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노동의 의미, 가치가 반영된 교육하겠다던 교육부 시안, "오히려 후퇴했다"

"노동단체 법제화 노력에 반하는 결과”
"24세 미만 산재사망 노동자 4015명"

  • 기사입력 2022.09.30 10:53
  • 최종수정 2022.09.30 11:17
  • 기자명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지난달 31일 교육부가 노동을 뺀 2022 개정 국가 교육과정 총론을 발표하고 갑작스럽게 규탄대회가 됐던 토론회 이후 29일 열린 좌담회에서는 이번 교육과정이 2015 개정 교육과정보다 오히려 후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31일 교과에 반영될 노동의 방향에 대해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교육부는 하루 전인 30일, 갑작스레 ‘노동’과 ‘생태'를 뺀 교육과정 총론을 발표했다. 이에 30일 토론회는 교육부를 규탄하고 성토하는 자리가 됐다.’학교부터노동교육운동본부‘는 29일, 국회에서 총론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이소희 동작초등학교 교사는 2022 개정 국가 교육과정 총론, 각론의 노동교육 반영을 분석했다. 이소희 교사는 “2015 개정 국가교육과정 각론과 비교했을 때 노동교육 반영이 감소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이소희 교사의 분석에 따르면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일과 노동’ 및 ‘진로’ 교육과 관련이 없으나 노동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성취기준은 33개로 노동교육과 관련성 있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범교과 학습 주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성취기준은 51개로 나타났다. 2015 개정 교육과정보다 노동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성취 기준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이소희 교사는 이를 두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교육과정을 개정하겠다는 교육부의 구호와는 달리 여러 노동,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했던 내용과도 다르고 그동안 국회에서의 여러 법제화 노력에 반하는 결과”라고 꼬집었다.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장윤호 안양공고 교사는 교육과정 시안을 분석했다. 그중 중학교 교과 시안 속 노동(일, 근로) 언급은 성격과 목표에 아예 언급되지 않았다. 성취기준에 또한 ‘진로와 직업’, ‘도덕’, ‘일반사회’ 각 한 번씩 언급됐을 뿐 국어, 사회, 역사, 기술가정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장윤호 교사 역시는 ‘노동’에 대한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실장은 “1988년,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학교에 가고 싶었던 15살 노동자가 온도계 만드는 일을 하다 수은중독으로 사망했다. 이런 일이 34년이 지났음에도 반복되고 있다고 말하며 2020년 24세 미만 산재사망 노동자가 40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최명선 실장은 “사고성 재해에 편중된 교과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며 안전보건 교육을 받는 수강생에게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체험식 교육, VR교육, 산재노동자의 직접적인 사례 교육”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하며 “산재를 당했을 경우를 위해 사고성 재해, 직업성 질병, 출퇴근 재해 등 산재보상의 기본적인 내용과 재활 및 직업복귀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했다.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송태수 한국교용노동교육원 교수는 한 사례를 이야기했다. “초등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를 물으니 “노동자가 되기 싫어서요”라는 대답이 돌아와 아무 말 할 수 없던 선생님의 사연을 이야기하며 “현재 우리나라 학생들의 노동인식이 이렇다. 우리나라는 72%가 임금을 받는 노동자, 다른 나라의 경우 85%가 임금노동자인데 노동자를 기피 해야 할 직업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송태수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의 관점에서도 노동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의 다양한 경계들이 구분이 모호해지거나 붕괴될 것이며 자라날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 세계의 변화들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하며 “디지털 혁명과 노동관계에 대한 변화는 우리가 예상하기 어려울 것이고 이럴 때 있을수록 더욱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노동이 반드시 교육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형 전남공고 교사는 “학생들이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가정에 도움을 주고자 입학한 학생들이 있다”고 말하며 “해가 지날수록 더욱 늘어나는 것 같다” 전했다. “그런 학생들이 실습을 나가면 허드렛일이나 서로 회피하는 위험한 업무를 시키기도 한다”며 “그러다 다쳐도 어디에 하소연 못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수적으로 노동인권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29일 국회에서 '노동'명시와 제대로 된 노동교육 실현을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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