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단식에 돌입한 파리바게뜨지회장 “더 이상 우리 조합원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모든 것을 바치려고 합니다”

노조파괴 불법행위 중단, 불법행위에 의한 피해 원상회복, 불법행위자 강력 처벌, 불법행위 공개 사과 등 요구

  • 기사입력 2022.03.28 17:16
  • 기자명 이재준 기자
화섬식품노조(위원장 신환섭)가 28일 오전 11시 양재동 SPC그룹(파리바게뜨) 본사 앞에서 ‘SPC는 노조파괴 불법행위 중단하라! 파리바게뜨지회장 단식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화섬식품노조(위원장 신환섭)가 28일 오전 11시 양재동 SPC그룹(파리바게뜨) 본사 앞에서 ‘SPC는 노조파괴 불법행위 중단하라! 파리바게뜨지회장 단식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화섬식품노조(위원장 신환섭)가 28일 오전 11시 양재동 SPC그룹(파리바게뜨) 본사 앞에서 ‘SPC는 노조파괴 불법행위 중단하라! 파리바게뜨지회장 단식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SPC 파리바게뜨에 노조파괴 불법행위 중단, 불법행위에 의한 피해 원상회복, 불법행위자 강력 처벌, 불법행위 공개 사과  등을 요구했다.

임 지회장은 "오늘부터 우리의 소박하고 정당한 요구인 노조탄압 중단과 약속이행을 위해 단식투쟁을 시작합니다. 단식까지 하는 이유는 SPC 파리바게뜨의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를 중단시키고,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서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저조차도 의문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라고 말했다.

SPC 파리바게뜨는 민주노총 탈퇴 및 한국노총 가입을 강요하고, 진급을 차별하는 등의 혐의로 이사 6명과 고위 관리자 3명 등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이다. 특히 육아휴직 중이던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에게 탈퇴를 종용하고, 신입사원에게는 근로계약서도 쓰기 전에 한국노총 가입서를 먼저 쓰게 했으며 '민주노총에 있으면 진급이 안 된다'며 탈퇴를 강요했던 것이 노동부 조사에서 밝혀졌다.

2021년 파리바게뜨 전체 진급자 956명 중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은 단 24명만 진급해서 진급 차별이 있었음이 드러났고,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받았다. 또한 민주노총 탈퇴서를 위조한 것이 밝혀져 사문서 위조행위로 수사를 받고 있는 관리자도 있다. 노조는 이 같은 사실들이 노조 파괴가 그룹 전체적인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왔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단식농성장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단식농성장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임종린 지회장은 "2017년 노동조합을 만들고 회사를 상대하면서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고통이었습니다. 눈물을 훔치며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면서 노조를 탈퇴하는 조합원을 볼 때,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회사를 향한 분노가 저를 짓눌렀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힘을 쓰려고 합니다. 더 이상 우리 조합원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모든 것을 바치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화섬식품노조 신환섭 위원장은 "사회적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뻔뻔하게 합의 당사자인 민주노총을 빼고 이행을 선언하고, 뒤에서는 노조파괴를 일삼는 행태가 아주 후진적인 경영방식이다. 우리가 옳기 때문에 이 싸움은 결국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 단식투쟁에 들어간 임종린 지회장과 지금도 탄압을 받고 있는 조합원들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끝까지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준 수도권지부장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노동법을 지켜라' 라고 외쳤던 전태일 열사의 외침이 다시 생각난다. 50년 전과 똑같은 구호다. 노동법을 지키고 노조 할 권리를 지키라는 것이다. 그저 노조를 인정하고 인간답게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수도권지부는 파리바게뜨지회의 노조할 권리를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리바게뜨 사회적 합의란, 2017년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및 임금체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8년 1월 노사 및 점주협의회와 정당, 시민대책위 등 7자가 맺은 것이다. ▲본사가 책임지는 자회사로의 직고용 ▲3년 내 본사 정규직과의 동일임금 ▲부당노동행위자 징계 등이 핵심사항이다.

아래는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단식투쟁에 들어가며>

더 이상 우리 조합원을 괴롭히지 말라!!
더 이상 우리 조합원을 차별하지 말라!!

2007년 24살의 나이에 파리바게뜨에 입사하고 첫 출근을 했습니다. 그 날의 출근이 오늘과 같은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동안의 시간을 되돌려 보면 큰 잘못을 하거나 게으름을 피우거나 남에게 해를 끼친 기억이 없습니다. 노동조합이 뭔지도 모르고 노동자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왜?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 가지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회사가 저를 이 자리로 몰아세웠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저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오늘부터 우리의 소박하고 정당한 요구인 노조탄압 중단과 약속이행을 위해 단식투쟁을 시작합니다. 사람들의 끼니를 책임지는 회사에 다니면서 정작 그 직원은 단식을 한다니 아이러니 합니다. 단식까지 하는 이유는 SPC 파리바게뜨의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를 중단시키고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서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저조차도 의문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

2017년 불법파견과 체불임금을 해결하고자 노동조합을 시작했는데 사실 노동조합의 시작은 인간답게 살고자 함이었습니다. 점심시간 1시간은 당연히 밥 먹고 쉴 수 있어야 하고, 아프면 당연히 쉬고, 가족이 상을 당하면 당연히 가볼 수 있어야 하고, 일을 했으면 당연히 그만큼 급여를 받고, 임신했으면 당연히 모성보호를 받고, 당연히 연차·보건 휴가를 쓰고, 열심히 일하면 당연히 공정하게 진급하고, 다치면 당연히 산재처리를 하고, 약속하면 당연히 지키고. 그런데 우리 회사에선 그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 우리 기사들도 사람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것 좀 누려보자고 시작한 노동조합입니다. 그런데 이 SPC 파리바게뜨는 약속도 안 지키고 노동조합을 할 당연한 권리마저도 부정합니다.

한국노총을 통해 매달 100여 명씩 탈퇴서가 들어왔습니다. ‘돈을 줍니다. 민주노총 탈퇴서 받아가면 돈을 줍니다. 민주노총 조합원 0%로 만드는 게 목적이다. 회의 때마다 민주노총 조합원 명단을 화면에 띄워놓고 탈퇴율을 체크를 합니다. 업무 하지 말고 민주노총 조합원 매장만 찾아다녀서 탈퇴서 받으라 합니다.’ 속수무책으로 회사의 조합원 탈퇴공작을 당하던 중 받은 제보에 역시나! 하는 마음과 설마 사실이라고? 하는 두 가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해도해도 정말 이 정도로 바닥일 줄은 몰랐습니다.

가장 화가 나는 것은, 회사는 뒷짐 지고 뒤로 빠져 있고 직원들끼리 편을 가르고 싸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가 시킨다고, 우리 조합원 탈퇴서 받아가면 돈 준다고, 육아휴직자들에게 전화 걸고 찾아가 복직을 빌미로 탈퇴서를 강요하고, 진급을 빌미로 탈퇴서를 강요하고, 탈퇴서 쓸 때까지 옆에 서 있고. 현장에 혼자 일하며 발생하는 사건들로부터 보호해줘야 할 회사가 혼자 일 하는 직원들을 괴롭히고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노위, 중노위, 고용노동부에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였음에도 지금도 탈퇴작업은 진행 중입니다. 이제는 회유할 사람 다 회유했고 남은 인원은 퇴사시켜서 민주노조를 와해시키겠다고 떠들고 다닙니다.

사람답게 좀 살아보자고, 우리 근무환경 좀 바꿔서 더 좋은 회사 만들어보자고 모인 사람들이 왜 이렇게까지 괴롭힘을 당해야 하는지, 저는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고 앞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싸워야겠습니다. 누군가는 그런다고 뭐가 바뀌겠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요. 우리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남아 현장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위해 뭐라도 해봐야겠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이 버티는 것이, 결국 모든 직원의 인간답게 살 마지막 선이기도 하니까요.

2년 전 투쟁할 때 너무 답답하여 제가 본사 직원에게 "누구 하나 죽어야 끝나는 건가요?" 라고 문자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회사에 묻습니다. 그렇게 하면 더 이상 우리 조합원을 안 괴롭히겠습니까? 기사들 사람 대접 해주겠습니까? 제가 단식한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겠지만, 적어도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우리 제빵·카페 직원들이 사람 대우 받으며 행복하게 빵 만들 수 있다면, 까짓것 뭔들 못하겠습니까.

2017년 노동조합을 만들고 회사를 상대하면서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고통이었습니다. 눈물을 훔치며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면서 노조를 탈퇴하는 조합원을 볼 때,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회사를 향한 분노가 저를 짓 눌렀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힘을 쓰려고 합니다. 더 이상 우리 조합원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모든 것을 바치려고 합니다.

- SPC는 조합원에 대한 불법, 부당노동행위 중단하라.
- SPC는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를 원상 회복시켜라.
- SPC는 불법행위자에 대하여 강력하게 처벌하라.
- SPC는 각종 불법행위에 대하여 공개 사과하라.

2022년 3월 28일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 임종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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