‘너희들 몇 명 안 되니까 싸인해라’ 했었잖아요. 다시 불이 지펴진 게 광주 기광산업의 본사 노동자들하고 연결이 되면서, 여긴 아직 안하고 있었던 상태였어요. 노조는 같이 설립하려고 했는데 안 좋은 상황이 있었어요. 저희는 그대로 잘 설립이 됐는데, 준비위원 중 한 명이 걸리면서 순식간에 소수노조로 돼서 지금은 총 노동자 수 60명 중 13명이서 하고 있거든요.

Q. 힘든 일도 있지만 벅찬 경험도 있었을 텐데요, 어느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첫 파업 때(2020년 8월) 힘든 상황도 있긴 했지만, 그 때가 제일 벅찼어요. 파업하기 전에 조합원들이 불안해했거든요. 파업 지침을 내렸는데도 불안해했어요. 우리가 회사를 세울 수 있겠냐, 회사가 없어지는 거 아니냐... 100명밖에 안 되는 하청업체니까요. 저희가 파업을 하고 결의대회를 하러 나왔는데 불안을 떨쳐내고 웃고 있더라고요. 그 때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 같은 2차 3차 하청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Q. 상용차 산업 위기에서 기광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대자동차는 라인이 볼륨다운(Volume Down, 생산물량 감소)을 하게 되면 아직 전환배치라든지 갈 데가 있는데, 우리는 2019년에도 볼륨다운이 한 번 있었는데, 그 때 6자리가 없어졌거든요. 인원감축이 된 거죠. 올해도 볼륨다운이 확정이 됐는데요. 2019년에는 한 시간에 12대 만들던 거를 8대 만드는 거로 줄였고, 지금 협의하고 있는 게 8대에서 6대로 그것도 중형트럭만 그렇게 되는 거에요. 기광은 거의 트럭부품들을 다루고 있다 보니 100% 타격을 받겠죠. 조합원들과 ‘우리는 갈 데가 없다. 2019년부터 인력감축을 했지만 업무량은 늘고 있다. 싸워야한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고용은 우리가 싸우지 않으면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고 조합원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교섭중이고 곧 3차 교섭이 있습니다. 간사들끼리 이야기하잖아요. 회사는 역시나 희생을 강요하는 발언을 하고 있더라고요. 작년부터 나왔던 문제고요, 수출로 따지면 중형트럭 내에서만 25%가 감소가 되는 거거든요. 사측은 이 25%를 우리가 감수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죠.

Q. 어떤 것을 요구할 계획이신가요?
전체적인 큰 틀은 노동자들 고용에 대해 책임져달라고 하는 거고 그거에 맞춰서 저희도 회사한테도 제안하고 있어요. ‘우리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으니까 너희도 노동자들이 노력하는 만큼 너희도 뭔가 해야 한다’ 라고 하고 있는 거고. 계속적으로 요구를 강하게 하고 조합원들에게도 지금 교육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교안이 나오면 교안을 바탕으로 조합원 교육도 해서 같이 싸울 수 있는 방향으로 하려 합니다.

Q. 지금 노조가입을 고민하는 있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저도 그렇게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고, 3명이서 정말 불안해하면서도 한편으로 즐거워하면서 준비했었는데요, 고민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처우개선이나 고용보장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지켜주지 않습니다. 함께할 수 있는 동지가 있다면 고민은 잠시 뒤로 밀어두고 하루빨리 노동조합에 가입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Q. 특별하게 하고 싶은 말은?
신규 사업장이 생기면 보통 3-5년 사이에 복수노조가 생긴다고 합니다. 신규 사업장들이 처음에 자리를 확고하게 잡을 수 있게 지부나 민주노총에서 도움을 주고 서로 공유해서 만들어나가면 저희 기광처럼 복수노조 사업장이 안 되지 않을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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