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최저임금위원회로 행진하자”···민주노총 최임 인상 투쟁 본격화

전국 곳곳서 최저임금위원회 도보행진 등 여론전 펼친다
OECD 경제 9위인데 최저임금 ‘최하’··· 사회안전망 보강하라”
최저임금 인상하니 고용 줄어든다? 오히려 일자리 늘어나

  • 기사입력 2021.06.23 15:50
  • 최종수정 2021.06.23 20:12
  • 기자명 조연주 기자

민주노총이 2022년 최저임금 인상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세종시 최저임금위원회까지 도보행진을 하는 등 여론전을 펼칠 예정이다.

민주노총이 23일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2022년 최저임금 인상과 불평등 구조를 타파하기 위한 도보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고질적인 문제인 불평등·양극화 구조재건을 위해 최저임금위원회까지 도보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의 당위와 필요성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전년대비 1.5%인상되며 1988년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8720원으로, 2020년기준 실태생계비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23일~29일 서울을 비롯해 경기, 대전, 전북, 충남·세종에서 최저임금위원회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우선 민주노총은 오늘 청와대 인근인 청운효자동주민센터~서울역~서울고용노동청까지 행진한 뒤, 도착 이후 총화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30분 청와대 앞을 출발해 세종시 최저임금위원회까지 걸으며 시민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30분 청와대 앞을 출발해 세종시 최저임금위원회까지 걸으며 시민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다. ⓒ 송승현 기자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3년 이내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약속하며 당선됐지만, 폐기했다. 촛불항쟁을 통해 합의된 사회적 요구를 파기한 것이다”며 “심지어 최저임금을 높게 인상했던 2018년 국회는 경영계의 부담 경감 목적으로 최저임금 산입법위를 확대 개악했다. 당시 분석에 따르면, 인상률이 20%여도 산입범위 개악으로 실질인상률은 7.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2년 최저임금의 경우도 7%를 인상한다고 가정했을 시 실질인상률은 2.5%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저임금노동자의 비중은 다시 늘었고, 임금노동자의 소득감소는 소상공인을 비롯한 중소영세자영업자의 소득감소로 이어졌다”며 “대폭 인상을 통해 저임금노동자의 비중을 일소하고 이사회의 불평등·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 또한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최저임금 인상분에 대한 원청 책임 의무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한 반값 임대료, 중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세제 및 4대보험료 지원 방안, 일자리안정자금 확충 등을 즉각 도입해야 하고, 손실보상법 소급적용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주장하지만, 한국은행의 2018년과 2020년의 발표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단순히 고용과 연관시킬 수 없으며, 오히려 인상에 따른 업종 규모별로 차이가 있으나 오히려 인상에 따른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나타났다. 또한 통계청 전국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대폭 상승한 2018년, 2019년은 2017년에 비해 일자리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작년 연말 기준 경제규모 9위 국가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에 진입한 지도 오래됐다. 코로나19에도 대기업과 재벌들은 사상최대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정규직 노동자 평균임금대비 최저임금은 34.5%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경제봉쇄로 성장률이 하락한 독일, 영국, 프랑스, 호주를 비롯한 국가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다. 결국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저임금노동자들의 생활안전망을 충실히 해야함을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이 23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도보행진을 선포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3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도보행진을 선포했다. ⓒ 송승현 기자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 위원인 이영주 공공연대노조 문화국장은 “지난 2년간의 낮은 인상률은 최저임금법 제1장 ‘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노동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목적을 무색하게 하는 결정이었다”고 운을 뗐다.

아울러 “최저임금법에 명시된 노동자 생활안정이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최저선의 생계비인 최저임금을 넘어 실질적 생활이 가능한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임금수준일 뿐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은 생활임금도 아니고 그 이름이 무색한 최고임금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 위원인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장은 “보육교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 요양보호사 등 최저임금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결정시기가 일년 중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국가에서 정하는 최저임금이 이들에겐 사실상 최고임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유지는 임금인상을 막는다고 실현되는 게 아니다. 최저임금이 삭감되고 동결되야 저임금 일자리가 지켜진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최저임금 삭감·동결 주장은 고용유지를 위한 게 아니라 그동안 쉽게 쓰고 버렸던 노동자들에게서 일자리를 빼앗고 이제는 임금마저 빼앗겠다는 통보일 뿐”이라며 “경영계에서는 경제를 살리고 위축된 서민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싶다면 오히려 앞장서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장하시길 바란다. 이것이야말로 서민들도 살고 경제도 사는 유일한 길”이라고 못박았다.

이현미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최저임금은 법으로 최소한의 의식주 생활이 가능한 급여기준을 정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다. 헌법이 그 취지를 설명하고 있듯이,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수준을 넘어 문화생활과 자기계발도 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최저임금 인상 도보행진 포스터 
민주노총 최저임금 인상 도보행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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