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학교는 교육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달라진 시대 속 학교와 교육복지의 역할 토론

  • 기사입력 2022.06.21 14:52
  • 기자명 신재용 기자 (교육공무직본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2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달라진 시대, 학교의 변화와 교육복지 정책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에서 주최했으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과 교육 관계자, 학부모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급식, 돌봄, 교육행정지원, 교원대체직종, 청소(환경) 및 당직(경비) 등 학교에서 일하는 90여 개 직종의 무기계약직 공무직원이 모인 노동조합이다.

교육복지는 교육의 보조가 아닌 본질과 관련, 일시적 사업 아닌 일상적이고 기본적인 패러다임으로 만들어야

주제 발표는 김인희 열린교육복지포럼 이사장이 맡았다. 김 이사장은 교육복지를 교육소외를 물리치기 위한 '일상적 면역 기능'으로 정의하며 발제를 시작했다.

김 이사장은 교육복지를 일상적, 보편적으로 작동하는 교육시스템 또는 패러다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교육복지’ 하면 어려운 학생 도와주는 예산 많이 드는 사업, 교육복지사가 하는 것으로 인식된다”라며, “(한시적) 사업이 아니라 교육과정처럼 일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김 이사장은 “교육과 학습은 가정환경이나 지역 여건 등 개인의 외적 상황이 작용하는데, 학교가 이를 통제하거나 책임질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므로 학교뿐 아니라 지역, 사회, 국가가 협력하면서 유연한 교육복지공동체를 만들자고 했다.

아울러 그는 현 교육 패러다임을 ‘효율’로 정의하며 이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효율 패러다임은 능률, 속도, 질서 등을 강조하며 그동안 성과를 냈다. 그러나 학생 개인의 주체성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학습을 즐거움이 아닌 수동적인 의무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미래 사회에 맞지 않으며, 개개인을 존중하고 학습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성장’ 패러다임으로 바꾸자고 했다.

“‘교육복지의 주체’로서 교육공무직의 정체성을 수립하고자 한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교육공무직의 시선에서 교육복지를 말했다. 박 국장은 “지금까지 교육공무직이 ‘차별에 저항하고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였다면, 앞으로는 ‘교육복지 주체’로서 역할과 가치에서 정체성을 찾겠다”라고 했다.

박 국장은 교육복지를 ‘교육의 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는 제반 공적 교육지원 체계’로 정의했다.

박 국장은 “교육의 목적은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며, 이는 김인희 이사장이 말한 '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성장하려면 교육복지가 있어야”하며, “교육과정과 교육복지, 교육행정이 협력하고, 통합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의 ‘<교육복지 +플러스학교>’정책을 소개하며 교육복지를 강화해서 가정환경의 격차에 따라 교육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고, 학교의 공공성과 포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교육복지 +플러스학교>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교육복지 확대를 골자로 내세운 정책 브랜드로, ▲보육과 돌봄 ▲식생활(급식) ▲정서안정(상담) ▲이동 지원 시스템 ▲특수 아동 지원 ▲방과후 과정 ▲노사관계 및 처우 개선 ▲교육과정과 교육복지의 협력 ▲민주적, 체계적 교육행정 지원 ▲노동존중 등 10가지 세부 과제가 있다.

아울러 박 국장은 <교육복지 +플러스학교>를 교육당국도 함께 하자고 했다. 그는 교육복지를 강화하면서 교육공무직 노사관계에서 반복되는 갈등과 분규를 넘어, 노사가 학생의 성장을 위한 협력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학교의 역할에 대한 논의부터 하자” “아동 중심의 교육복지가 이뤄지길”

노시구 전교조 정책실장은 학생이 성장하기 위해서 학교뿐 아니라 가정, 사회가 교육복지의 공간이 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했다. 또, 학생에게 생기는 여러 문제나 교육소외를 두고 “학교나 교사가 할 수 있는 한계를 느낀다”며 교육복지를 위해 사회 전체가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노 실장은 교육복지 패러다임에 동의하지만, ‘학교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노 실장은 교육기본법 제2조를 언급하며 “교육기본법에 있는 교육의 목적은 '인격 도야'와 '민주시민 양성'”이라며, 교육복지는 교육의 목적에 없다고 했다.

또 노 실장은 “해양사고가 나면 학교에서 수영을 가르치고, 여성의 사회진출에 필요하니 돌봄을 저녁 늦게까지 학교에서 제공하라고 한다”라며 사회 문제가 생기면 해결을 학교에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없었다면서 “학교가 맡은 역할과 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논의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게 교육복지다”라고 힘줘 말했다.

박민아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양육자에게 학교는 더는 교육의 공간만이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박 대표는 “교육복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매우 환영한다”라며 “학교는 아이들이 다양한 사회관계를 맺고 정서적, 감정적 교류를 하는 공간”이라며, 학교의 돌봄 기능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급식, 위클래스(상담), 방과후 등을 학교의 돌봄 기능으로 언급했다. 그는 “'돌봄'의 기능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돌봄을 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과 재평가가 이뤄져야” 하며, 돌봄의 질적 성장을 위해 “돌봄을 행하는 돌봄 노동자와 급식 노동자 등 학교 안 교육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학교는 돌봄 기능을 축소하려 한다”라고 지적하며, 행정이나 공급자 중심이 아닌 아동 중심의 교육복지가 이뤄져야 한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사업'의 틀을 깨야 한다” “교육복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전문 인력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교육부 패널로 참석한 이상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과장은 “김인희 이사장의 발제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라며 교육복지는 교육복지사나 교사만의 일이 아닌, 학교 구성원 누구나 교육복지의 주체가 된다고 했다. 그는 교육복지를 개인의 일로 좁히지 말고, 학교뿐 아니라 지역 사회가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이 과장은 “(교육복지의 대상인) 학생을 생각한다면 사업의 틀을 깨야 한다. 사업은 수단일 뿐, 그 목적은 학생을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며, ‘학생 성장 통합 지원’ 측면에서 교사, 교육복지사, 상담사 등 여러 직종이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가칭)학생성장기본법’이라는, 교육복지에 대한 일반적인 법이 제정돼야 하며, 학교 안의 조직 문화도 서로 돕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교육청 패널로 참석한 최진용 경기도교육청 교육복지기획과장은 ▲교육복지에 대한 인식 개선 ▲학생 성장을 위한 통합 지원 기반 마련 ▲교육복지 정책 추진을 위한 인력 확대라는 3가지 측면에서 교육청의 역할을 제시했다.

최 과장은 1990년대 중후반에 교육복지 개념이 등장했으나, 지금까지 교육복지는 ‘시혜’, ‘저소득층 지원’ 측면에서 이뤄졌다고 했다. 최 과장은 “교육복지는 저소득층 지원을 넘어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모든 학생의 유의미한 학습 경험과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라며 교육복지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 과장은 교육복지를 위해 학교 안의 여러 주체가 서로 돕고, 학교 밖의 여러 조직과도 협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체계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예산 제약으로 인력 확대가 어렵지만, 교육복지기획과가 교육복지를 효율적, 통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만큼 더 고민하겠다고 했다.

 

*본 기사는 <오 마이 뉴스,oh my news>에도 기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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