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10만 서명운동’ 돌입한 가전제품 방문점검원들, “표준계약서 마련하라”

- 특수고용직인 방문점검원 업무상 비용 전가, 부당해고, 관리자 갑질에 시달려
- 법과 제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방문점검원
-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표준계약서 10만 서명운동 선포

  • 기사입력 2022.08.10 13:04
  • 기자명 신민시 기자 (서비스연맹)

가전제품 방문점검원들이 표준계약서 마련을 요구하는 ‘10만 서명운동’에 나선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 취급을 받는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 특수고용직인 이들은 업무상의 비용을 부담하고, 일하다 다치거나 아파도 쉬지 못하고, 언제든지 계약해지 될 수 있다.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업계의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스스로 나선 것이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이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10만 서명운동을 선포했다. ⓒ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이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10만 서명운동을 선포했다. ⓒ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10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만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정부가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공정한 표준계약서 마련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지발언에 나선 이현철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최근에는 관리자의 갑질로 하던일을 빼앗겨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건강 악화로 고독사하는 일도 발생하였고, 최소한의 기준도 없는 한 달짜리 계약서는 언제든지 잘릴 수 있는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한다”며 방문점검원의 현실을 폭로했다. 그러면서 “가전제품 방문점검원이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최소계정 보장 협의체 구성, ▲수수료 지급명세 투명화, ▲산업재해 예방 노력과 건강검진, ▲일방적 계약 해지 금지, ▲판매 강요 및 부당한 비용 청구 행위 금지 등을 포함한 표준계약서 마련에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발언하고 있는 이현철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 서비스연맹
발언하고 있는 이현철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 서비스연맹

연대사에 나선 김광창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방문점검원들은 일하는 곳이 달라도 공통점이 있다”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전반비용(교통비, 식비, 활동비 등)을 부담하고 ▲일하면서 발생하는 손해보상은 노동자가 임금과 수수료에서 공제 ▲시기를 불문하고 계약해지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더해 “노동자를 보호하는 아무런 법적 제도정치가 없는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직무유기”임을 꼬집으면서 “노동부의 역할은 방문점검원의 절규에 뒷북치지 말고 온전한 표준계약서 내용을 보장할 것”을 강조했다.

발언하고 있는 김광창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 서비스연맹
발언하고 있는 김광창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 서비스연맹

가전렌탈 업계에 통용되는 위임계약서에는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업무상 비용을 전가하는 등 방문점검원의 일방적 손해와 희생을 강요하는 내용이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 노동자로서 기본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전혀 다뤄질 수 없는 것이다.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왕일선 지부장은 “방문점검원들은 관리자 갑질로 일거리를 강탈당하거나 과노동에 시달리고, 한 달 단위 계약갱신 조항으로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며 “업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표준계약서 마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SK매직MC지부 임창도 지부장은 “수시로 해소, 수당되물림을 정당화하는 것이 지금의 계약서”라며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표준계약서라도 마련해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창도 SK매직MC지부 지부장(좌측), 왕일선 코디코닥지부 지부장(우측) ⓒ 서비스연맹
임창도 SK매직MC지부 지부장(좌측), 왕일선 코디코닥지부 지부장(우측) ⓒ 서비스연맹

노동조합은 표준계약서 마련을 위해 정부 부처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TV홈쇼핑 종사자, 온라인쇼핑몰 종사자, 애니메이션 제작자, 대중문화예술인(연기자․가수) 등의 업종에도 정부가 보증하는 표준계약서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특고지침’ 행정예고를 계기로 “노동자와 유사하나 자영업자적 특성으로 노동관계법을 통한 보호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경우,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직종별 표준계약서 등 도입·보급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노동조합은 “10만 서명운동을 통해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고 가전제품 방문점검원들의 권리를 찾는 길에 나설 것”이라며 “고용노동부가 이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고용노동청 관계자 면담을 통해 표준계약서 마련에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서명운동은 10만명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진행된다. 이후 9월 국회 토론회, 정부부처 협의 테이블 마련 등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마련을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선포했다. ⓒ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마련을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선포했다. ⓒ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마련을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선포했다. ⓒ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마련을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선포했다. ⓒ 서비스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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