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노동자 권리 행사 막는 손배가압류 노란봉투법으로 막겠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90여개 시민·사회·종교단체· 4개 정당 연대
"현 노조법은 노동 3권 침해, 파괴하는 지경"
"만져볼 수도 없는 수십억 손배는 정말 절망"

  • 기사입력 2022.09.14 19:24
  • 최종수정 2022.09.15 14:56
  • 기자명 김준 기자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노동보호법은 노동자를 사용자(사측)와 구별, 명백히 약자로 규정한다. 상위법인 헌법 또한 33조를 통해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노동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따른 밑받침은 여전히 부실하다. 이에 90여개의 노동·시민사회단체, 그리고 목숨을 잃은 노동자의 유족까지 모여 원청의 손해배상청구를 금지하는 일명 '노란봉투법' 제정을 위해 손을 모았다.

사용자는 그동안 무자비한 손해배상청구를 통해 노동자들의 쟁의행위를 구속했다. 노동자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으며 억대의 손해배상을 청구받은 30여명의 노동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최근에도 삭감된 임금의 복구를 요구했던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또한 교섭 타결 이후 500억이라는 막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피하지 못했다. 하이트진로 화물노동자들은 최근 9일, 손배철회와 해고된 조합원의 일부 복직 등만을 합의하고 25일 째 이어오던 고공농성을 해제했다. 15년째 고정된 운임비 또한 5% 상승에 그치면서 열악한 임금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실상 손배청구와 계약해지 등으로 압박을 받아 농성을 해제한 것이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가운데,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전국민중행동, 참여연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은 14일 이룸센터에서 대표자회의를 거친 뒤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조법 1조에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현행 노조법은 노동3권을 보호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노동 3권을 침해하고 파괴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말하며 "수십 년간 자신이 노동자임을 증명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노조법 2조의 노동자 정의의 개정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노조법 2조 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아울러, 노조법 3조의 개정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투쟁의 손해배상을 금지를 요구하며 90개가 넘는 수많은 시민사회 종교계 진보정당 학계 법조인들이 함께 모여서 노조법 2조와 3조를 반드시 연내에 개정하겠노라 다짐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연내 노조법 2조, 3조 개정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을 다짐하고 결의한다" 말하며 노동자의 노동권을 지키기 위한 연대와 지지를 부탁했다.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현재 손배가압류의 당사자이기도 한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은 "470억의 손배 가압류는 우리 노동자들에게 죽으라고 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투쟁과정에서 힘들게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그 합의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무시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반드시 노조법 개정을 통해서 노동자가 현장에서 웃으면서 그리고 차별받지 않으면서 일할 수 있는 현장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며 많은 사람들의 연대를 부탁했다.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얼마전 농성을 해제한 박수동 하이트진로지부 화물연대 청원지회장 또한 발언을 이어갔다. 박수동 지회장은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만들고 15년간 제자리인 운송료 인상을 위해 교섭을 요구하고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했지만,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이유로 보장받지 못했다. 그 결과가 온갖 불법 딱지를 붙여 자행된 해고와 손배 가압류였다"고 전하며 "파업 돌입 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해고와 손배 청구가 진행됐다. 화물 노동자로서는 평생 만져볼 수도 없는 수십억 원의 손배는 정말 절망 그 자체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수동 지회장은 "이건 비단 화이트 진로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닐 것이며 파업은 끝났지만 화물 노동자들에게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로 남았고 화물 노동자들이 온전히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고 손배 가압류가 노동조합을 깨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조법 2조 3조는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 우리 하이트진로지부도 노조법 2조 3조 개정이 되는 그날까지 앞장 서겠다"고 다짐했다.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사측의 손해배상청구로 동료를 잃은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공교롭게도 오늘이 4년 전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에 합의를 한 날"이라 밝히며 "9년 만에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의 문제는 해결됐지만 13년째 해결되고 있지 않는 손해배상의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 노조법 개정이 조속하게 개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말했다. 

김득중 지부장은 "쌍용차 파업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너무 과했고 국가 폭력을 인정을 했다. 당시 경찰청장 민갑룡 청장이 당사자에게 사과했고, 국가인권위도 국회 본회의에서 손배 철회 결정문과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여전히 13년 동안 저희들은 피고로서 재판을 받고 있다"고 전하며 "이 문제를 조속히 처리할 것을 주장하고, 노조법 2조, 3조 개정에 더 이상 쌍용차 노동자처럼 같은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쌍용차 노동조합도 쌍용차 지부도 함께 법 개정 투쟁에 연대하겠다"고 전했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는 헌법상 노동3권을 노조법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비정상적 구조를 바꾸어 기본권의 실질화 및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해나갈 것이라 입장을 밝히며 국정감사를 통해 노조활동에 대한 송해배상 청구와 원청 사용자 책임 불인정의 실태와 문제점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손배 가압류와 원청 책임의 실태를 알리는 증언대회와 토론회를 계속 개최할 예정이며 입법 시기 논의 과정에 국회 앞에 단호한 대오를 형성하여 국회에서의 입법을 완료시키겠다 전했다.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14일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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