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함께살자는 절규에 구속영장 웬 말"···민주노총 지도부 영장 기각 촉구

민주노총 임원, 간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촉구 기자회견
"이미 모든 조사 끝난 상태 ··· 구속 수사 조건 충족 못 해"

  • 기사입력 2022.05.04 12:35
  • 최종수정 2022.05.09 12:54
  • 기자명 조연주 기자

지난해 민주노총 집회를 주도한 민주노총 임원과 간부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민주노총에 대한 압박이자 노동자 민중을 향한 정치적 압박이라는 분노가 모아졌다. 민주노총 임원과 간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4일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시민사회단체의 참여 속에서 진행됐다.

이들의 규탄은 검찰이 민주노총 윤택근 수석부위원장과 최국진 조직쟁의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데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이 두 사람이 지난해 10월 20일 총파업집회, 11월 13일 전국노동자대회 등 민주노총의 집회를 주최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므로 영장을 청구한다고 사유를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영장 기각을 촉구하며 “노동절을 앞두고 민주노총 임원, 간부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의 창궐 이후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절규하는 노동자, 민중의 목소리만을 골라 열을 올린 정치방역”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묻는다. 일상이 무너지고 삶이 파괴되는 상황에서 노동자, 민중의 목소리는 어디서 어떻게 어떤 경로로 전달이 됐어야 하는가. 민주노총과 제 단체들은 그간 수차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밝혀왔다”며 “이를 통해 전달한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에서 ‘필수 노동자’라 칭송받으며 코로나 극복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와중에도 한편으론 휴직으로, 해고로 고통당하던 노동자, 민중의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경청하고 이를 반영한 적 있는가”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법이 정한 구속 수사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영장이 청구된 두 명은 그 신원과 주거지가 확실하고 그간 진행된 여러 차례의 소환조사에 응해 도주의 우려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또한 조사 과정에서 경찰이 제시한 증거자료가 차고 넘치니 증거인멸의 우려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의 영장신청과 영장청구는 그 저의가 뻔하다”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작년 한 해 우리는 코로나라는 경험해보지 못한 초유의 상황속에서 절박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산재 등 노동현장의 조건들이 나빠졌기에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검찰조사까지 완료한 조건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것은 명백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구속이 필요한 경우는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는 경우다. 조사를 마친 조건에서 도주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수석부위원장과 간부에 대한 영장청구는 새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 민주노총의 입을 막겠다는 것 뿐이다. 민주노총은 어려울 때일수록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칭찬받아 마땅한 일을 한 두사람이 구속영장을 받았다는 사실을 강력히 규탄한다. 민주노총의 손발을 묶고 입을 막겠다는 것이라면 강하게 저항하겠다 고 하며 사법부를 향해 ”정치적 목적에 휘둘리지 말고 사법부의 존재 목적을 보여달라”고 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우리들은 방역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 합리적이며 과학적이고 기본권 친화적인 방역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방역을 빙자해 집회시위의자유 기본권을 압살하 헌법 유린이다. 지난 대선후보들이 지지자들을 몰고다닐때는 적용되지 않던 내용이 왜 노동자에게만 적용되는가. 선택적 수사를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는 “오늘 이 상황이 너무나 황당하고 비참하다. 누군가 발을 밟고 때리면 악 소리를 내는게 사람이다. 지금의 상황은 그 악 소리조차 못내게 입을 틀어막고 있는 것”이라며 “구속영장 청구는 선별적이고 자의적이고 차별적이다. 노동자와 장애인 등 민중 시위에 차별적으로 대응하는 일은 말도 안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집회 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단체의 대표를 구속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일갈했다.

실질심사를 앞둔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재벌총수들이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이 아깝다면서도, 주식배당금으로 천문학적 액수를 받아갈 때, 민주노총이 할 수 있는 일은 노동자들과 거리로 나와 함께 살자고 외치는 일이었다”며 “사법부가 이런 노동자들에게 재갈을 물린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정의롭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각계 대표 4만여 명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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