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 광주 화정 아이파크 현장 앞에서 안전기원제 열어

참사 이후에도 책임을 회피하는 현대산업개발 …
광주 시민, 노동자들의 분노의 목소리를 들어야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투쟁 결의

  • 기사입력 2022.02.15 11:22
  • 기자명 이준혁 기자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원혼에 사무친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언제까지 살기 위해 나온 삶의 현장에서 죽어서 돌아가야 한단 말인가!”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 앞에서 건설노동자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광주에서 연이은 참사를 발생시킨 현대산업개발을 처벌하고 오늘도 무사히 퇴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안전을 기원하는 건설노동자들의 목소리였다. 

2월 14일 오후,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본부장 정양욱)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 희생 노동자 추모! 건설노동자 노동안전 쟁취 안전기원제’를 개최했다. 안전기원제에는 건설노조 조합원 약 300명과 지역의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도 함께 참석했다. 

가장 먼저 정양욱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장이 발언대에 올랐다. 정양욱 본부장은 건설현장의 중대 재해가 멈추지 않고 있다며 “설계, 시공, 감리, 인허가까지 모든 과정에서 안전을 중심으로 규율하는 건설안전특별법이 즉각 제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노조 투쟁의 성과로 국토부 법안소위원회에 회부되도록 했지만, 국민의힘과 건설업계의 반대로 안건 심의 조차 못하고 있다”라며 “집권 여당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건설안전특별법을 당론으로 즉각 제정해야 한다”라며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정양욱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 본부장

이어 발언에 나선 맹종안 광주전남건설지부장은 사고를 일으킨 주범 현대산업개발에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맹종안 지부장은 “현대산업개발 같은 건설산업 최대 포식자는 화정동 붕괴 사건 책임은 외면한 채 하도급사와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안 되면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기필코 구속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정동 붕괴 사건이 있었지만 오늘도 4일 만에 한 층씩 올라가고 있는 것이 건설현장”이라며 “건설노조가 우리 조합원과 전체 건설노동자, 그리고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투쟁해나가자”라고 말했다.

맹종안 광주전남건설지부 지부장

지역에서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고승구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학동, 화정동 참사의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을 퇴출하는 대책위원회에 함께 하고 있다”라며 “건설안전특별법이 제정되고 현대산업개발이 퇴출되고 무거운 책임이 주어지면 비로소 우리 건설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권리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재만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 화정동 참사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작년 6월 학동 참사 때도 경찰, 사법기관에 엄정하고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결과는 용두사미였다”라며 “이번 참사에서도 경찰은 엄정한 수사를 약속했지만 우리는 절대 믿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류 중인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위해 우리 시민사회도 함께 하겠다”라며 건설노조의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투쟁에 연대할 것을 밝혔다.

현장에서 일하는 타설노동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김재규 광주전남건설지부 타설8분회 분회장은 “현장 여건이 안 좋으면 펌프카 같은 장비가 언제 넘어갈지도 모른다. 우리는 여전히 위험에 노출된 채 일한다”라며 여전히 현장의 안전은 열악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증언했다.

안전기원제는 살풀이 공연과 결의문 낭독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안전기원제 이후 참가자들은 안전한 건설현장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적어 아이파크 현장 옆 펜스에 정성스레 묶어두었다. 또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의 대표자들은 아이파크 붕괴 사고 유가족들이 차린 합동분향소를 방문,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건설노조는 2월부터 건설안전특별법을 쟁취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광주 학동에서, 화정동에서 시민과 노동자들이 무참하게 죽어갈 때, 수많은 정치인들이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 말이 진심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당장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고승구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
고승구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
박재만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 화정동 참사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박재만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 화정동 참사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김재규 광주전남건설지부 타설8분회 분회장
 김재규 광주전남건설지부 타설8분회 분회장

<결의문>

HDC현대산업개발 퇴출하고, 국회는 건설안전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

학동 참사 이후 7개월 만에 또다시 발생한 붕괴 참사에 대해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학동에서는 9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화정동에서는 6명의 힘없는 노동자들이 건설자본의 이익 앞에 목숨을 잃는 희생자가 되었다.
사고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장 관리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전가하기 급급하고, 그마저도 힘없는 하도급업체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막대한 공사이익을 챙기면서도 법적 책임은 하나도 지지 않고 있다. 결국 가장 힘없는 노동자만 죽임을 당하는, 억울하고 원통한 죽음의 악순환이 끊임없이 반복 되고 있다.
건설현장 중대재해에 어떠한 책임 있는 자세도 없이 오직 하도급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부조리한 관행을 끝장내기 위해서라도 학동 붕괴 참사, 화정동 붕괴 참사의 진짜 책임자 HDC현대산업개발을 영구히 퇴출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건설현장에는 중대재해로 사망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건설현장의 불합리한 구조와 관행을 끝장내야 한다. 그래야 건설노동자의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있다. 그것이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이다.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요구는 건설노동자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튼튼하고, 안전하게 지어진 건물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상식적 요구이다. 
그러나 국회는 아직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안 발의의 명분만을 가지고, 국민의 힘 핑계만 대고 있다. 국회 과반 의석을 만들어 준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잊었단 말인가? 

진보와 개혁, 보수의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국민과 노동자들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지키는 것은 모든 정치인들의 당연한 의무이고 책임이다.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로 정치인들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과 의무를 망각하지 마라.
만약, 국민과 노동자를 외면하고, 무시하는 행태들을 지속한다면 국민들의 분노와 엄중한 정치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반복되는 건설현장 중대재해와 무고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건설현장 중대재해를 끝장내고,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한 건설안전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

안전은 이윤을 넘어선 생명과 노동 존중이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외친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2022년 2월 14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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