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통통톡의 노동자 마음건강] “파산 철회 이후 4년! 이제 내 속마음 나눌 수 있다”

  • 기사입력 2022.04.22 11:40
  • 기자명 박우옥 통통톡 프로그램 운영팀장
통통톡의 노동자 마음건강
통통톡의 노동자 마음건강

“파산 철회 이후 4년! 이제 내 속마음 나눌 수 있다”

나는 요즘 어떤가? 이제 숨 한번 크게 쉬며 서로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파산 철회 이후 어떤 마음으로 버텨왔고, 그 후에 지금은 어떤가?

2021년 11월. 두원정공 노동자들과 공감과 나눔 소규모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파산 위기 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서로 속마음을 나누는 자리를 가지게 된 것이다. 두원정공은 회사의 파산신청 후 철회가 이뤄진 2018년 초부터 현재까지 4년 차를 지나가고 있다. 이 과정은 끊임없는 논쟁의 과정이면서 관계의 재편 과정이기도, 지난한 과정을 어떻게 지나왔을까 싶을 정도로 아픔을 겪는 과정이기도 했다.

공감과 나눔 소규모 집단프로그램은 전 직원 대상으로 총 16회를 진행했다. 1회 15명(조당 5명 3개 조)으로 주진행자와 보조진행자 2명이 각 조에 편성되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안내했다. 테이블보, 모래시계, 초와 꽃 등의 장식 배치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편안함 속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서로 함께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통통톡에서 진행하는 참가자들의 마음 나누기를 위한 주요 집단프로그램이다.

마음 나누기 주제는 ‘①지금 현재 내 마음은? ②현재 나를 위해 해주고(하고) 싶은 ○○○’이었다. 마음 나누기 도구로 다양한 사진과 감정카드를 통해 내면과 연결하여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각각 두 장씩 골라 1인당 10분씩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었다. 두원정공 노동자들은 다양한 반응과 이야기를 했다. 웃고, 울고, 화내고,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어떻게 10분을 이야기하냐며 난감해하며 시작했지만, 대부분 10분을 채우거나 넘겨서 이야기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저 사람도 저런 어려움이 있었구나”를 느끼며 서로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회피했거나 감추었거나 알아차리지 못했던 내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스스로 인정해주기만 해도, 또 그런 내 마음을 말로 표현하고 함께 나누는 것으로 치유의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얘기를 이렇게 진지하게 얘기해 본 적이 거의 없어요.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내가 어떻게 살고 있고는 자세히 말한 적이 거의 없거든요”, “처음에는 정말 내가 제일 어렵고 힘든 줄 알았어요. 동생들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다 보니까 더 힘들게 산 사람도 있구나! 미안한 생각도 들었고, 이렇게 속마음을 같이 이야기하는 게 처음인 것 같아요”

“이런 자리가 없었다면 형님들 마음을 몰랐을 거예요. 조금이라도 마음을 알게 되니까 저도 비슷한 마음이고요. 술자리처럼 편안했어요”, “아 너무 좋았어요. 내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고 같이 공감받는 시간이었어요”, “서로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되는 것 같고, 서로의 마음을 듣다 보니 사람이 다 힘든 상황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야기하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지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색다르고 생소하게 마음을 응어리를 풀어주고, 편해질 수 있는 자리여서 뜨끈뜨끈한 자리였던 것 같아요”, “끝까지 마음을... 내어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마음의 심리를 끄집어내는 자리라 어쩔 수 없이 당했어요 하하!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어요.”

프로그램이 끝난 후, 참가자들 얼굴 표정은 대부분 환해졌다. 이후 현장에서 욱하고 버럭하는 모습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여전히 한계기업으로서 위기는 지속되고 있으나, 두원정공 노동자들은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돈은 덜 받지만 현장에서 일할 수 있어서 좋고, 노후한 설비를 스스로 성의껏 고치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공동체에서 비슷한 어려움과 감정을 경험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보다 깊은 수준의 감정을 표출하게 하여 공동체의 상호 지지와 응집력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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