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떨어지고 끼여죽고..."건설안전특별법 제정하라!"

지자체 발주 공사 안전 부실에 건설노동자 사망・중상 이어져
건설노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악 시도 정부 규탄 및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요구

  • 기사입력 2022.09.30 11:29
  • 최종수정 2022.09.30 11:34
  • 기자명 김준태 기자 (건설산업연맹)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 29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최근 지자체 발주 공사 현장에서 건설노동자가 사망하고 중상을 입은 사고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자체 발주 공사 안전부실 규탄 기자회견’에서 건설노조는 최근 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는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22일 강원도 원주에서, 시에서 발주한 건설현장에서 형틀목수 노동자 1명이 추락해 현재 뇌사상태다. 사고 현장에는 제대로 된 안전발판도 없어 노동자들이 임시로 발판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고, 안전고리를 걸 곳도 없었다. 건설사에서 당연히 설치했어야 할 것이 없는 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일하다 사고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경남 하동에서는 군에서 발주한 도로공사 현장에서 덤프트럭 노동자 1명이 덤프트럭 뒷문과 본체 사이에 몸이 끼이며 사망했다. 당시 재해자는 덤프트럭 적재함의 찌꺼기를 제거하는 작업 중이었는데, 후진 중이던 도로포장용 건설기계 스키드로더가 뒷문을 치면서 몸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건설기계가 다니는 길목에 신호수가 배치되어만 있었더라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특히 강원도 원주 현장은 이해할 수 없는 계약이 발생되고 있었다. 건설노조가 입수한 ‘공사변경계약서’에 따르면 사고 현장은 2021년 4월 23일 착공해 2022년 11월 8일 준공하게 돼있다. 원주시는 원청과 공사변경계약을 맺고 공사금액을 증액했지만 준공날짜엔 변함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건설업종 표준하도급계약서’에 따른 원청과 골조공사 하청 건설사간의 계약은 2022년 6월 9일부터라고 돼 있지만, 골조 공사 준공일이 본공사 준공일인 2022년 11월 8일로 같았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터파기 공사에만 1년이 넘게 걸렸고, 골조공사 이후 배관, 설비 등의 마간 공정이 있음에도 불가능한 공사기간이 명시되어 있다. 또한, 계약서 내용과 실제가 다르다고 현장 건설노동자들은 말한다. 건설노동자들은 골조공사 시작일인 6월 9일보다 전인 4월부터 공사를 진행해왔다고 말한다. 약 3개월간 계약없이 일하면서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장 산업안전보건관리비도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현장은 추락 사각지대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현장이었다. 준공을 얼마 안 남긴 시점에서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어 건설사가 속도전을 치루고 있었을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한수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사고현장을 가보니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안전에 유의를 하고 있는 현장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위험했다. 10미터 높이에서 목수들이 일하고 있는데 안전발판도 없이, 어떠한 안전시설도 없이 곡예를 하듯 작업을 했다. 원주시에서 공사감독이 파견되어 있을 텐데 그는 무엇을 했으며, 원청과 전문건설업체는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이것은 분명한 인재다. 정부와 지자체가 건설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지난 2020년 발의됐지만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는 건설안전특별법을 이야기하며 “건설자본은 여당에 주문해 건설안전특별법 논의를 시작하면 적극적으로 반대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어 법제정을 위한 토론과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건설노조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쟁을 해서, 더 이상 이런 비참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이태의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떨어져 죽고 끼어 죽는 말도 안 되는 사고가 지방정부가 관리하는 공사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미 사회에서 합의되어있던 건설안전특별법을 국회가 책임지고 만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이 법의 제정을 중대재해처벌법의 후퇴를 주장하면서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윤석열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는 지금도 쌓여지는 죽음에 우리는 다시 투쟁을 준비하고 있음을 경고한다”며 발언을 마쳤다.

강원도 원주 사고 현장의 재해자를 돌보고 있는 윤경용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은 “사고 현장은 안전관리비를 통해 노동자가 위험하지 않게 조치를 해야 함에도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어떻게 이런 곳에서 건설노동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일을 시켰는지 모를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윤 부장은 “원주시는 자신들이 발주하고 관리해야 할 현장임에도 공사관리자는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만 현장에 왔다고 한다. 현장의 안전관리 미조치에 대해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발주 현장이 이정도인데, 민간기업의 작은 현장은 얼마나 더 심하겠는가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원청 건설사들이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겠다고 나서는 등 건설현장엔 유례없는 안전에 대한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기획재정부가 나서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을 개악하는 시도가 가시화되고, 노동부가 건설업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업주를 한 건도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하지 않으면서 안전불감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악 시도를 당장 멈추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발주자가 적정 공기를 산정하고 또한 안전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해놓은 건설안전특별법이 필요하다. 국회는 즉각 법 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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