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노동시민사회의 노조법 개정안 들여다보니···“‘노동3권은 기본권’ 헌법정신 가깝게”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법안 발표 기자회견

  • 기사입력 2022.10.19 07:24
  • 기자명 조연주 기자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법안 발표 기자회견이 18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진행됐다. ⓒ 변백선 기자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법안 발표 기자회견이 18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진행됐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포함된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의 문제의식이 담긴 노조법 개정안이 발표됐다. 헌법과 국제기준에 맞추고, 그간 축적된 대법원 판례를 반영한 현실적인 개정 내용이 담겼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법안 발표 기자회견이 18일 참여연대에서 열린 가운데 이같이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의원 발의 형태로 국회에 오를 예정이다.

2조 개정에는 근로자(노동자), 사용자의 정의 개정과 협소한 노동쟁의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3조 개정에는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의 제한하는 등 헌법 33조에 명시된 노동3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을 살펴보면, 2조 ‘정의’에서 근로자(이하 노동자)를 노동자를 ‘추정’하는 규정이 더해졌다. 기존 2조는“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맺고 있다. 여기에 운동본부는 여기에 더해‘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노동조합에 가입한 자는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현행 노조법의 정의도 노동자를 근로계약관계에 한정하지 않고 두루 포함하고는 있으나,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노동자에 해당되는지 직관적으로 알기 어렵고, 노조를 만들더라도 수년에 걸쳐 ‘노동자성’을 입증받아야 하는 현실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더해 이같은 추가 규정이 헌법상 노동3권 보장이라는 노조법의 입법 목적과 올해 4월 발효된 ILO(국제노동기구) 87호‧98호 협약 내용과 가깝고 대법원이 ‘노동자성’을 해석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를 ‘추정’ 조항으로 둔 이유는 사용자에게 노동자성 없음을 입증하는 책임을 부여하는 동시에 반론권을 보장하는 취지도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를 정의하는 조항에는 “‘명칭에 관계없이’ 원사업주가 자신의 업무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사업주에게 맡기고 자신의 사업장에서 해당 업부를 이행하도록 하는 경우의 원사업주”라는 규정이 포함됐다. 기존 국회의원 발의안보다 보다 구체적인 정의를 제시한 문구다.

운동본부는 ‘노동쟁의’가 되는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봤다(노조법 제2조 제5호). 현행 노조법은 노동쟁의 대상을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같이 협소한 정의는 노동자가 실질적으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파업을 불법으로 볼 여지를 높인다는 이유에서다. 다양한 분쟁을 쟁의의 대상으로 포괄해서 노사 간 교섭구조를 보다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본부는 우선 이 ‘해고’의 범위에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가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정리해고 등의 ‘권리분쟁’ 또한 쟁의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법 틀 안에서의 파업이 가능해진다. 운동본부는 정의당의 기존 발의안에 더해 ‘노사간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에 관한 주장이 불일치 됐을 때’도 쟁의의 대상이라고 봤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법안 발표 기자회견이 18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진행됐다. ⓒ 변백선 기자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법안 발표 기자회견이 18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진행됐다. ⓒ 변백선 기자

3조 ‘손해배상 청구의 제한’를 두고 운동본부는 “가장 먼저 사용자가 ‘노조법에 의한’ 교섭과 쟁의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노동자에게 청구할 수 없다”고 명시한 규정을 “사용자는 ‘헌법에 의한’ 단체교섭과 쟁의행위 등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고” 수정했다.

이같은 개정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운동본부는 2년전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인용했다. 2020년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노동3권은 헌법의 하위법인 법률로서 실현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법률이 없더라도 헌법의 규정만으로 직접 법규범으로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체적 권리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즉, 노동3권은 노조법에 의해 실현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한 것이다.

운동본부는 그간 노조법 3조는 유명무실한 규정이었다며, 개정을 통해 노동권의 행사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배상을 금지하는 ‘헌법상의 원칙’을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우리의 손배‧가압류 문제는 국제적으로 비난의 대상이라면서, 5년전 ILO 이사회 보고서가 “파업은 본질적으로 업무에 지장을 주고 손해를 발생시키는 행위”라면서 한국 정부에 손배가압류 문제를 해결하라고 권고한 사실 등을 덧붙였다.

더욱이 ILO 87호, 98호 핵심협약 비준이 끝난 지금이야말로 “손배‧가압류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 헌법상 노동3권과 단체교섭, 쟁의행위, 그 밖의 노동조합 활동은 손배‧가압류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법률에서 명확히 규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힘주었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법안 발표 기자회견이 18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진행됐다. ⓒ 변백선 기자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법안 발표 기자회견이 18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진행됐다. ⓒ 변백선 기자

이밖에도 운동본부가 신설한 개정안에 따르면 ▲사용자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쟁의행위에 대한 손배소는 제한되며(2호 신설안) ▲노조가 아닌 노동자 개인에게는 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3호 신설안) ▲손해배상 범위는 정당한 쟁의행위였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손해로 축소되고(4호 신설안) ▲노조의 존립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손배를 청구할 수 없으며(5호 신설안) ▲노조 활동 위축 또는 노동자를 괴롭히기 위한 수단으로 소송을 남용할 수 없다 (7조 신설안).

운동본부는 오늘 발표한 법안의 발의와 관련해 오는 25일과 다음달 2일 국회에서 두차례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울러 “11월부터 국민동의청원과 함께 노조법 2,3조 개정에 뜻을 함께 하는 국회의원을 통한 입법 발의의 두 축으로 노조법 2,3조 개정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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