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공동휴게실 설치로 산업단지 밀집지역 노동자 실질적 쉴 권리 보장해야”

전국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및 대책마련 토론회

  • 기사입력 2022.07.06 21:40
  • 최종수정 2022.07.07 10:10
  • 기자명 조연주 기자

오는 8월 휴게실 의무화가 시행되지만, 시행령안의 허점이 사실상 휴게실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업장 노동자들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단지 내 밀집지역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쉴권리 보장을 위해서는 공동휴게실을 마련·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전국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및 대책마련 토론회가 국회에서 6일 오전 10시 열렸다. 민주노총이 주관하고 정의당 강은미 류호정 이은주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나상명 고용노동부 직업건강증진팀 사무관. 김길중 산업통상자원부 입지총괄과 행정사무관, 안무권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구조고도화 사업실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가 돼 올해 시행을 앞둔 가운데 토론회가 열렸다. 노동안전의 진일보한 이 개정 법안은 사업주의 휴게시설 설치 의무가 강제되고,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휴게시설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에서 의미를 지니지만, 이 기준대로라면 작은 사업장 노동자의 쉴 권리를 외면하는 허울뿐인 법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따른다.

정부의 시행령안에 따르면, 20인 미만의 사업장과 20억 미만의 건설공사 사업장 등은 휴게실 의무화에서 배제된다. 또한 시행령안은 1인당 최소면적이나 성별 구분 등의 기준은 제시하고 있지 않아, 실질적인 노동자들의 휴게시설에 대한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2022 산업단지 휴게실 복지 실태조사 분석 발표 기조발제에 나선 박준도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은 “산업단지 노동자 43.8%는 휴게실을 이옹하지 못하고 있고, 휴게실 부재로 인한 피해는 저임금노동자에게 더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기존 휴게실의 경우에도, 공간도 좁고 개수 부족으로 개선할 점이 많”고 한 뒤 “(산업단지 내) 공동 휴게실은 부족한 휴게실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노사정을 현실화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휴게실이 없는 노동자보다는 휴게실이 있는 노동자에게서 분위기 요건이 크게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휴게실의 존재 자체가 쉴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의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독립된 공간에 마련된 휴게실은 그 자체로 눈치를 덜 봐도 되는 분위기를 조성함. 휴게실 자체가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리적 공간이 부족한 산업단지 내 노동자들의 쉼을 보장하는 대안으로 ‘공동휴게실’을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작은 사업장을 위한 ‘공동 휴게실’을 곳곳에 만들고 이를 노사정이 공동으로 운영, 관리, 개선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처럼 대규모 집적 시설에는 층마다 공동 휴게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입주자 대표와 노동자 대표가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국의 주요 산업단지 내 식당 주변, 공원 주변 등 여러 곳을 선정해 지자체와 산업단지관리공단, 사용자 단체(입주 기업체 대표자협의회 등)와 지역 노동조합이 공동 휴게실을 설치,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면서 “원청 대기업과 지역 선도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휴게실은 원청·대기업이 참여하는 ‘공동근로복지기금’을 활성화하는데도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국장은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결과 특성을 두고 “애초 예상한 것보다 휴게시설 없음 비율이 높게 나왔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 임대료 인상 등으로 애초부터 공간의 부족으로 설치를 하지 않은 경우와 휴게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관리가 안 돼 창고로 사용하거나 방치되어 휴게실 기능을 상실했을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태조사에서도 휴게실 미설치 이유로 좁은 공간 (33%), 무관심 (28.8%), 법적 의무 아님 (17.5%)비용 (13.7%) 순서로 좁은 공간과 무관심이 높았다며, 비용문제는 법적 의무 아님은 4순위 나타내 사업장 내 휴게시설은 산업단지 아파트형 공장화 임대율의 증가 등 공간문제가 있으면 이를 위해 사용주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위해 법적 의무설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2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58.2%가 휴게실이 없다고 답했고, 50인 미만 사업장 또한 40.6% 휴게실 없다고 응답한 사실을 두고는 “휴게시설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 어딘지 실태조사는 말하고 있다”며 저임금(62.4%) 노동자일수록 노동자의 휴게실 이용빈도가 높지만, 정부는 휴게실 의무설치 시행령이 20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지는 증언 토론에서 나선 박태현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부지회장은 “중소영세 작은사업장은 휴게실을 설치할 공간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 접근성이 좋은 거점을 정해 공동휴게실을 설치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실제 시화공단 작은 사업장 밀집지역에는 구내식당을 마련하기 힘든 사업장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식당골목이 형성돼 있다. 골목 중앙에 공동휴게실을 설치한다면,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휴식을 취하고 업무에 복귀할 수 있는 효율적인 동선이 형성돼 노동자들의 호응이 클 것”이라며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다.

이재영 금속노조 인천지부 부평공단지회 지회장은 “부평의 경우 아파트형 공장 내 공동휴게실이 있지만 사용할 수 없는 조건이다. 짐이 있거나 문이 잠겨있는 상황인데, 회사에 문을 열어달라고 해도 열어주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외부 휴게실의 경우에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이용할 수 없다”며 실효성을 지적했다.

아울러 “휴게실이 설치됐다 하더라도 공간도 좁고 개수도 부족하다. 하청·파견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이 휴게실”이라며 “노동자들이 휴게실 요건으로 가장 중요하게 꼽은 것은 ‘쉴 수 있는 분위기’와 ‘충분한 휴식시간’인데. 즉 제대로 된 휴게실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는 남녀 구분, 충분한 면적, 접근성, 쾌적한 환경 등 세부 기준이 마련돼야 하며, 이를 노-사 간의 대화와 합의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노동계 토론자들은 정부의 제대로 된 법 제정을 요구하는 동시에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길 촉구하며, 법의 이행과 준수 여부를 감시하며 휴식권 보장을 위해 투쟁해나갈 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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