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27호. 배전전기원 갑상선암 산재 인정한 최초 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7. 20. 선고 2021구단51976 판결

  • 기사입력 2022.08.31 20:00
  • 최종수정 2022.09.21 11:33
  • 기자명 법무법인 여는

※ 답답한 노동 현실을 풀어가려면 문제의 원인을 알고 해독할 방법도 찾아야 합니다. 노동법률 디톡스가 해독제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스물여섯 번째 디톡스는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의 불법파견 관련 판결과 방송 작가의 근로자성 관련 중노위 판정을 살펴보고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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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1995년부터 2015년 11월까지 한국전력공사(주)의 협력업체에서 배전전기원으로 근무하던 중 갑상선암을 진단 받았습니다. 배전전기원으로 근무한 기간 중 18년 간은 활선공법을 활용하여 전기가 통하고 있는 상태의 전신주에서 송·배전선로의 유지·보수를 하는 무정전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상시적으로 22,900V의 특고압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초저주파 자기장 등의 전자파에 노출되었고, 감전 사고의 위험에 항상 노출된 채 16m 높이에서 전기자재 중량물을 옮기는 등의 고난도 작업을 수행하며 강박감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습니다.

현재까지 극저주파 전자기장과 갑상선암의 관련성에 대한 소수의 연구들이 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위험도 증가를 보인 연구는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갑상선암은 내분비계 암 중에서 가장 흔한 암입니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하여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종래 대법원은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근로자를 보호할 현실적·규범적 이유가 있는 점,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과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근로자에게 발병한 질병이 이른바 ‘희귀질환’ 또는 첨단산업현장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유형의 질환에 해당하고 그에 관한 연구 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발병 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명확히 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등).

대상판결은 위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내용과 유해인자(극저주파 전자기장 및 스트레스)에 노출된 정도, 극저주파 자기장의 유해성에 관한 연구 결과 등을 근거로 들며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유해요인에 노출된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다툼이 없으나, 오직 역학적 연구 결과가 부족하여 문제가 되었습니다. 연구 결과가 부족하여 논란이 되고 있거나, 아예 관련 연구 자체가 없는 것을 두고 “인과관계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해석할 수 없을뿐더러,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재해자에게 입증 책임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것은 위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입니다. 대상판결은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배전전기원의 업무와 갑상선암 발병 사이 상당인과관계를 최초로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전향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정당, 후보자 반대하는 현수막, 인쇄물 등 게시·배부를 이유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헌법불합치” 헌법재판소 2017헌바100 등(병합) 결정

헌법재판소는 2022. 7. 21.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정당 또는 후보자를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현수막, 벽보, 인쇄물 등을 배부, 설치, 게시하였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제90조 제1항 제1호 중 ‘현수막, 그 밖의 광고물 설치·게시’에 관한 부분, 제93조 제1항 본문 중 ‘벽보 게시, 인쇄물 배부·게시’에 관한 부분,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 제255조 제2항 제5호)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위 법률조항들은 2023. 7.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잠정 적용됩니다.

위 사건들의 헌법소원 청구인( 및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인)들은 2020. 3. 18.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종로구 지역구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인 황교안과 미래통합당을 반대하는 벽보와 양면 인쇄물을 게시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일부 청구인들은 “도로 박근혜 적폐세력 퇴출”등의 내용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특정 정당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광고물을 게시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위 형사재판의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조항들이 명확성 원칙에 반하고, 지나치게 장기간동안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표현행위를 광범위하게 규제함으로써 정치적 표현의 자유, 선거운동의 자유, 평등권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및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 조항들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공직선거법 제90조 및 제93조가 선거일 180일전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의 영향을 미칠 목적의 현수막 및 광고물 설치, 문서배포 등을 금지한 것은 일반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위와 같은 형태의 정치적 의사표현이 금지되는 기간이 지나치게 장기(180일)이며, 합리적 기준이라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위 규제 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으로 인한 국민의 불이익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선거철마다 노동조합과 시민들은 위 공직선거법 규정에 의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받아 왔습니다. 특히 특정 후보자가 밝힌 노동관련 공약 혹은 정견에 대하여 비판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집회를 하거나, 1인시위를 하거나, 현수막을 설치하거나, 벽보 등을 배포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가 다수 있었는데, 이때마다 공직선거법에 의해 형사처벌이 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여야 했습니다. 더욱이 공직선거법은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경우, 5년 이상 참정권이 박탈되는 부수형 조항이 있는 바, 정당 활동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특히 더 부담이 되는 법률조항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으로, 시민들이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후보자의 공약에 대하여 보다 더 자유롭게 의견 개진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향후 관련 노동조합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한편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과거 위 법률조항에 근거하여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분들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관련 사항은 민주노총 법률원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민주노총 무료노동상담은 ☎1577-2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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