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2023년 최저임금, 법정 결정기준 4개 중 1개 반영한 졸속안”···민주노총 이의제기

공익위원 제시안, 최저임금 결정 기준 중 하나만 반영
법정기한 맞춰 급급하게 표결된 졸속적 결과 인정못해
최저임금은 ‘시간당’인데, ‘취업자 숫자’만 고려한 산식
"물가폭등+산입범위 고려하면 실질적 임금 줄어들어"

  • 기사입력 2022.07.05 17:45
  • 최종수정 2022.07.05 17:53
  • 기자명 조연주 기자
7월 5일 민주노총 12층에서 최저임금 이의신청 기자회견이 열렸다. ⓒ 김준 기자

민주노총이 지난달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과,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을 산정하는 방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5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절차와 내용 모두 졸속적으로 심의된 2023년 최저임금액에 대해 이의제기한다며, 법에 재심의를 보장하라고 노동부에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공익위원들이 지난 최저임금 전원회의에서 제기한 최저임금 산출식은 최저임금 결정기준인 ▲노동자 생계비 ▲유사노동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중 ‘노동생산성’만을 반영했을 뿐, 최저임금심의의 가장 기본이 되는 ‘노동자 생계비’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지난달 29일 마지막 최저임금 수준(=금액) 논의에서 ‘경제성장률 2.7%+ 물가상승률 4.5%-취업자 증가율 2.2%’을 산식으로 제시하며 2022년 대비 5% 인상안을 내놓았다.

최저임금법 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노동자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해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향상을 도모해야 한다(1조). 또한 최저임금의 결정기준은 ‘노동자의 생계비, 유사노동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이다(4조).

공익위원들의 산식은 법에서 규정한 기준을 무시하고 제시된 ‘졸속 최저임금’을 철회해야 한다고 민주노총은 정했다. 민주노총은 “노동계가 주장하고 국민들이 동의하는 생계비를 배제한 결정된 심각한 오류가 있음에 따라 2023년 적용 최저임금액 시급 9620원은 철회돼야 한다. 노동자의 생계비가 반영된 최저임금 수준으로 재심의 해야 한다”고 했다.

7월 5일 민주노총 12층에서 열린 최저임금 이의신청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 결정의 문제점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이창근 민주노동연구위원. ⓒ 김준 기자

법에 명시된 기준을 배제한 것과 함께, 민주노총은 공익위원의 산식 내용 자체를 지적하며 이대로라면 노동자간 임금 격차를 줄이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산식은 국민경제노동생산성증가율을 구하는 산식이라고 이창근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가령 공익위원이 제시한 산식대로라면, 국민경제노동생산성증가율이 1% 오를 때, 최저임금도 똑같이 1% 증가하므로, 노동자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할 여지가 개입할 수 없다. 오히려 영구히 임금격차를 유지하기 때문에, 본래 취지(=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수준 보장)에 반대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공익위원이 산식에서 ‘취업자 증가율’을 ‘취업자 수 증가율’로만 두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취업자의 수가 증감한 것만으로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일자리 질의 저하)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최저임금(=노동의 최저가치)이 ‘시간당’으로 정해지는 상황에서, 취업자 수만 반영된 지표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민주노총은 권순원 공익위원 간사가 인터뷰를 통해, 최저임금의 목적인 노동자의 생활안정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는 산식을 ‘향후 최저임금법과는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활용 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초법적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최저임금의 취지와 목적이 크게 훼손되고 최저임금위원회의 존립 자체를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민주노총 최저임금 이의제기서
민주노총 최저임금 이의제기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최종 공익위원들이 제출한 2023년 최저임금 단일안은(시급 9620원, 올해 대비 5% 인상)안은, 나날이 물가폭등하는 상황에서 물가인상율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2018년 개악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반영했을 시 실질적 삭감에 준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대로라면 저임금노동자의 임금수준은 더욱 열악해질 것이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이 이런 방식으로 결정되는 것 자체가 최저임금위원회 위상을 정부와 공익위원의 졸속적 운영으로 위상을 하락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또한 최저임금이 절대적 임금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최저임금인상이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대다수 저임금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목소리와 요구를 전면 부정하고 무시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7월 5일 민주노총 12층에서 열린 최저임금 이의신청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 ⓒ 김준 기자
7월 5일 민주노총 12층에서 열린 최저임금 이의신청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 ⓒ 김준 기자

 

7월 5일 민주노총 12층에서 열린 최저임금 이의신청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 ⓒ 김준 기자
7월 5일 민주노총 12층에서 열린 최저임금 이의신청 기자회견. ⓒ 김준 기자
7월 5일 민주노총 12층에서 열린 최저임금 이의신청 기자회견.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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