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제대로 된 필수노동자 지원․보호 대책은 ‘최저임금 인상’

  • 기사입력 2021.07.07 16:14
  • 최종수정 2021.07.08 15:32
  • 기자명 강현주 기자

공공운수노조가 7월7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필수노동자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안명자 사무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9월 필수노동자 챙기라고 한마디를 던졌다. 그 후 정부와 국회는 수많은 대책을 이야기했지만 요란한 깡통들 뿐이다. 필수노동자가 중요하다고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재난 시기에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실질적 생계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저임금위원회가 해야 할 일이다. 왜 우리는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 되어야 하나, 왜 필수노동자가 재난시기에 중요하다고 하면서 그래서 필수라고 하면서 우리의 처우는 최저임금이여야 하나”고 반문했다.

의료연대본부 전국활동지원사지부 전덕규 사무국장은 “활동지원사의 임금은 보건복지부에서 일방적으로 정하는 제공시간당 단가에 의해 결정된다. 최저임금이 7~8% 오르는 동안 활동지원수가는 2~3%만 인상되거나 동결되었다. 그마저도 정부는 예산논리에 따라 최저임금과 법정수당 그 이상을 수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장애인활동지원사의 임금은 최저임금과 그에 따르는 법정수당만을 확보하는 것도 너무나도 어려운 과제임을 절감하고 있다”고 현실을 폭로했다.

김정희(가명) 보육지부 조합원은 “민간-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의 89%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 비율이 이토록 압도적인 직종은 없을 것이다.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실수령액은 160~170만원 수준이다. 이것도 한 달을 꽉꽉 채워서 일했을 때나 그렇다”며 “오래 전 보육은 여성들의 무급노동으로만 취급되었다. 무급노동에서 유급노동으로 바뀌었어도, 보육돌봄노동자들의 임금은 여전히 낮다. 돌봄이 소중하다면 돌봄노동자에게 그에 걸맞는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식당분회 정재미분회장은 “23년차 서울대병원 직원식당 노동자이다. 서울대병원은 수익창출을 위해 식당 운영 공간을 임대하고 민간에 외주화했다. 필수업무를 임대 외주화하는 것이 말이 되나? 코로나19 재난에서 서울대병원의 역할과 책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장례식장 운영도 민간에 외주화되어 있다. 아라마크라는 미국회사는 수익창출을 위해 문제가 있는 값싼 식자재를 사용하고, 최저임금 수준의 노동자 임금에 직무수당을 넣어 최저임금 상승 효과마저 상쇄시켰다. 집값이 오르고, 물가도 오르고 기업은 1000조가 넘는 사내유보금으로 넘치고 정부 보조금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 필수노동자가 살 수 있도록 최저임금 1만원 대통령 공약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 이미영 부지회장은 “고객센터 업무는 공단의 업무이며 공단 노동자들만 알아야 할 개인정보를 다루는 민감한 업무인데도 외주화되어 있다. 비정규직으로 급여도 신규입사부터 줄곧 동일하게 최저임금으로 근무한다. 그 최저임금도 그냥 주는 게 아니라 5단계 이상으로 등급을 나누어 40만원의 인센티브를 차등해서 준다. 인센티브제를 운영하면서 상담사들은 하루 120콜 이상, 콜타임 2분 30초 이내, 심지어는 공단 정규직으로 전화 전환 숫자, 공단정규직 담당자 전화번호 안내까지도 평가 기준으로 점수화되어 있다. 하루 종일 총 이석은 30분 이내, 심지어 화장실도 순서를 정해서 가도록 한다. 이렇듯 최저임금 수준에서 콜수의 노예가 되어버려 점심시간 줄이기, 퇴근시간 연장하기 등등 서로가 경쟁자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예상 밖의 재난이 닥치자 사뭇 새삼스럽게 주목받는 노동이 있다.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돌봐야 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의 비대면 일상을 위해 몸으로 연결자가 되어야 하는 사람들, 바로 필수노동자들이다.

코로나19가 닥치고 나서야, 국제적으로 필수노동자들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필수노동자의 임금을 인상하기 위해 우리 돈 약 3조 50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하였으며, 미국에서는 의료·에너지·교육 등 18개 필수노동 종사자에게 1인당 최대 약 3천 만원의 안전수당을 지급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필수노동자를 위한 임금인상 뿐만이 아니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독일, 일본, 영국 등에서는 재난극복을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방향의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노조는 “그에 비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우리의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과정은 지켜보기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사상 최저수준의 인상률을 결정했던 공익위원들을 유임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정부는 사실상 최저임금인상 의지를 꺾었다. 사용자위원들은 결정시한을 넘기면서까지 여전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필수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바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최저임금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수준으로 인상하라는 것이다. 필수노동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가치인정과 존중은 예산 투입과 임금인상 없이, 빈껍데기 대책으로 달성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