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무력화·개악 안돼” 중대재해 대응기구 나선다

노동시민사회, 법률단체 등 중대재해없는 세상만들기 운동본부 발족
현장대응 집행팀과 재해 모니터링 및 법개정 투쟁 정책팀 투트랙

  • 기사입력 2022.08.23 14:39
  • 기자명 조연주 기자
23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2층 회의장에서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 조연주 기자
23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2층 회의장에서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 조연주 기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대로 된 집행을 감시하고, 윤석열 정권의 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운동본부’가 발족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사법부와 처벌법을 무력화하려는 윤석열 정부, 경영계의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3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2층 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족 선언문을 통해 “중대재해는 기업의 범죄이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법 제정에 나섰던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산재 재난 참사 피해자들은 처벌법이 현장에서 ‘종이 호랑이’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참담한 심경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며 “운동본부는 지역과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 현안에 대응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가동할 것이다. 또한 윤석열 정부와 경총 등 경제계 법안 무력화 시도를 저지하고, 모든 사업장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전면 적용 개정 운동에도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노동계에서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공동 대표단을 맡았다. 한상의 참여연대 공동대표 (시민사회), 민변 조영선 회장(법률),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의 이용관 씨(산재피해자 및 유족) 등이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집행위원장은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노동안전보건위원장)이다.

기구는 크게 집행팀과 정책으로 나뉜다. 집행팀은 중대재해와 관련한 현안에 즉각대응하고, 시민사회와 노동단체가 공동으로 법률대응과 피해자 지원 지원 연대 투쟁 활동을 펼친다. 정책팀은 중대재해 기소, 수사 재판진행 등에 대한 포괄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지역별 대응기구가 꾸려진 곳도 있다. 현재 대전, 충북, 경남 등이 지역 운동본부를 만들었다. 경기, 인천 광주, 전남 등도 논의를 통해 지역 운동본부를 발족할 예정이다.

23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2층 회의장에서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 조연주 기자
23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2층 회의장에서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 조연주 기자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운동본부의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실질적 경영책임자가 처벌 받고, 중대재해의 책임이 다시 한번 사회로 전환되도록 하겠다”며 “기업 이윤으로 생명과 안전을 무시하는 것을 범죄라고 규정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무력화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막아내기 위한 사회적 역량을 한 데 모으기로 했다”고 발족의 배경을 밝혔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줄어들지 않는 산재사망 사고 발생 건수를 지적하며 “우리나라의 산재사망 발생 건수는 OECD의 세 배쯤 된다. 사고 원인을 보면 깔림, 떨어짐 끼임, 등 옛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반복되고 있는 ‘재래식 재해’”라고 한 뒤 “운동본부를 만들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집행을 적극적으로 밀착 감시하기로 했다. 안전조치 비용보다 법률 변호비용이 더 싸게 먹힌다는 추악한 자본의 법칙을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조영석 민변 회장은 “산재는 살인이라는 태도로 노동현장의 반복적 재해를 중단해야 한다. 산재가 특히 건설업과 제조업,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집중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그만큼 구조적 산재이지만 사회와 정부가 관심갖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며 “위탁과 하청 하도급 등 다양한 형태의 간접고용에 대해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고, 엄정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법 개정이 우리가 해야 할 과제”라며 “일하다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곳, 사업장이 ‘전쟁터’가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故 이한빛PD의 아버지 이용관 씨(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7개월이 지났는데도 노동자 시민의 죽음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생명안전 사회를 위한 힘찬 투쟁의 불길을 다시 지피며, 신발끈을 동여매고 죽음의 행렬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전했다.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 영역에서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에 의미를 뒀다. 중대재해 대응 운동본부의 발족은 이런 헌법의 명령을 지키고, 죽음의 정치를 강요하는 국가와 정부, 기업과 자본권력으로부터 안전과 생명을 영구히 확보하자는 신념이 담겼다”며 발족의 의미를 짚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