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월급 200만원이 ‘고임금’? 군골프장 노동자 임금 예산깎는 국방부···집단단식 15일차

국방부 직할부대 국군복지단, 2018년부터 예산에 임금인상분 편성없어
전년대비 인건비 –5.1% 편성 ··· 민주연합노조 국방부지부, 투쟁 나서
간부 8명 집단단식 돌입 결정하기까지 ··· 함영록 국방부 지부장 인터뷰

  • 기사입력 2022.10.14 15:11
  • 최종수정 2022.10.15 02:00
  • 기자명 조연주 기자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가을. 말은 살찌는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인간답게 살고 싶은’ 군(軍) 골프장 노동자 8명이 보름동안 곡기를 끊고 있다. 지난 9월 30일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연합노조 국방부지부 8명은 국회 앞에서 집단 단식을 시작했다.

이들이 단식을 통해 알리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아래는 함영록 국방부지부 지부장과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함영록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연합노조 국방부지부장
함영록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연합노조 국방부지부장

우선 국방부지부 소개를 해달라.
우리는 국군복지단 체력단련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체력단련장이라고 되어있지만, 군인들이 이용하는 ‘군 골프장’이다. 국방부지부는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연합노조에 2018년에 가입했다. 국방부지부 산하에는 국군복지단부지부 공군부지부, 해군부지부, 군마트판매원부지부가 있다. 주로 프론트 직원, 전산 행정 직원, 웨이트리스, 조리사, 경기진행 돕는 직원들, 잔디 조경관리사 등이 모여있다.

국방부지부가 하는 투쟁은 무엇에 대한 것인가.
문제는 국방부가 매년 전년도 인건비 실제 집행액보다 적은 ‘마이너스 인건비’를 편성하는데서 시작된다. 국군복지단 체력단련장 노동자에 대한 지난 2021년 실제 지출액은 136억 원이었는데, 이번년도에는 인건비에 129억 원을 편성했다. 예산이 대폭 올라도 모자란 판국에 전년대비 –5.1% 인건비 편성이라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면서, 투쟁에 나서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도대체 왜 이런일이 벌어졌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2018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최저임금이 대폭인상됐던 2018년 당시, 전체 체력단련장 노동자 중 40% 이상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인건비 예산을 최소 6.5% 증액했어야 했다.

전국민주연합노조 국방부지부가 단식노숙농성 15일차를 맞았다. 

하지만 국군복지단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에 대한 정상적인 추가예산 반영을 위한 보고자료 작성하지 않아, 인건비를 소요액만큼 반영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고임금을 받는 직원들의 정년이 미뤄지면서 인건비가 ‘마이너스’ 되는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2018년도부터 인건비가 약 8억원 이상 ‘빵꾸’나고 있는데도, 국군복지단은 2022년까지 단 한차례도 이러한 마이너스 인건비를 정상적으로 개선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 부족분에 대해서 노동자들의 월급을 깎아서 메꾸려고 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급여가 많느니, 초과근로 수당이 과다하느니, 임금격차가 크다느니 하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임금협상을 결렬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 녹색병원 의료진이 농성현장을 찾았다. 
지난 13일, 한 조합원 간부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13일, 한 조합원 간부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교섭 과정에서 드러난 사측의 태도도 문제 삼고 있다던데.
말그대로 ‘노조혐오자’와 교섭을 하고 있다. 자기들이 잘못하면서 말도 안되는 일(=예산 미반영)을 하면서 온갖 핑계를 대다보니, 사측(=국방부 국군복지단)에서는 자기가 자기 말을 반박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한번은 사측 교섭위원이 기본급 200만 원을 받는 노동자를 ‘고액 임금자’라고 칭했다. 그 교섭위원의 연봉은 9000만 원대다. 사측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라고 생각한다.

현재 교섭대표(육군대령)가 2021년에 부임하기 전에는 그나마 상식선에서 임금교섭이 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교섭대표 들어오고 나서는 노조와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부터가 달라졌다.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동등한 교섭주체로 보는 게 아니라 시키라는 것 군말없이 하고, 속된말로 ‘까라면 까는’ 노예 정도로 여기고 있는 사람이 들어오니 대화가 가능할 리가 없다. 하물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쟁의 공익위원들도 조정과정에서 ‘나같아도 참을 수 없을 것 같다’는 골자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군 골프장의 노동환경이 궁금하다. 교섭의 내용은 무엇인가.
군 골프장은 일주일에 최소 6일 운영된다. 골프장 특성상 새벽부터 야간까지 1년에 340일 이상을 영업한다. 직원들 절반이 최저임금 기본급에 더해 새벽과 야간에 일하는 추가수당을 받는 구조다. 거의 쉬지 않고 일하는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임금을 받고 있다.

직원들은 처인, 남수원, 태능, 동여주, 위례신도시 밀리토피아(연습장) 등에 걸쳐 263명이 일한다. 이중에서 101명이 200만 원 미만의 기본급을 받고 있으며 62%의 직원들이(163명) 기본급 300만원 미만을 받고 있다. 우리의 요구는 기본급 13만원 인상에, 교통수당 6만원을 달라는 것이었다(파업 전 노조최종안 기준). 그런데 사측에서는 200만원 미만 기본급을 받는 노동자에 대해 5%를 올리겠다고 한다. 중요한 건 이게 2021년 기준이라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2021년 임금에서 5%를 올리는 안을 2022년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동결, 조삼모사안을 던지면서 우리를 조롱하고 있다.

현장의 조합원들은 조끼와 머리띠를 하고 군골프장 근무를 하고 있다. (제공 국방부지부)
현장의 조합원들은 조끼와 머리띠를 하고 군골프장 근무를 하고 있다. (제공 국방부지부)
현장의 조합원들은 조끼와 머리띠를 하고 군골프장 근무를 하고 있다. (제공 국방부지부)
현장의 조합원들은 조끼와 머리띠를 하고 군골프장 근무를 하고 있다. (제공 국방부지부)

국방부지부가 8명 집단단식이라는 강수를 두기까지는 어떤 과정이 있었나.
전체직원 263명 중 우리 조합원이 220명정도 된다. 이들 모두가 9월 중순에 파업에 들어가서 9월 말까지 총파업을 진행했다. 그러자 국군복지단은 국군복지단에서 근무하는 공무직들을 현장에 대체 투입했다. 9월 한달동안 휴장과 개장을 반복하면서 계속 지속적으로 운영을 했다. 우리는 이렇게 교섭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사측을 보면서, 총파업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저희도 극단적인 선택인 단식을 하게 된 것이다.

각 사업장 현장에서 간부 8명이 집단단식을 하고 있고, 현장에는 현수막을 걸었고, 조합원들은 머리띠와 노조조끼에 몸자보를 두르는 투쟁을 진행중이다. 조합원들은 단식을 하고 있는 간부들의 건강을 심히 걱정하고 있으며 현재 국군복지단 사측에 대해서 많이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식 15일차다. 두 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태가 심각한데 사측 반응은 없나.
없다. 요지부동이다. 정말이지 사람 하나는 죽어야 눈 하나 깜짝할까 싶다. 배진교 의원실에서 교섭 재개를 위해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전화조차 받고있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투쟁계획이 궁금하다.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국군복지단의 무책임한 대응에 있음을 먼저 짚고 싶다. 체력단련장 조합원들은 국군복지단이 성실하게 교섭에 나서지 않을 시, 지부 차원의 투쟁을 넘어서 상급단체(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연합노조)와 긴밀히 논의해 투쟁 수위를 높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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