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8개월···노동부 '부실·늑장 수사'에 커지는 현장 불신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노동부 감독 행정 무엇이 문제인가 현장증언 토론회'

  • 기사입력 2022.08.10 18:20
  • 기자명 조연주 기자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노동부 감독 행정 무엇이 문제인가 현장증언 토론회'가 10일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렸다 ⓒ 김준 기자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노동부 감독 행정 무엇이 문제인가 현장증언 토론회'가 10일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렸다 ⓒ 김준 기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8개월, 여전히 반복되는 중대재해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이 모아졌다. 민주노총은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 차원의 제도 개선 방안을 촉구하고 나설 방침이다.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노동부 감독 행정 무엇이 문제인가 현장증언 토론회'가 10일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렸다. 민주노총과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 이수진(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주최했다.

올해 1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 되었지만 여전히 중대재해가 반복되고 있다. 앞서 올해 상반기 중대재해 발생한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 실태조사 결과, 노동부 수사와 사업장 감독 및 재발방지 대책 수립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확인된 바 있다.

토론회 현장 증언으로는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최기철 부지부장,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흥알앤티지회 김준기 사무장, 금속노조 충남지부 김삼열 노동안전보건차장이 참여했다.

최기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부지부장은 올해 1월 크레인 오작동으로 인한 중대재해 발생 이후 한 달이 지나 압수수색이 들어오고 현재까지 아무런 결과도 듣지 못한 사례와 4월 2야드 판넬조립 2부에서 가스 폭발로 인한 중대재해에 대해서도 감감무소식인 상황을 지적하며 노동부 늑장 대응을 설명했다.

또 “회사가 작업중지 해제를 위해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안전작업계획서에 사고 원인을 노동자의 부주의로 몰아가고, 재발방지대책 내용 역시 형식적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용인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전국 최대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임에도 작업중지 범위와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축소되고 있다”고 했다.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노동부 감독 행정 무엇이 문제인가 현장증언 토론회'가 10일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렸다 ⓒ  김준 기자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노동부 감독 행정 무엇이 문제인가 현장증언 토론회'가 10일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렸다 ⓒ 김준 기자

김준기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흥알앤티지회 사무장은 유해물질인 트리클로로메탄에 중독돼 13명의 노동자에게 급성 간염 집단 직업병 발생하고 노동자 안전 확보를 위해 발빠르게 원인조사와 개선대책이 나와야 함에도, 노동부 양산지청의 사업장 감독과 부산고용노동청 수사가 반복 진행되면서 현장 노동자들이 한 달 가까이 장시간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동부 감독과 수사 기준을 구분하기 어려운 노동자들 입장에서 노동부 양산지청과 부산고용노동청에 문의를 할 경우 양 기관 모두 우리 권한이 아니라고 하면서 진행 상황을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삼열 금속노조 충남지부 노동안전보건차장은 지난 3월 2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안전난간 미설치로 발생한 추락사고가 2014년, 2018년 두 차례나 유사 공정에서 재해가 있었음에도 방치된 결과 또 다시 재발했다고 형식적인 노동부 감독을 규탄했다. 중대재해 발생 5개월이 지났지만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결과에 대한 중간 발표도 없고, 사고 이후 어떠한 사업장 감독도 없었던 점도 꼬집었다.

토론회 주발제를 맡은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수사 기본 현황 비공개로 인해 현장 불신이 확대되고 있고, 현장에 기반한 사고의 실체적 원인 규명 역시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처벌법 시행 이후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진단명령 비율이 30%, 사업장 감독 역시 60%에 그쳤다며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한 사후감독이 수개월 뒤 진행되고, 특별근로감독 대상도 대폭 축소됨에 따라 중대재해 수사와 감독을 통한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이 현장 일선에서 후퇴하게 되고, 노동부의 수사 장기화와 부실 수사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는 것이다.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노동부 감독 행정 무엇이 문제인가 현장증언 토론회'가 10일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렸다 ⓒ  김준 기자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노동부 감독 행정 무엇이 문제인가 현장증언 토론회'가 10일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렸다 ⓒ 김준 기자

국회 차원의 입법 과제로는 중대재해 원인조사 과정에 노동자, 유족 참여 보장,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 의무에 트라우마 치유 및 하청 노동자 임금 보전, 유사설비·동종작업에 대한 작업중지명령 확대 등을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 예방과 노동자들의 안전·보건 증진이라는 목표를 향한 적극적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지 못하게 하는 이유를 안전보건행정 주무부서로서의 행정 철학 부재와 역량의 부족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노총은 오늘 토론회에서 제출된 현장 노동자들의 의견, 전문가 토론 내용 등을 바탕으로 정부 및 국회 차원의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이를 실질화 시켜내기 위한 투쟁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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