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거제로 달려와주십시오, 여기 전태일이 있습니다”···대우조선 하청지회 결의대회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총파업 투쟁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
‘노동자는 하나’ “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투쟁 함께해야”

  • 기사입력 2022.06.24 19:21
  • 최종수정 2022.07.25 01:00
  • 기자명 조연주 기자

“민주노총 전체노동자 동지들과 양경수 위원장에게 부탁드립니다. 거제로 달려와주십시오. 여기에 전태일이 있고 민주노총의 정신이 있습니다. 함께해서 승리할 수 있는 그 날을 거제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나온 간절한 목소리다.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케이지 안에서 피켓을 들고있다. ⓒ 변백선 기자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케이지 안에서 피켓을 들고있다.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총파업 투쟁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에서 24일 오후 3시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1000여명의 금속노조 조합원과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비정규직이제그만 등이 함께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파업투쟁에 힘을 싣기 위해 전국의 조합원 동지들이 거제를 찾았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임금 30% 인상 및 단체협약 체결 등 요구하며 지난 2일 파업을 시작한 지 오늘로 23일을 맞았다. 이틀 전 22일에는 조합원 7명이 옥포조선소 1도크 선박을 점거하고 끝장 투쟁에 나섰다.

유최안 부지회장은 이곳에서 유언장을 작성한 후 신나통을 들고 1세제곱미터의 케이지를 만들어 스스로를 가두고 용접했다. 목숨을 담보로 한 조합원들의 파업 투쟁으로 인한 긴박한 상황이 대우조선에 펼쳐지고 있다.

조선업계 최대호황기를 맞은 시점에서도, 하청사에서 숙련공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지난 5년간 삭감된 임금 30% 회복을 주요 요구로 내세워 집단교섭 등을 진행했지만, 하청사들은 권한이 없다며 교섭과 책임을 회피중이다. 지회가 원청인 대우조선과 대주주 산업은행이 파업해결에 나서야 하다고 촉구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를 점거한 조합원들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를 점거한 조합원들 ⓒ 변백선 기자 

결의대회 무대에 오른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분열된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가져올 투쟁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상 모든 변화들이 처음에는 불가능하게 여겨지지만, 1%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에 의해 이 세상은 변해왔다. 99번 실패하고 쓰러지더라도 단 한번의 승리를 위해 가는 것, 그게 바로 지금 우리의 투쟁”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자본의 논리와 설득돼 자신의 처지를 잊고 그 안에 안주하려는 안타까운 노동자들이 있다. 그들은 끊임없이 생산하고 움직이는 주체가 노동자계급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금 유최안 부지회장이 들고있는 신나통은 살기 위한 몸부림이자, 차별받고 목숨걸고 현장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를 위한 무기이자, 새로운날을 기다리고 바라는 우리들의 희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자신이 20년 넘게 축적한 용접기술로 감옥 만들어 스스로 가둔 노동자의 절규가 있다. 지회승리가 금속노조 전체 승리가 될 수 있도록, 나아가 노동자계급 전체 승리가 될수있도록 함께해달라”고 한 뒤 “민주노총 노동자들과 지도부와 양경수 위원장에게 부탁드린다. 거제로 달려와달라. 여기에 전태일이 있고 민주노총의 정신이 있다. 함께해서 승리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 변백선 기자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 변백선 기자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참으로 참혹하고 야만적인 시대다. 거통고 대우조선하청 노동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투쟁에 돌입한 지 전면파업이 23일차를 지나고 있다”고 한 뒤 대우조선해양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향해 “구사대와 공권력을 동원해 이 사태를 종결하려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금속노조의 이름으로 중단할 것을 엄중 촉구한다”며 “이러한 경고에도 이 사태가 계속해서 파행으로 간다면 이 투쟁은 거제를 넘어서 전국으로 확대될것임을 이 자리에서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안석태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35년 전, 월급 30만 원 받고 500시간 일하며 살아간 노동자들이 있었다. 배를 만드는 주인이지만 진수(배를 띄움)하는 날에는 높으신 양반들 눈치 본다고 구석에서 바닥에서 숨어 살던 노동자들이 있었으며, 배 떠나던 날 담배한모금 소주한잔 들이키며 배 만들다 죽어간 동료들 위로하며 한탄하는 노동자들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배의 주인이지만 주연도 조연도 못됐던 이들이, ‘인간선언’하며 사람답게 살겠다고 푸른깃발 아래 모인 지 35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 뒤 “힘 있는 사람은 약한 자를 위해 나서야 한다. 정규직은 비정규직을 위해 나서야 한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함께 투쟁하는 것이 금속노조의 역할이다. 승리로 결속하자”고 외쳤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총파업 투쟁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총파업 투쟁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총파업 투쟁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총파업 투쟁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 ⓒ 변백선 기자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동지들을 박멸한다 솎아낸다는, 자본의 공격이 임박한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달려왔다. 윤석열 정권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목숨 걸고 투쟁하는 내 동지들을 공격한다면, 민주노총의 힘을 단호하게 대결해 나갈 것”이라고 짧게 발언했다.

결의대회 발언을 마친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지역 본부장과 김형수 거통고하청지회장은 1도크 점거 농성 현장을 찾았다. 이태의 부위원장은 케이지에 스스로를 결박한 유최안 부지회장에게 “반드시 살자. 살아달라, 민주노총도 함께하겠다”고 말했고 유 부지회장은 이에 “살아서 나가고 싶다. 민주노총을 믿겠다”고 답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총파업 투쟁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 ⓒ 변백선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총파업 투쟁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 ⓒ 변백선 기자 
유최안 부지회장과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유최안 부지회장과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유죄안 부지회장이 손을 흔들고 있다. ⓒ 조연주 기자 
유죄안 부지회장이 손을 흔들고 있다. ⓒ 조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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