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고용허가제’ 폐지로 이주노동자 노동권 실현하자···이주노동자 행동의 날

사업장 이동의 자유 쟁취! 노동허가제 실시! 모든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실현!

  • 기사입력 2022.08.21 21:44
  • 최종수정 2022.08.22 19:13
  • 기자명 조연주 기자

고용허가제 폐지로 이주노동자 노동권 ‘사각지대’의 근본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모였다.

지난 8월 17일로 고용허가제 시행 18년을 맞았다. 2004년 8월부터 시행된 고용허가제란, 고용노동부가 이주노동자의 고용을 허가하는 제도로,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변경하고 이동(이직)할 권한을 전적으로 사업주가 갖게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직의 자유가 상실된 이주노동자들은 결국 열악한 노동조건과 임금구조, 안전문제에 있어서도 ‘사장 눈치’를 보며 제대로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노동권, 건강권, 주거권, 여성권 등 권리의 모든 측면에서 무권리 상태 혹은 사각지대에 놓여 착취와 차별을 감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 이후 제조업과 농어촌에서 일손 부족이 심화되면서 이주노동자 고용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사업장 이동 규제로 인한 노동권, 인권 침해 등 고용허가제의 고질적인 문제는 그대로 둔 채 ‘땜질 처방’만을 하고 있는 정부를 향한 질타가 나왔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이주노동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21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이주노동자 행동의 날’이 열렸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행동의 날에 이주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내걸고 대통령집무실로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200만 이주민 시대, 다양한 업종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는 100만이 넘는다. 우리는 모든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외치며 행진했다.

이들은 저임금에 장시간 고강도 위험노동을 하면서도 최저 이하의 대우를 받고, 산재사망율은 내국인에 비해 세 배나 높고 돌연사 등 원인도 밝혀지지 않는 노동현장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추운 겨울에 비닐하우스 기숙사에서 사망한 속헹씨 사례처럼 열악한 불법 임시가건물 기숙사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폭우로 인해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기고 산사태가 컨테이너를 덮쳐서 또 다시 이주노동자가 희생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는, “이주노동자의 기본권 수준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내놓기는커녕, 이주노동자를 중소기업의 빈 일손을 채우는 인력으로만 보고 있다”며 “이주노동자 쿼터를 늘리고 취업 업종을 늘리고 인구소멸 지역에 특화비자를 만들고 계절노동자를 늘린다는 인력공급 정책만 있지 어떻게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보장하고 인간답게 대우하며 권리 보장을 할지는 아무 정책이 없다”고 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한국정부는 조선소를 비롯해서 노동인력이 부족한 업종에 이주노동자들을 대거 도입하고, 고용허가제 쿼터를 대폭 늘리겠다고 한다. 결국 다단계하도급, 저임금과 힘들고 열악한 현장의 근본적 대책 없이 이주노동자들을 밀어 넣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인노동자가 일 할 수 없는 현장은 이주노동자에게도 마찬가지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는 고용허가제로 인해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체불임금에, 산업재해에, 열악한 노동조건에, 성폭력에, 저임금을 강요받고 살아가고 있다. 노예제도인 고용허가제는 확대 할 것이 아니라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아울러 전체 이주노동자 5명중 1명이 한국정부의 잘못된 제도로 인해 미등록 신분으로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다며, 제도를 바꾸지 않고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적 단속과 추방 정책은 이제 폐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노동자에게 국적은 없다”며 “이주노동자와 한국인노동자, 정규직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를 갈라치기 하는 것은 바로 자본의 의도이고, 정부가 노동자들을 관리, 통제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니라 말하는 기계로 만들고 있다”며 “사업장 변경과 선택할 권리없이 모든 권한이 사업주에게만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 사업주, 한국 사회가 항상 우리 희생만 받고 있다. 더 이상 이주노동자의 희생만 강요하는 법제도를 유지해서는 안된다”고 외쳤다.

카사마코 카를로 필리핀노동자공동체 대표는 “19년이 지나도 노예같은 처우, 차별, 농어업노동자에 대한 인간이하의 대우, 사업장 변경의 자유 없음 등 똑같은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우리는 평등, 고용안정, 정의롭고 인간적인 대우와 노동조건을 촉진하는 시스템을 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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