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노동자 생존권 외면, 재벌특혜, 환경오염’ 센텀2지구 개발 안 돼

센텀2지구 개발추진 강행 중단 촉구 부산시민사회 기자회견

  • 기사입력 2022.01.24 13:51
  • 기자명 이윤경 기자(부산본부)
▲ 센텀2지구 개발추진 강행 중단 촉구 부산시민사회 기자회견
▲ 센텀2지구 개발추진 강행 중단 촉구 부산시민사회 기자회견

겉으로는 ‘재검토’, 밀실에서는 부랴부랴 개발 강행

환경부 ‘토양오염 먼저’, 부산시 ‘개발이 먼저’

부산시가 센텀2지구 개발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공식 접수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환경영향평가는 약 3개월가량 걸리며 평가 심의 통과 시 부산시는 올 상반기 중 센텀2지구 개발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부산 시민사회가 이를 ‘재벌 특혜개발’이라 규정하며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2021년 9월 기장군으로 예정했던 대체부지 마련이 무산되면서 센텀2지구 개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던 박형준 시장의 약속과 달리 대체부지조차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2020년 2월 풍산 부지에서 검출된 시안(CN)으로 인한 토양오염 실태조사 결과를 환경영향평가서에 반영하지 않았다. 시안은 청산가리 성분으로 도금 과정에서 사용하는 맹독성 물질이며 2020년 진행한 풍산 부지 토양오염 실태조사에서 기준치의 250배를 초과해 검출됐다. 참고로 지난해 8월 금강환경유역청은 시안(CN)을 유출한 현대제철 자가매립장(충남 당진시 소재)에 대해 6개월 사용 중지와 개선 명령, 시정조치를 내린 바 있다.

부산시의 무리한 행보에 환경부도 제동을 걸었다. 환경부는 토양오염 정밀조사 결과를 환경영향평가서에 반영하라고 지적했고 부산시는 공장을 먼저 이전한 후 토양오염 정밀조사를 하겠다며 버티고 있다. 토양오염 정밀조사는 환경부가 제시한 핵심 협의내용이며 환경영향평가에 앞서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협의내용 이행은 환경영향평가법 제19조 1항에 따른 법적 조치이다.

풍산재벌 특혜개발 센텀2지구 전면 재검토, 사회공공성 확보 및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위한 부산대책위(아래 센텀2지구 대책위)와 부산민중행동(준)은 24일 오전 11시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산재벌 특혜와 밀실 행정, 환경오염으로 얼룩진 센텀2지구의 개발 강행을 중단하라”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 김병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문영섭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장,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 김병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문영섭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장,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부산시와 풍산재벌 ‘노동자 몇 명 남지도 않았는데..’ 비아냥

무능이거나 유착이거나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문영섭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장은 “우리가 일하던 공장의 땅을 개발해 1조 원 이상의 차익을 얻겠다고 풍산이 발표한 지 10년이 넘었다. 당시 국회의원이던 서병수가 개발 계획을 냈고 시장이 되어 개발을 진행한 지도 6~7년이 지났다”라며 “생각할수록 센텀2지구 개발은 ‘역대급 특혜’다. 시민의 땅인 센텀2지구를 풍산 재벌이 전유물처럼 행사하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문 지회장은 “기가 막힌 것은 이런 재벌 특혜가 정치권력이 바뀌어도 여전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가 일하던 땅을 개발하기 위해 노동자를 내쫓았는데 거기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것”이라며 “센텀2지구 개발을 진행하는 세력들은 노동자 생존권 문제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윤을 위해 민중의 삶이 파괴되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문 지회장은 “부산시와 풍산 재벌은 조롱하듯 말한다. ‘남아있는 노동자 몇 명 없지 않느냐’고. 너희들도 우리처럼 10년 넘게 노숙해봐라 몇 명이 남는가”라고 분노하며 “한 명이 남더라도 센텀2지구 개발로 인해 피해를 당한 노동자의 삶은 반드시 부산시와 풍산 재벌이 책임져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불법과 탈법으로 산업단지 조성하고 노동자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는 부산시의 행정이 이 정도 수준이니 모든 면에서 부산은 답보 상태”라며 “부지 마련이 먼저라는 엄연한 사실도 무지한 채 기업 유치도 안 된 산업단지 개발을 서두르는 진짜 이유가 뭔가. 무능이거나 유착이 아니고는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양 사무처장은 “더 좋은 부지가 부산에 차고 넘치는데 왜 구석에 있는 반여동 부지에만 목을 매는지, 부산 외대 부지나 북항 등 기업이 선호하고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부지들은 죄다 상업용도로 상향해 아파트 건설로 민간업자 배를 불리면서 일자리가 없느니, 청년들이 떠난다느니 하는 말은 대체 왜 하는거냐”라고 따져 물었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센텀2지구 대책위와 부산민중행동(준) 대표단은 부산시 산업입지과와 면담을 진행했다. 부산시는 대표단의 의견에 대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센텀2지구 대책위는 기자회견에 앞서 감사원과 국방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부산시의 센텀2지구 개발 관련 질의서’을 보냈다. 센텀2지구 대책위는 질의서를 통해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가 대체부지 마련 없이 개발 사업을 진척하는 행위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가 환경영향평가에 토양오염 정밀조사를 포함하지 않는 행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센텀2지구 개발의 사업시행자는 부산도시공사, 부산시는 승인기관이며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협의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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