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집계하지 않는 코로나19의 죽음들

코로나로 인한 과로, 의료공백, 돌봄의 부재가 만든 죽음을 기리는 추모제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 “숫자 뒤에 사람이 있다. 사람의 죽음이 있다”

  • 기사입력 2022.04.09 09:36
  • 최종수정 2022.04.09 11:36
  • 기자명 조연주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추영욱 기자

'코로나19 사망자 수'에 집계되지 않는 코로나19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사람들이 모였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의료공백, 과로, 돌봄의 부재로 인해 세상을 떠났지만 코로나19 사망자로 불리지 못하는 죽음, 외면 받았던 죽음을 기리는 장이 마련됐다.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가 8일 오후 서울 파이내스센터 앞 계단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다산인권센터·인권운동공간은 확진환자, 사망자 숫자 뒤에 가려진 사람의 얼굴과 코로나19 시기를 살아가며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동료 시민들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며, 떠난 이들을 애도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숫자 속에 가려진 이들을 기억해야 함을 말하고,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변화를 말하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사회를 맡은 박한희 변호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죽음은 질병 그 자체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취약한 차별적 구조에서도 발생하기도 한다. 이 곳은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소외된 가족과 공동체가 추모하고 우리 사회가 무엇을 성찰해야할 지 이야기하는 장”이라며 “확산 초기 코호트 격리부터 노숙인, 비정규직, 노인 등 취약계층이 먼저 피해받는다는 것 여러차례 지적됐다. 그러나 의료공백으로, 장시간노동과 과로로, 돌봄의 부재로 사망하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사회자가 말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사회자가 말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의료공백으로 사망한 고 정유엽 씨의 유가족이 발언대에 올랐다. 정유엽 씨는 2년전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따르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 유족은 “유엽이는 코로나가 아니었지만 감염자 의심과정에서 제대로된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했고 장례도 제대로 못했다. 이러한 것들을 이세상에 다음 세상에 발인됐다. 유엽이의 죽음이 어쩔 수 없었던 사망으로 기록되는 게 아니라, 사회로 나서서 개선해야 할 사건임을 강조 하고자 한다”며 “유엽의 죽음 통해 재난위시기 불평등 해소하는 의료체계 갖춰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소독업무을 하다 과로로 사망하신 박현경 씨의 남편인 최동범 씨도 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내 아내는 높은 노동강도 때문에 힘들어하다 쓰러졌다. 올해도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세분 쓰러져 사망했다. 더 이상 쿠팡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일 없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 뒤 “사람들이 일터에서 일하다 죽지않는 사회가 되기를 쿠팡이라는 대기업이 변할 수 있도록 만들려 한다. 지금까지 쿠팡에서 사망하신 열분 비롯 코로나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PCR 검사를 받으러 가던 중 홀로 길에서 세상을 떠난 오병철 동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을 기리는 발언이 이어졌다. 안일환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회 활동가는 “장애인 활동가들은 코로나확산 초기부터 장애인을 감염 고위험군으로 분류할 것을 요구했다. 장애인의 치명률과 사망률이 비장애인보다 20배나 높음에도, 의학적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보호받는 대신 격리되거나 방치되고 있다. 이를 위해 투쟁하던 오병철 동지에게도 결국 재난이 덮쳐 온 것”이라고 했다.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멘테 코로나19 위중증 피해 환자 보호자 모임 일원이 말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멘테 코로나19 위중증 피해 환자 보호자 모임 일원이 말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촛불을 놓고가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촛불을 놓고가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 추영욱 기자

코로나19 위중증 피해 환자 보호자 모임의 멘테 활동가도 발언대에 올랐다. 멘테는 “정부와 언론은 매일 위중증 환자 숫자와 사망자 숫자만을 부각하고 있지만, 이들을 숫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가족,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동료였으며 우리 사회에 함께 살아가고 있던 시민들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전했다.

코로나로 사망했지만 격리해제 이후라 사망자 수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가족의 이야기, 영상통화를 통해 가족의 임종을 지켜봐야했던 이야기, 재택치료 도중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가족 이야기, 장례식 수요가 넘쳐 장례절차 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거나, 고인의 얼굴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가족을 떠나보내야 했던 이야기, 치료가 끝나지 않았지만 음압병상에서 일반병동으로 밀려나 결국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야기 등을 전달했다.

코로나 병동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는 이서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획팀장은 “저희가 기억해야 할 수많은 죽음들에 대한 기억을 나눠보았으면 한다. 정부의 대책없는 방역완화로 걷잡을 수 없는 확진이 일어나며 통계로조차 잡히지 못한 수많은 죽음을, 의료공백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죽음을,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함에도 수용되지 않아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겠다”며 “공공의료와 사회안전망이 없는 사회, 생명보다 바이러스 차단이 먼저인, 불평등한 일상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했다.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의 어스 활동가는 “방역과 경제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만 넘쳐날 뿐, 코로나19 확진자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사망자에 대한 애도 잘들리지 않는다“며 ”확진자와 사망자는 숫자로만 이해되고, 이들이 느낄 고통에 대한 공감은 사라지며, 사망자에 대한 애도 역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애도했다.

그러면서 “확진자와 사망자를 배제하고 타자화할 때, 결국은 모두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재난에 함께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로 평등하게 연결될 때, 비로소 우리는 더욱 안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을 떠나갔지만, 사회로부터 외면 받는 사람들을 애도하고 기억하기 위한 추모 홈페이지는 다음과 같다. https://remember2022.net/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촬영을 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촬영을 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김미진 활동가가 말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김미진 활동가가 말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이서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권위원이 말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이서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권위원이 말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민중노래패 꽃다지 정윤경 감독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민중노래패 꽃다지 정윤경 감독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어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가 말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어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가 말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 참가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 참가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촛불을 놓고가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촛불을 놓고가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촬영을 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4월 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옆에서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죽음 애도와 기억의 장 추모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촬영을 하고 있다. ⓒ 추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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