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노동자는 유권자 취급 않는 대선주자들···'노동의제' 입에 자물쇠 잠궜나

민주노총, 20대 대선 노동의제 실종 규탄 및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개최
건설노동자 죽음 행렬과 택배파업 장기화에도 입 닫은 후보들 '규탄'
민주노총 질의에 윤석열·안철수 답변 거부···이재명 답변 '반성 없어'

  • 기사입력 2022.02.23 12:04
  • 최종수정 2022.02.23 18:06
  • 기자명 조연주 기자
‘20대 대선 노동의제 실종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10시 열렸다. ⓒ 조연주 기자
‘20대 대선 노동의제 실종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10시 열렸다. ⓒ 조연주 기자

2022년 20대 대선까지 2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도, 여전히 유력 대선후보들은 노동의제를 조금도 입에 올리고 있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노총이 20대 대선에서 노동의제가 삭제됐다며 ‘노동의제 실종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을 23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연 것이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 3일 공문을 통해 주요 4당 후보와 진보정당 후보에게 민주노총 대선요구안 6대 영역, 29개의제 및 세부요구안에 대한 찬반과 29개 의제에 대한 후보들의 공약 또는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회신을 거부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공약집 작성 등의 이유로 회신 연기, 10일이 지났으나 수차례의 연락 및 문자에도 불구하고 답변 없다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민주노총은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답변을 두고서는, 오히려 노동존중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 전혀 없다며 매우 부족한 답변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의제에 대해서는 유력한 보수양당의 후보들의 입이 자물쇠로 단단히 채워져 있다”며 “20대 대선에서 노동을 삭제한 대선 후보들을 규탄하고 민주노총의 요구안을 중심으로 노동 의제 의 복원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진보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이백윤 노동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의 답변은 민주노총의 입장과 일치한다며,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삶과 미래를 위해 진보정당 후보들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노총이 제시한 6개 영역별 핵심의제는 ▲모든 노동자에 근로기준법 전면적용 및 차별없는 노동권 보장 ▲노조할권리, 교섭할권리 보장 ▲일자리 국가책임 강화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기후위기 대응, 정의로운 전환 ▲재벌체제 청산, 차별금지법 제정 등 불평등 체제전환이다. 

 ‘20대 대선 노동의제 실종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10시 열렸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조연주 기자
‘20대 대선 노동의제 실종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10시 열렸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조연주 기자
‘20대 대선 노동의제 실종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10시 열렸다. 최대근 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조연주 기자
‘20대 대선 노동의제 실종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10시 열렸다. 최대근 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조연주 기자

이어지는 발언에서는 건설 노동자들의 계속되는 죽음과, 장기화되는 택배노조 파업 앞에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대선후보들을 향한 규탄이 나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금은 산업전환과 기후위기, 코로나19까지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권리를 위협하는 시기다. 그러나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대통령후보들에게 노동자의 삶과 일터는 관심 밖이다. 노동자들에게 차별없는 노동권과 안전한 일터를 마련한 방법을, 질 좋은 일자리를 보장할 대책을 내놓아야 할 후보들은 이전투구에 여념이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틀 전 대선후보 토론회를 지켜보며 참담한 실망을 넘어 분노스러웠다. 성장만을 외쳐왔던 과거가 우리 사회를 극단적 불평등과 양극화로 내몰았음에도 여전히 부자감세와 재벌이윤 챙겨주기에 급급한 대선 후보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한 뒤 “노동자들을 대표해 민주노총이 한 정책질의에 대선 이재명 후보의 답변은 한참 부족했고, 윤석열, 안철수 후보는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5인미만 사업장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노동자라면 누구나 노동3권을 보장받아야 한다. 안전하고 질좋은 일자리를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야 한다.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물음에 답하라”고 촉구했다.

최대근 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두달간 장기 파업에 들어간 택배노조의 상황을 언급하며 “택배노동자들이 더이상 죽어선 안된다며 국민들이 요구해 만들었던 사회적 합의가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여있고, 이를 막고자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렇게 장기화되고 있다. 도대체 여야의 유력 대권주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겐 택배노동자가 국민이 아니고, 유권자가 아니란 말인가 왜 사회적 합의를 위반하고 있는 재벌에게는 한마디 말도 없고 합의를 지키라고 하는 노동자들에게 이럴 수 있나. 정말 그들에게 노동자는, 특히 자신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는 국민이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20대 대선 노동의제 실종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10시 열렸다. 강한수 건설산업면맹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조연주 기자
‘20대 대선 노동의제 실종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10시 열렸다. 강한수 건설산업면맹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조연주 기자

강한수 건설산업면맹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전체 산업의 7%인 건설산업에서 50%가 넘는 산업재해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데도, 유력 대선후보와 거대 정당들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조차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19대 대선에서는 세월호 참사부터 가습기 살균제 등 여러 가지 사망사고가 화두가 되어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이 중점이 됐었지만, 이번 대선은 정반대가 됐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2022년이 시작된 지 50일 동안 벌써 80여명이 일하다 사망했다지만, 실제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대상이 되는 것은 서너건에 불과하다고 전하며, 나머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대상에서 제외된 50인 미만 사업장, 50억 원 미만 공사의 사고는 보도조차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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