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통통톡의 노동자 마음건강] 변화는 말하는 습관이다

  • 기사입력 2022.07.20 12:01
  • 기자명 하효열 통통톡 운영위원장
통통톡의 노동자 마음건강
통통톡의 노동자 마음건강

쿠팡 노동자들의 투쟁이 길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공권력이 폭력을 행사하려 숨을 고르고 있다. 정권이 바뀐 지 불과 석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노동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습관이 입을 닫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사용자와 싸움을 시작하는 노동자는 없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세상에서는 그런 이상한 노동자들이 넘쳐난다. 세상이 늘 그래 왔으니 습관적으로 입을 다물고 생각없이 사는 사람이 절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은 입을 다물어서 생각이 멈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진짜 문제다. 최근 발표되는 대부분의 연구 결과는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고 생각을 바꾸는 것의 어려움을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세상을 바꾸려면 아무리 재미가 없어도 중얼중얼 혼잣말이라도 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야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어야 삶을 바꿀 수 있다.

습관이 삶을 바꾼다는 말을 믿어보자. 입 꽉 다물고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세상의 변화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살기 시작하면 금방 숨이 막히기 마련이다. 설사 상황이 좋아져도 그게 얼마나 좋은지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힘이 되는 기억으로 남고 어려울 때는 견딜 수 있는 힘이 된다.

말을 하지 않으면 생각이 바뀌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삶의 정당성이 덩달아 사라진다. 그럴 때 나도 말하지 않고, 생각도 바꾸지 않고, 행동도 하지 않으면 내 행동의 정당성도 길을 잃는다. 그래서 정당성은 습관에 비롯되는 것이다.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습관이다.

심리상담은 말하기이고, 말하기는 삶의 습관을 바꾸는 과정이다. 내 삶의 정당성을 내가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이 여정은 나와 세상에 대해 치유적이다. 그래서 쿠팡 노동자와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동지들과 함께하며 말하는 과정은 나와 주변인들 삶의 에너지와 의미를 생산하는 구체적인 산실이다. 또한 그들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마음을 다해서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사정과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 ‘기다릴 만큼 기다린 사람’은 국민과 정부가 아니라 ‘쿠팡과 하청노동자들’이란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고, 내 삶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도 만날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변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내가 지금 어떤지,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 말하고, 조금 쉬었다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다시 말해보자. 나에게도 말하고, 내 마음이 하는 말도 귀 기울여 보자. 그러면 ‘잘’ 변할 수 있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마음이 힘들어 상담실을 찾아오는 모든 분 들이 제일 처음 하는 말이 ‘여기 와서 마음껏 말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이다.

말을 잘할 필요는 없다. 대신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말을 찾는 노력은 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이 지금 내 속마음을 제대로 나타내고 있는지 늘 챙겨봐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하는 말을 끝까지 제대로 들을 수 있다. 연습 안 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하다 보면 상대가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당연하다 내가 엉터리로 말했으니까) 상대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보다 내가 한 말을 상대가 잘 알아들었는지 확인하기에 바쁘다.

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 잘 살필 수 있다면 다음에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해야 하는지 정하기 한결 편하다. 심지어 말을 바꾸어도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 사람은 매 순간 마음이 조금씩이라도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문명을 이룰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마음은 그때그때 조금씩 변한다는 사실을 편안하게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건강하게 사는 것임을 잊지 말자. 그리고 그 변화를 알아차리고 말하는 습관을 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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