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파리시장에 "SPC 파리바게뜨, ‘파리’ 사용 못하게" 요청한 서울시민

화섬식품노조 한 조합원이 파리시장에게 서한을 보내다

  • 기사입력 2022.04.22 19:43
  • 최종수정 2022.04.25 17:00
  • 기자명 이재준 기자
김태운 씨가 파리시장에게 보낸 서한의 앞부분. 19일로 써있지만 김 씨는 21일 발송했다고 했다.
김태운 씨가 파리시장에게 보낸 서한의 앞부분. 19일로 써있지만 김 씨는 21일 발송했다고 했다.

한 시민이 파리바게뜨가 ‘파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서한을 파리시에 전달했다.

김태운 씨는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단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4월 초 ‘파리 시장에게 노동 착취하는 '파리바게뜨'가 '파리'라는 이름을 못 쓰도록 요청하는 메일을 써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파리에서 5년 살다 온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고, 편지 보다는 정식 공문 형태가 좋겠다는 의견을 받았다.

10일 초안을 작성했고, 번역 업체에 의뢰해서 번역본을 받았다. 하지만 파리에서 5년 정도 살다 온 친구에게 검토를 받은 결과, 번역기 돌린 수준이라는 말을 들었다. 김 씨는 그 친구에게 번역을 부탁했고, 친구는 흔쾌히 수락했다.

친구는 프랑스인 친구와 함께 번역작업을 시작했고, 김 씨는 19일 번역본을 받을 수 있었다. 친구는 파리시청에 민원 넣는 방법도 알려줬다.

김 씨는 민주노총 도움도 받았다. 민주노총(류미경 국제국장)은 프랑스노총과 소통해서 파리 시장뿐 아니라 수석부시장, 담당 부시장 및 관련 부서의 이메일도 알려줬다. 민주노총은 프랑스노총으로부터 연대하겠다는 의사도 들을 수 있었다.

김 씨는 21일 메일을 보냈다. 김 씨가 보낸 서한에는 아래와 같은 요청사항이 적혀있다.

“한국 최대 규모의 제빵, 유통 기업 SPC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파리바게뜨에서 더 이상 아름다운 ‘파리시’의 이름을 노동자 착취를 위해 악용하지 못하도록 한국 법원에 ‘파리시 명칭 사용 불가 가처분 조치를 요청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김 씨는 요청 배경으로 △2017년 파리바게뜨 불법파견과 임금체불 △앞의 건에 대해 2018년 사회적 합의로 과태료 유예받음 △그러나 현재까지 사회적 합의 이행에 대해 노사 판단이 다른데도 검증 토론회 불참 △게다가 조합원 진급을 누락시키거나 관리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면서 노조탈퇴 작업 △관리자들은 제빵사들을 몇 시간씩 탈퇴 압박 △때문에 파리바게뜨 제빵사가 ‘조합원들 괴롭히지 말고, 사회적 합의 이행할 것’을 주장하며 단식 중 △단식하는 노동자에게 비타민 음료를 보내 조롱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4월 20일 열린 행사에서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잠시 눈을 감고 있다.
4월 20일 열린 행사에서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잠시 눈을 감고 있다.

김 씨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2022년 4월 14일 파리바게뜨 본사인 SPC그룹의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 본사) 브랜드는 한불상공회의소 연례총회의 ‘한불상공회의소 비즈니스 어워즈’에서 ‘최우수 진출 기업상’을 수여 받았다”는 정보도 덧붙였다.

김 씨는 화섬식품노조 소속 조합원이다. 김 씨는 “같은 화섬식품노조 조합원으로 이 일에 대해 알게 됐지만,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도저히 SPC 파리바게뜨의 만행을 두고 볼 수가 없었다”며 서한 전달의 경위를 밝혔다.

한편,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점심시간 1시간은 밥을 먹어야 하고, 임신하면 보호받아야 하고, 몸이 아프거나 가족이 상을 당하면 휴가를 쓸 수 있어야 하고, 한달에 6일 이상은 쉬어야 하고, 공정하게 진급하고, 특정노조에 가입했다고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야 하고,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지난달 28일부터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오늘(22일)로 26일째다.

임 지회장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SPC 파리바게뜨의 불법 노조파괴 행위의 공식 사과 △불법행위자 처벌 △불법행위 피해자들의 원상회복 △사회적 합의 이행 등이다. 사회적 합의란 2017년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에 체결한 것으로써 ‘본사 정규직과 3년 내 동일임금’ 등이 핵심조항이다.

SPC 파리바게뜨 측은 불법행위에 대해 부인하고 있으며, 사회적 합의에 대해서도 지켰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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