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전기노동자 추락해 하반신 마비, 도급인 한전이 책임져라

민주노총 건설노조, 도급사업자 한전 지사장 산안법 위반 고발 예정

  • 기사입력 2022.05.31 15:50
  • 최종수정 2022.06.02 17:15
  • 기자명 김준태 기자(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는 작업 중 발생한 재해로 하반신 마비가 된 배전전기노동자의 사고에 대해 도급인 한국전력의 책임을 촉구했다. ⓒ 
건설노조는 작업 중 발생한 재해로 하반신 마비가 된 배전전기노동자의 사고에 대해 도급인 한국전력의 책임을 촉구했다.

지난 4월 22일, 전라남도 곡성에서 변압기를 신설 중이던 배전전기노동자가 활선차 버켓에서 추락해 하반신이 마비되는 등 재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도급인의 위치에 있는 한국전력의 관리감독 부실로 인한 안전 책임을 다하지 않고, 무리한 작업지침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5월 31일 한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고를 당한 배전전기노동자는 지난해 11월 고 김다운 전기노동자의 감전사 이후 한전이 내놓은 추락 방지 대책으로 전봇대를 직접 올라 작업하는 승주 작업이 금지됨에 따라 활선차를 타고 작업을 진행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한전이 모든 승주 작업을 금지함에 따라 해당 작업을 해오던 전기노동자들은 일정한 예고기간이나 적응기간 없이 갑작스레 준비되지 않은 활선차 작업을 해야만 했다. 한전이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고자 무리하게 ‘안전’을 핑계로 작업지침을 바꿔버린 것이다.

그러나 한전이 강행한 활선차 작업이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2021년 배전전기노동자 현장 사망 5건 중 2건이 활선차량에 의한 사고였음에도 현장노동자들이 적응할 기간조차 주지 않은채 작업방식을 바꿔버렸다. 노동조합은 재차 갑작스러운 승주 작업 금지 방침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안전대책을 함께 논의하자고 했으나 한전 측은 독선적인 탁상행정으로 일방적 지침을 밀어붙였다.

그러면서도 한전은 활선차량에 대한 관리감독은 시행하지도 않았다. 재해가 발생한 활선차량은 2009년 7월 31일 등록된 차량으로, 육안으로 보기에도 노후되어 있을 정도로 관리가 되지 않은 차량이었다. 건설노조가 ‘도급인 한전’이 안전조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재차 책임을 물으며 한전 지사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로 한 이유다.

 

석원희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장은 한국전력이 졸속적인 정책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고자 안전한 현장이 아닌, 안전한 한전을 만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석원희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장은 한국전력이 졸속적인 정책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고자 안전한 현장이 아닌, 안전한 한전을 만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석원희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장은 “예고된 인재”라며 “한전이 중대재해처벌법을 회피하기 위해 졸속적인 정책으로 배전전기노동자들을 농락하고 있다. 안전한 현장이 아닌 ‘안전한 한전’을 만들려고 하고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전전기노동자들은 수년의 걸친 숙련과 노력이 필요하며, 무정전 전공이 되기 위해서 다시 수년의 현장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데 한순간에 승주작업을 금지하며 새로운 작업의 적응할 기간조차 주지 않았다”면서 숙달되지 않은 작업으로 장비를 잘 다룰리 만무한데다 창고에 방치돼 있던 노후차량으로 작업을 지시한 것은 한전이 해야할 안전관리를 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석 분과위원장은 “현장을 중시하지 않는 한전의 정책들로 앞으로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다시 죽거나 다칠지 모른다. 안전한 현장을 위해 한전을 상대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다”고 결의했다.

 

이경석 광주전남전기지부 광주지회장은 한전이 모든 장비를 관리감독했어야 함에도 하지 않았고, 현장 감독관이 안전문제에 대한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언했다.
이경석 광주전남전기지부 광주지회장은 한전이 모든 장비를 관리감독했어야 함에도 하지 않았고, 현장 감독관이 안전문제에 대한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언했다.

이경석 광주전남전기지부 광주지회장은 “이번 사고의 원인은 분명히 한전에 있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한전이 모든 장비를 관리감독했어야 함에도 하지 않았고, 현장에 감독관이 나왔었음에도 안전문제에 대한 감독과 지적을 하지 않았기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후에도 안전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한전의 시스템 문제다. 불법다단계하도급으로 현장의 노동자들은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일을 해야만 하고, 차량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반드시 한전은 불법다단계하도급을 해결하고, 차량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재발 방지를 위해 ▲한전 협력업체가 보유한 활선차량 전수 조사 ▲전체 작업 차량 검사 항목 확대 및 강화 ▲시험검사 대행업체 선정 강화 등을 촉구하며, 이번 사고의 근본적 책임은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조치 의무를 하지 않은 한전에 있음을 수차례 강조했다. 한전은 지난 3월 30일, 대법원으로부터 산업안전보건법상 원청 도급인의 위치한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인지 이날 기자회견 직전 한전 측은 해명자료를 언론에 배포함과 동시에 건설노조 기자회견 장소에서도 취재진들에게 해명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건설노조는 작업 중 발생한 재해로 하반신 마비가 된 배전전기노동자의 사고에 대해 도급인 한국전력의 책임을 촉구했다.
건설노조는 작업 중 발생한 재해로 하반신 마비가 된 배전전기노동자의 사고에 대해 도급인 한국전력의 책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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