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이때부터 중부케이블과 악연의 시작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요"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SK브로드밴드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전주지회 지회장 방 웅

  • 기사입력 2022.06.17 14:41
  • 기자명 허승혜 기자

 

민주노총전북본부 가맹산하 조직 인터뷰 <어쩌다 노조> 코너입니다. 노동조합이 불온시되는 사회에서도 인간답게 살 권리를 위해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렸던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SK브로드밴드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전주지회 지회장을 맡고 있는 방 웅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SK브로드밴드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는 줄여서 SK케비지부라고 부르기도 한다.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SK브로드밴드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전주지회 방 웅 지회장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SK브로드밴드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전주지회 방 웅 지회장

 

Q. 하시는 일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직군이 두 가지로 나뉘어져요. 현장기사는 고객관리팀이라는 직군이고, 외부에서 선로나 망을 점검하는 전송망 직군이 따로 있어요. 이 구성원이 모여서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는 거죠. 저는 고객관리팀인데 저희 직군은 고객님 댁을 방문해서 케이블 시스템을 이용한 방송 및 인터넷을 설치, 회수 및 철거, A/S까지 도맡아서 하고 있어요."

Q. 사업체의 운영구조는 어떻게 되어있나요?

"티브로드 때부터 말씀을 드리면 전국에 27개 티브로드 센터가 있었는데 모두 하청업체였어요. 티브로드도 노동조합과 교섭을 하면서 ‘법인을 4개로 만들어 놓고 추후에 1개의 법인으로 만들어서 자회사로 전환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회사를 팔고 간거죠. SK브로드밴드로 인수합병되면서 그때 줄여놨던 4개의 법인이 그대로 하청으로 유지되고 있는 거고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2019년 4월에 합병되었다. 합병 이후 기존 티브로드의 하청업체 였던 4개 법인(에스엠넷, 원케이블, 중부케이블, 용이케이블)이 SK브로드밴드의 하청업체로 유지되고 있다. 방웅 지회장은 전북, 천안, 아산, 세종 권역을 담당하는 중부케이블 소속이다. 이들 하청업체와 SK브로드밴드 사이의 계약은 2022년 1월에 만료된다.

Q. 합병 이후 달라진 게 있나요?

"이름만 변경이 됐을 뿐이고, 전혀 달라진 게 없어요. 처음에는 기대를 했었죠. SK브로드밴드 하청업체는 홈앤서비스 자회사로, LG유플러스 하청업체도 홈서비스 자회사로 전환되면서 고용을 보장받은 상태니까요. 그래서 원청이 바뀌면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을까 했지만 원하청 구조가 그대로이다 보니까 원청에서 전혀 개입을 안 하더라고요. 개입하면 하청업체에게 빌미를 줄 수 있다며 선을 그었어요. 자기들은 유지보수비용만 내려줄 수 있고 나머지는 하청에서 알아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죠."

Q. 업계의 특성상 미래 전망에 있어서 불안하신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는 게 6G, 7G가면 핸드폰 쓰듯이 무선 통신을 받아서 쓸 수 있게 되지 않겠냐, 장비만 택배로 받아서 고객이 TV만 연결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러면 인력이 필요 없어지거든요. 일부 통신사는 그렇게 하고 있어요. 셋톱을 기사가 가면 설치비가 있고, 택배로 받으면 설치비가 없고요. 불안한 직종이죠."

 

노동조합 생긴 이후로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어요.

Q. 어떤 계기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셨나요?

"일하던 여러 회사가 망하면서 전전하다가 2013년도 11월 달에 티브로드 하청업체인 지성통신에 지인 소개로 입사했어요. 그런데 그 시기가 티브로드 노동조합이 생길 때였어요. 처음 단체협약을 맺고 임금 기준을 잡은 큰 해였고 전주에도 조합원들이 생기고 있었죠. 입사하고 일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고, 조합에 대해서도 별 생각이 없어서 일하면서 살펴보고 있었죠. 그러다가 2014년도 초에 소개해줬던 동생이 노동조합에 가입을 하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멋모르고 가입을 하게 되었죠.

그런데 가입하고 얼마 안 있어서 전면 파업을 하는 거예요. 4개월을 원청 앞에서 살다시피 하고 나중에는 노숙투쟁까지 멋모르고 겪어 본거죠. 어떻게 보면 몰랐기 때문에 수월하게 지나간 것 같기도 해요."

Q.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바뀐 점이 있다면요?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에는 회사가 영업실적을 따졌어요. 현장에서 가입자를 유치하는 영업이 이뤄지는데요, 기사들이 영업을 많이 하면 일찍 보내주고 못하면 10시까지 반성문도 쓰고, 전단지도 돌리고 했어요. 조합이 생기고 나서는 압박으로부터 조금 벗어났죠. 저희에게도 쟁의권이 있으니까요.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에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서로 경쟁이 심하게 붙었었는데요, 노동조합 생긴 이후로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어요."

Q. 지회장이라는 직책은 어떻게 맡게 되셨나요?

"지회장으로서는 3년 차 이구요, 아무도 손 안들고 있어서 제가 해보겠습니다! 했죠. 지회장하기 전에 부지회장을 1년 정도 했었어요. 지회장님이 이제 힘들다고 나가시면서 자연스럽게 맡게 되었죠. 그러면서 지금 전임까지 겸임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큰 슬로건은 직고용 투쟁이죠.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Q. 현재 투쟁하고 계신 사건의 경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5월 4일 자로 부당전보 6명, 부당해고 6명으로 공고를 받았어요. 전보는 5월 9일 자로 발령이 났고, 해고는 6월 27일자로 예정되어 있어요. 4월 노사협의회 자리에서 사측이 ‘2023년 1월 달에 계약이 종료가 되는데 우리들도 살아야하지 않겠냐. 업무효율성을 위해 전보를 보내고, 정리해고로 해서 인원 감축을 해서 살아보겠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대놓고 이야기 한 거죠. 사측에서 4월 26~27일 이틀간 희망퇴직자를 받았고요, 바로 그 뒤에 전보와 정리해고 통보가 왔어요. 

정리해고를 위한 전보라고 보고 부당전보 통보를 받은 6명 중 조합원 5명은 전주센터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중부케이블 소속 노동자 중 총 9명(전주 6명, 아산 1명, 천안 2명)이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모두 조합원이다.

2022년 5월 19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한 정리해고를 강행한 중부케이블을 규탄하는 것과 지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2022년 5월 19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한 정리해고를 강행한 중부케이블을 규탄하는 것과 지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5월 19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방 웅 지회장의 모습이다.
5월 19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방 웅 지회장의 모습이다.

 

Q. 인원감축에 따라 하청업체가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운영체계인가 보네요.

"가입자 수에 따라 유지보수비를 받아요. 직원 수로 계산 되는 것이 아니라, 전주 지역의 티브로드 가입자 수만큼 비용으로 내려와요. 여기에 인건비, 센터 관리비가 다 포함되어 있죠. 가입자가 줄지 않는 한 사측은 인력이 줄면 그만큼 마진을 챙겨가는 거죠."

Q. 정리해고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부케이블은 (원청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2022년 12월 이후) 원청이 고용을 승계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진행하는 거라고, 원청이 고용승계를 책임진다고 하면 본인들도 정리해고 할 필요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를 볼모로 삼아서 노동조합이 원청과 싸워서 필요한 것을 얻어줬으면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하청업체가 원청에게 요구하는 건 고용승계를 원청이 책임지고, 연차수당에 대한 책임, 그리고 자기들이 떠나가면서 발생하는 비용들이 있거든요. 자동차 리스비용, 핸드폰 통신요금, 장비이용료 등을 본인들이 하나도 책임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거 같아요. "

Q. 이전에도 고용승계 투쟁이 있었죠?

"2016년 3월 1일자로 업체가 변경됐거든요. 새로운 업체가 조합원들은 안 받겠다고 선을 그어서 8개월 정도 투쟁을 해서 복직을 한 거죠. 그때는 정말 앞이 안 보이는 해고 복직투쟁이었어요. 조합원 스물 몇 명이 해고를 당했고 중앙시장에서 3보1배 투쟁을 그 때 한 건데 굉장히 힘든 싸움이었죠.

이후에 2018년에 중부케이블로 업체가 변경될 때 또 한 번 해고가 있었죠. 전송망 조합원 한 명을 명절 전에 해고통보 했다가 지노위에서 구제를 받아서 복직되었어요. 이때부터 중부케이블과 악연의 시작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요."

Q. 작년에는 임금체불로 인해 진정서도 넣으신 거로 아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2014년도에 원청과 합의를 할 당시에 기본급이 많이 낮았어요. 그래서 급여를 인상시키는데, 연장근무라는 항목을 만들어서 포괄급여로 넣었어요. 평일 21시간, 주말 격주해서 14시간해서 총 35시간으로요. 2019년도 7월 달에 중부케이블에 쟁의행위를 했더니 회사가 폐지시켰고요. 협의를 통해 복원이 됐다가 12월에 쟁의행위를 했더니 다시 연장근무 방식을 변경하면서 금액을 안주더라고요. 기존에는 포괄급여이기 때문에 신청하든 안 하든 다 받는 거였는데, 이제는 저희가 일일이 적어서 올려야 해요. 그래서 올라간 시간만큼만 주겠다고 바뀌었어요.

쟁의행위를 했는데 보복으로 임금을 건드렸기 때문에 부당노동행위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했죠. 중노위에서도 승소했는데 회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해서 행정소송 1심까지 저희가 승소했고요, 현재 심이 진행 중이에요.

노동위원회에서 회사가 연장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했으니 체불임금이에요. 작년 추석 때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 명절 전에 임금체불 다 받아주겠다고 걸려있었어요. 그래서 저희도 작년에 기자회견하고 진정서를 넣은 건데 그게 지금까지 오고 있는 거예요. "

Q. 앞으로 투쟁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업체 계약기간이 2022년 12월로 끝나니 큰 슬로건은 직고용 투쟁이죠.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그런 과정에서 악덕업체인 중부케이블을 퇴출 시켜야 되는 거죠. 결국 원청 대상으로 싸워야하기 때문에 중앙에서 모여서 집중투쟁 해야 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2014년도 처음 경험했던 그 투쟁을 다시 경험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웃음).

*현재 SK케비지부 전주지회는 중부케이블 전주센터 앞과 SKT전주지사 앞에서 출근 선전전을 진행 중이다.

2022년 6월 7일, SK브로드밴드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전주지회 조합원들이 함께 SKT전주지사 앞에서 출근선전전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2년 6월 7일, SK브로드밴드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전주지회 조합원들이 함께 SKT전주지사 앞에서 출근선전전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번 뭉쳐서 돌파할 때는 같이 돌파하죠.

Q.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보람 있던 일이 있으셨나요?

희망연대노조 내에 희망씨라는 비영리단체가 있어요. 각 지역마다 지역모임이 활성화되어 있고, 전주도 지역모임이 있어요. 각 지부에서 한 달에 한 두 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데 전주지역모임은 역사가 짧은 편이지만 가장 활발해요.

저희는 모여서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해요. 저도 2019년 쯤에 지역모임에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지역의 아동센터에 가서 낡은 도배, 장판을 교환해드리고, 전등 교체랑 청소도 해드리고 있고 형편이 어려운 가정집에도 가서 도와드리고 있어요. 환경을 나아지게끔 바꿔드리는 게 저희의 일이에요. 꾸준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고 있어요. 마치 우리 집 치우는 것처럼요.

Q. 노동조합으로부터 의지가 되었던 부분은 무엇이 있나요?

가장 큰 의지는 함께한다는 거죠. 혼자는 헤쳐 나갈 수 없는 부분을 단체의 힘으로 결합해서 이뤄내니까요. 이 부분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조합원들끼리도 오랫동안 근무해서 투닥거리면서도 잘 지내요. 한번 뭉쳐서 돌파할 때는 같이 돌파하죠.

Q. 마지막 한 마디 부탁드려요!

노동조합은 곧 연대고 가족이고 힘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동자의 힘이요(웃음). 노동조합을 망설이는 분들께 당장 가서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려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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