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민주노총 제주본부, 최저임금 결의대회…“최저임금 요구안 수용하라”

제주지역 노동자, 최저임금 대폭 인상 촉구
"최저임금,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어야"
'중소 자영업자 어려움=최저임금 탓' 주장에
"과도한 임대료, 수수료가 원인" 입모아

  • 기사입력 2022.06.23 15:25
  • 기자명 박한솔 기자 (제주본부)
6월 22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최저임금 올리고 사회양극화 줄이고 제주지역 결의대회'가 열렸다.

양대노총이 금년 대비 18.9% 인상된 시급 1만890원(월227만6010원)의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시한 가운데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지난 6월 22일 ‘최저임금 올리고 사회양극화 줄이고 제주지역 결의대회’(이하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내년도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과 더불어 노동자와 중소 자영업자의 공존을 위한 ‘을들의 연대’를 결의했다.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이날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치솟는 물가에 비해 낮은 임금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계속되는 불평등과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는 길놀이 풍물패 ‘마로’의 공연을 시작으로, 민주노총 제주본부 몸짓패 ‘혼디어우러졍’, 부르키나파소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악기 연주 등 다양한 문화공연이 함께 진행됐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임기환 본부장

대회사에서 민주노총 제주본부 임기환 본부장은 최저임금 노동자가 제주지역 전체 노동자의 절반에 이르고, 그마저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4만 명에 육박하는 제주지역 노동 실태를 지적하며 최저임금 인상 투쟁에 전조직적 결의를 모으자고 강조했다.

임기환 본부장은 “윤석열 정부와 자본은 재벌과 부자들의 세금은 내려주면서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빌미로 절박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말자고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정책을 비판했다.

임기환 본부장은 또 “우리 헌법 제32조와 최저임금법은 국가가 노동자의 적정임금을 보장해야 하고,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하여 노동자의 생활 안정을 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최저 생활수준은 업종에 따라 달라질 수도 없으며, 누구에게 차별 없이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발언에서 제주 평화나비 정나연 학생은 대학생에게 최저임금 인상이 갖는 의미를 전달했다.

제주 평화나비 정나연 학생

정나연 학생은 현재의 최저임금으로는 대학생들이 생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정나연 학생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최저시급을 받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살아가기 부족해 여전히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처지”라며 “물가가 비싼 제주의 경우 한 끼에 1만원을 넘는 식비를 감당하지 못해 학생들이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떼운다”고 말했다.

또 정나연 학생은 “대체로 최저임금을 받는 학생들은 질 좋은 식사를 할 수도 없고, 월세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업 이외의 시간을 알바로만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머잖아 노동자가 될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노동 존중’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했다.

연대발언에서 제주여성인권연대 송영심 대표는 여성 노동자가 고용시장에 겪는 차별 사례를 제시하며 여성 노동자의 지위 향상과 성평등 사회 구축을 위해 최저임금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발언 중인 제주여성인권연대 송영심 대표
발언 중인 제주여성인권연대 송영심 대표

송영심 대표는 최근 주장되고 있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이 ‘빈곤의 여성화’를 가속화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최저임금 차등 지급 사업장은 대체로 여성들이 많이 고용된 서비스업과 임시직, 파견직에 집중되어 있다”면서 “여성 노동자 상당수가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인 상황에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여성 빈곤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빈곤의 여성화를 막기 위해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반대해야 하며, 최저임금 또한 인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발언을 맡은 민주일반연맹 제주본부 박현우 본부장은 코로나19로 노동자들의 생존이 위태로워진 가운데 홀로 엄청난 이윤을 거둬들인 재벌 대기업을 겨냥했다.

민주일반연맹 제주본부 박현우 본부장
민주일반연맹 제주본부 박현우 본부장

박현우 본부장은 “코로나로 인해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많은 대기업들이 70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한다.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낸 기업들도 무려 여덟 군데나 된다”고 말했다.

박현우 본부장은 최저임금 인상 자제를 요구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는) 이렇게나 많은 기업들이 막대한 이윤을 획득했음에도 기업의 법인세는 낮추고, 노동자들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최저임금은 줄이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급등하는 물가와 심각해진 양극화 속에서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해 윤석열 정부가 양대노총의 최저임금 요구안을 즉각 수용할 것을 요구하며,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시도 저지, 중소 자영업자와의 연대 등을 힘차게 결의했다.

결의문을 낭독하는 조합원들의 모습
결의문을 낭독하는 조합원들의 모습

참가자들은 “탐욕스러운 자본과 그 대변인인 윤석열 정부가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을 강행하다 부결되었음에도 연구 용역을 의뢰하는 등 최저임금 무력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저임금-장시간 노동자의 생존은 안중에 없고, 오직 친자본-친기업 행보만 하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또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위축, 물가폭등, 중소 자영업자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자본과 정부의 주장도 모두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참가자들은 통계자료를 근거로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설명하는 한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과도한 임대료, 원자재비 상승, 프렌차이즈 수수료 등에서 기인한 것일 뿐 인건비는 주요한 원인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대노총은 지난 6월 21일 최저임금 노동자위원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시급 1만890원의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안했다. 노동계는 국내외의 경제 상황과 불평등 해소, 최저임금 노동자의 가구생계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이같은 요구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2023년도 최저임금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길거리 풍물패 '마로'의 식전 공연 모습
길거리 풍물패 '마로'의 식전 공연 모습
민주노총 제주본부 몸짓패 '혼디어우러졍'의 공연 모습
민주노총 제주본부 몸짓패 '혼디어우러졍'의 공연 모습
부르키나파소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공연 모습
부르키나파소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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