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분노 5년만에 다시 광장으로···2022 민중총궐기

분노한 노·농·빈 ‘불평등 갈아엎자’, ‘기득권 양당체제 끝내자’ 15일 총궐기 개최
5년 전 촛불 모았던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전국민중행동 확대 개편해 발족식

  • 기사입력 2022.01.15 17:28
  • 최종수정 2022.01.17 14:00
  • 기자명 조연주 기자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 백승호 기자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 백승호 기자

‘안녕하지 못한’ 민중들이 5년 만에 다시 광장으로 모였다. 불평등과 양극화에 신음하는 민중들, ‘나쁜놈과 덜나쁜놈’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이들의 분노가 쏟아진 것이다. 2022 민중총궐기가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민중행동의 주최로 개최됐다. 1만5000여명이 참가한 이날 궐기는는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이번 민중총궐기는 지난 2015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민중 집회다. 당시 민중총궐기는 박근혜 퇴진운동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주최측은 “2016년 겨울 촛불광장에서 시민들은 부패한 수구세력과 재벌 공범을 끌어내렸다. 그로부터 5년, 촛불 정부를 자임했던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는 참담하다”며 “불평등의 가장 큰 피해자인 노동자, 농민, 빈민, 영세상인 등 민중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지만,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이들의 목소리는 사라졌다”고 5년만에 궐기를 개최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집회 개최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감염병 확산방지도 중요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삶이 벼랑 끝으로 몰린 사람들의 절박한 호소를 들어야 한다”며  “집회를 무조건 금지조치 한다는 것은 소외받은 자들의 목소리를 틀어막겠다는 것”이라 규탄했다.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이날 민중총궐기는 사전에 발열체크 등 당국의 당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치러졌다. ⓒ 송승현 기자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이날 민중총궐기는 사전에 발열체크 등 당국의 당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치러졌다. ⓒ 송승현 기자

"불평등과 양극화, 오직 우리의 손으로 끝낼 수 있어"
진보진영 대선후보들, '국가 공공성 강화해야' 입모아

노동자·농민·빈민의 대표가 무대에 올라 발언했다. 이들은 2022 민중총궐기의 7대 요구안(▲사회공공성 ▲노동 ▲농민 ▲빈민 ▲기후위기 ▲민주주의·인권 ▲한반도 평화)을 발표하고, 나날이 심각해져가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끝내기 위해서는 또다시 민중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고 외쳤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박근혜 퇴진의 촛불을 들었던 우리가 다시 광장에 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게 있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견딜 수 없을만큼 심화돼 우리의 삶을 처참하게 파괴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더 비호감이고 누가 더 부족한 사람인지 다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자 민중의 생존과 삶”이라고 한 뒤 “세상의 주인은 바로 우리다. 전 민중이 힘을 모아 불평등 세상을 갈아엎는 투쟁으로 달려가자”고 결의했다.

양 위원장은 또, 일하는 모든 사람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근로기준법 전면적용과 함께 산업전환과 기후위기가 우리의 일자리와 권리를 약탈하지 못하도록 노동자들이 나서자고 덧붙였다.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계를 대표해 민중의 총단결과 기득권 보수양당 체제를 끝장내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계를 대표해 민중의 총단결과 기득권 보수양당 체제를 끝장내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박흥식 전농 의장은 “현 정부는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농민들을 향해 임기 마지막까지 신자유주의 농업개방을 들이밀고 있다. 농민들이 일궈야 할 농지는 부재지주들의 투기놀음판이 됐다”며 “수입농산물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은 살아갈 수 없다. 농민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이 현실을 단결한 민중의 힘으로 갈아엎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는 “자본의 욕심으로 사람들은 죽어가지만 정치권은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은 개발사업을 위해 철거민들의 피눈물로 자본의 배를 채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단 한줄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짚은 뒤 “우리는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밝혀 독재정권 불통정권을 몰아낸 당사자들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뭉치고 단결하자”고 말했다.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와 이백윤 사회주의 대선후보가 무대에 올라 불평등 체제를 무너뜨리고 자주평등 새사회의 문을 여는 투쟁을 하자고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와 이백윤 사회주의 대선후보가 무대에 올라 불평등 체제를 무너뜨리고 자주평등 새사회의 문을 여는 투쟁을 하자고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이날 궐기에는 진보진영 대통령 후보들도 참가해 발언했다. 심상정 후보를 비롯한 정의당 대표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노동당과 사회변혁노동자당의 경선을 통해 사회주의 후보로 출마한 이백윤 후보는 “우리는 세상을 바꾸자 자본주의 체제를 바꾸자 했다.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 모든 인간이 차별받지 않는 평등 사회,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자고 한다. 그리고 이것을 모아놓으면 그게 사회주의다”라며 “지금 주요 대선후보들은 멸공놀이나 하고, 미쳐가는 투기사회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새롭게 노동자 민중의 사회주의 해방세상을 열어가자고 분명하게 말하러 나왔다”고 전했다.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는 “코로나 2년, 다른 나라 정부가 빛을 내서 서민의 생계를 지원할 때, 이 나라 정부는 국민이 각자 빚을 떠안도록 만들었다. 부채 위에 부채를 쌓아올린 모래성 같은 거품경제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며 “예고된 위기를 민생파국이 아닌 체제전환의 기회로 만들어 내야 한다. 경제 민주화만이 아니라 경제주권 회복을 외치고, 공공성을 쟁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 송승현 기자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 송승현 기자

5년전 촛불 모았던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전국민중행동으로 ‘다시 촛불’
세월호참사 협의회, 사드철회 대책위, 전국택배노조 대표자 사전발언해

한편, 이날 전국민중행동은 발족했다. 전국민중행동은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 여성, 학생 등 대중조직과 사회단체들이 촛불항쟁 당시 ‘민중총궐기투쟁본부’를 구성한 것을 계승한 단체로, 지난 5월 전국민중행동 준비위로 개편한 바 있다. 박석운(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양경수(민주노총 위원장)·박흥식(전농 의장)·양옥희(전여농 의장)·최영찬(빈해련 공동대표)·김재연(진보당 당대표)·김형균(노동전선 공동대표)가 공동대표다. 

이들은 발족 결의문을 통해 “생산의 주역이며 사회개혁과 역사발전의 원동력인 우리 노동자와 농민, 도시 빈민 민중, 청년 학생 여성 진보지식인 종교계 등 각계각층이 모여 오늘 진보 민중진영의 상설 연대투쟁체인 전국민중행동 창립을 선언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선배 노동자 농민, 민중은 일제강점기 그리고 해방 이후 미국과 이들을 비호하는 독재정권에 맞서 끊임없이 저항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민중이 형장의 이슬로, 의문사로, 쓰러져갔지만, 투쟁은 멈추지 않았으며 처절한 몸부림으로 민중 스스로 역사를 만들어왔다”고 한 뒤 “촛불 정부를 자임하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최악의 자살율, 최악의 산재 사망률은 변하지 않았으며 부동산값 폭등과 불평등은 심화됐다. 민중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불평등 세상을 갈아엎자고 외쳤다.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 송승현 기자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 송승현 기자

한편, 궐기 사전대회에서는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문재인 정권 출범때만 해도 잘 살 수 있을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이 허공의 메아리처럼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어떤 반성도 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을 사면했다”고 비판했다.

이종희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소성리에는 국가가 없다. 있는 것이라고는 우리 주민들을 핍박하는 침략자와 국가폭력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국민의 눈물을 닦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민의 눈물을 들리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의 탐욕과 질주를 막기 위한 총파업을 19일째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를 위반하지 말라고 하기 위해 단식 동지들이 10일차를 지내고 있고, 어제부터 전국에서 100인의 단식결사대가 단식을 시작했다”며 “죽울 수 있어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다. 자본을 방조하는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앞에 똑똑히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궐기 참가자들은 상징의식과 함께 ‘민중의노래’를 제창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궐기 중간중간 몸짓패와 노래패의 공연이 이어졌으며, ‘민중총궐기’ 5행시 대상작이 공개되기도 했다.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 송승현 기자
전국민중행동(준)이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이후 5년 만에 ‘2022 민중총궐기’를 열었다.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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