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기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무력화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 기사입력 2022.01.27 12:08
  • 기자명 권미정 김용균재단 사무처장

“바디캠을 달고 현장을 다니게 한다”, “설연휴를 끼고 일주일간 모든 작업을 중지한다”는 얘기가 보도에 나오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에 대비하는 자본의 모습이다.

대형 로펌에는 산업재해 대응TF 팀이 꾸려지고 현장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며 강조한다. 로펌마다 산업안전보건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있 고, 검찰과 노동부도 전문가들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모두가 분주하다. 법을 피해가기 위해서든, 법을 활용하여 돈을 벌기 위해서든, 집행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제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든.

권미정 김용균재단 사무처장. (사진 오른쪽) ⓒ 백승호 기자
권미정 김용균재단 사무처장. (사진 오른쪽) ⓒ 백승호 기자

그러면 지금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제일 고민한 것은 어떻게 노동자와 시민이 이 법을 만드는 주체가 되는가였다. 그렇지 못하면 법이 만들어져도 어떻게 써야 할지 알 수 없다. 법이라는 이 무기를 어떻게 벼려야 할지도 모르면 이미 그것은 노동자와 시민의 것이 아니게 된다.

‘코로나19, 추위, 국회공간, 입법절차’라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는 ‘국민발의, 집단적 온라인행동, 동조단식, 연대행동’을 통해 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발의했던 법 조문이 축소·삭제되기도 하고, 법 적용에 배제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아쉽게도 처음 우리가 만들고자한 법보다 부족한 법이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우린 이 법을 버리지 않았다. 우리가 요구하고 우리가 싸워서 만든 것이기에 개정 투쟁을 하기로 했다. 시민재해와 노동재해를 함께 담아 자본과 정부의 책임을 묻는 사회적 투쟁의 결과물이라는 의미와 우리 힘의 한계를 담은 결과물이었다.

2022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이제 노동계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이다. 그 활동의 연장선에서 산재예방 활동, 개정 투쟁을 펼쳐가게 될 것이다. 책임질 위치의 권한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상황이 재해를 반복시키는 요인이기에 우리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을 만들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렇다면 지금 당장 내 일터를 회사의 움직임을 살펴봐야 한다. 회사체계나 부서, 규정이나 지침, 안전보건 시스템, 인력배치, 교육 등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확인해보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이후 나타나는 현장의 변화는 무엇인지, 지금 일터의 변화가 적절한 것인지. 만약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는지,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은 자신의 일터에서 무엇을 요구하려고 하는지.

지금 우리가 당장 진행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은 이것이다.

이 일은 노동자만이 할 수 있다. 노동자들이 대응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으면 누구도 할 수가 없다. 대신 해줄 수도 없다.

법을 피해가기 위한 회사 측의 움직임, 노동자들의 과실로 몰아가고 증명하기 위한 움직임을 확인하고 이에 대응하면서 우리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 사례들을 만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적용을 위해 경영계의 꼼수나 법 무력화 시도에 대한 대응, 사회적 타살인 산재·재난에는 관용이 없음을 명확히 하는 정부·기관의 원칙적 법 적용을 요구해 나가자.

권미정 김용균재단 사무처장. (사진 오른쪽) ⓒ 백승호 기자
권미정 김용균재단 사무처장. (사진 오른쪽) ⓒ 백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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