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21일 단식, 대우조선 하청이 '이미 한 합의를 지키겠단 약속' 받기까지 걸린 시간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합의에 따른 단식농성 중단 국회 기자회견
“갈 길 멀다···노조법 2조 개정, 손배가압류 금지법 제정 투쟁 선도할 것”

  • 기사입력 2022.09.08 15:23
  • 기자명 조연주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합의에 따른 단식농성 중단 국회 기자회견이 8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열렸다. ⓒ 김규백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합의에 따른 단식농성 중단 국회 기자회견이 8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열렸다. ⓒ 김규백 기자

21일간 국회 앞에서 벌였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단식투쟁이 끝났다.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은 지난 하청업체 대표단과 지난 7월 합의한 고용승계를 이행하라고 촉구하며 지난달 18일 단식에 돌입했다.

금속노조는 사내협력사 대표단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이행 합의를 했다고 어제(7일) 시민사회 촛불문화제를 통해 발표했다. 이튿날인 8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내협력사 대표단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진형, 혜성 고용승계 잠정합의에 따라 조합원 42명은 두 차례에 걸쳐 고용될 예정이다.

사측(사내협력사 대표단)과 하청지회가 고용승계를 합의한 것은 이미 지난 7월의 일이다. 합의한 것을 이행하겠다는 합의를 한 것이다. ‘약속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내기까지 21일간의 국회 앞 단식이 필요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세워진 농성 천막은 걷히지 않을 예정이다. 고용보장은 당연한 합의 결과였고, 올해 내 반드시 손배 청구로 노동자를 옥죄지 못하게 손배가압류 금지법 개정 선도 투쟁에 나서겠다고 금속노조는 밝혔다. 또한 470억 원이라는 손배 청구한 사측과 정부에 단호하게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청 대우조선해양은 파업을 주도한 조합원 5명에게 47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수척해진 얼굴로 “갈 길이 많이 남았다. 해결되지 않은 손배가압류 노조법 2조(사용자,노동자 정의)개정 관련해서 온 국민들과 함께 걸어야 할 길이 험난하고 멀었다”며 “우리 사회가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가겠다. 추석 명절에 집에 찾아가지 못하고 병원으로 가는 불효자라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합의에 따른 단식농성 중단 국회 기자회견이 8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열렸다. ⓒ 김규백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합의에 따른 단식농성 중단 국회 기자회견이 8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열렸다. ⓒ 김규백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을 향해서는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이 이 문제를 받아 안아야 한다. 핍박 받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생각해서 국회 내에 노란봉투법을 제정하고 노조법 2조 3조를 개정해 노동자가 살맛나는 현장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은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몸을 던지고, 죽고, 희생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 세상은 야만사회다. 정부가 지원할 수 있고, 국회가 법을 만들어서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다. 이 고통(손배가압류)은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라며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을 보며 국민들이 이래도 되나 하는 의구심과 분노가 함께 일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다수의석답게 국회 투쟁을 잇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을 원청이 결정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원청에게는 하청노동자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한 뒤 “노조법 2조 개정은 반드시 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 입법노동자들이 투쟁해서 노동자의 근심과 걱정을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합의에 따른 단식농성 중단 국회 기자회견이 8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열렸다. ⓒ 김규백 기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합의에 따른 단식농성 중단 국회 기자회견이 8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열렸다. ⓒ 김규백 기자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수없이 많은 과제를 안고 시작한 투쟁이었다. 하청업체들이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아서 사람으로서 정말 하기 힘든 투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하청노동자들의 현실”이라며 “지난 1일에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가 돌아가신 일이 벌어졌다. 대우조선 하청 뿐 아니라 한국사회 다단계 하청구조에서 착취당하고 산재로 죽어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후퇴될 위기에 놓였다. 금속노조는 이와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손배가압류 법을 제정하기 위한 온 힘을 다하겠다. 이제는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