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기고] 모든 노동자의 퇴직연금 가입과 준공적연금화로 노후를 대비하자!

  • 기사입력 2021.11.05 15:22
  • 최종수정 2021.11.17 13:02
  • 기자명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연맹 위원장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연맹 위원장 ⓒ최정환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연맹 위원장 ⓒ최정환

노인빈곤률 1위의 나라. 퇴직연금은 어디에...

지난 10월 25일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43.4%(2018년 기준)로 OECD 평균(15.7%)의 약 3배로, OECD 회원국 최고 수준이다. 노후 준비를 채 못한 가운데 고령화가 급진전하면서 상대 빈곤층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의 고용률이 높고 실업률이 낮은 데도 상대 빈곤율이 높다는 것은 상당수 인구가 제대로 된 일자리에서 일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2019년 기준으로 퇴직연금 가입자는 불과 800여만 명에 불과하다. 2010년 12월부터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서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의무가입이 아니기에 2018년 현재 사업장 기준으로 퇴직연금이 도입된 곳은 전체 사업장의 27.3%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퇴직연금 가입자가 낮은 이유는 「근로기준법」에 의해 고용주가 1년 이상 근속하는 노동자에게만 퇴직금 혹은 퇴직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단시간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들은 현재의 고용도 불안정하고 미래의 노후도 준비할 수 없도록 제도가 설계되어 있다. 

1년 이상 근속한 노동자들도 은퇴할 때 연금이 아닌 대체로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있는데 2019년 기준으로 퇴직연금  수령액 기준으로는 73.7%, 계좌기준으로 97.3%가 연금이 아닌 일시금형태이다. 사실상 퇴직금과 다를 바가 없다. 

노동자들은 2019년 한 해만 해도 34.1조원을 퇴직연금 보험료로 납부하고 있다. 같은 해 국민연금의 보험료 수입 47.8조원의 70%가 넘는 큰 규모다. 퇴직연금에는 국민연금과 달리 보험료부과 소득상한이 없다. 국민연금은 9% 보험료가 부과되는 반면, 퇴직연금은 8.33%의 보험료가 부과된다. 국민연금 직장가입자는 사업주 4.5%, 노동자 4.5%를 분담한다. 노동자들이 국민연금보다 퇴직연금에 더 많은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퇴직연금은 255조가 적립되어 있다. 그러나, 수익률로 보면 형편없는 실정이다. 국민연금의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5.18%에 비교하면, 퇴직연금의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76%,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81%에 불과한 상황이다.

방치되고 있는 퇴직연금제도, 이제 노동운동이 나서자

노인빈곤률 1위의 나라, 2025년 초고령사회.. 그러나 현재의 노동운동 진영은 퇴직연금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 임단투를 통한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에 머물러,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사무금융노조.연맹은 지난 9월 16일 “퇴직연금 개혁,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발제를 맡은 연세대 양재진교수는 퇴직연금 개혁의 2가지 정책방향을 밝힌 바 있다. 사무금융노조․연맹이 적극 동의하는 방안이라 소개한다. 

첫 번째는 퇴직연금 가입에 있어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모든 노동자가 퇴직금이 아닌 퇴직연금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물론, 영세한 자본의 부담이 클 수 있기 때문에 한번에 강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단계별로 시기를 나누어서 퇴직연금에 가입하도록 하면 된다. 또한, 퇴직연금 수급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만 받도록 해서 노후소득을 보장하게 해야 한다. 

두 번째는 퇴직연금 준공영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퇴직연금제도는 퇴직연금회사가 기업과 퇴직연금 업무에 관한 계약을 맺고 연금자산을 운용·관리하는 계약형(신탁형)만 존재한다. 그러나 산업/업종 혹은 기업 차원에서 퇴직연금기금을 설립하고 국민연금처럼 일임형 관리 및 투자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사무금융노조는 20대 대선정책으로 ‘퇴직연금관리공단’ 설치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05년 은퇴 노동자의 생활보장을 목적으로 도입된 퇴직연금제도는 한 해 34조원, 누적 255조원을 넘는 막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높은 운용비용과 낮은 수익률로 제도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이 실질적 국민 노후생활 보장재원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개혁방안이 필요하다. 사무금융노조․연맹은 내년 대선에 앞서 모든 노동자들의 퇴직연금 가입과 준공적연금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난 9월16일 오전10시 사무금융노조연맹 회의실에서  '퇴직연금 개혁,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최정환
지난 9월16일 오전10시 사무금융노조연맹 회의실에서 '퇴직연금 개혁,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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