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건설안전특별법 있었다면 살았을 1128명, 살인을 멈춰라" 건설노동자 4만명 국회로 모여

민주노총 건설노조, 건설안전특별법 제정・건설노동자 개혁입법 쟁취 총력투쟁 결의대회 진행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건설노조와 간담회 가지며 “건설안전특별법 논의,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발언

  • 기사입력 2022.11.23 14:50
  • 최종수정 2022.11.23 14:56
  • 기자명 김준태 기자 (건설산업연맹)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4만 명은 22일, 서울 여의도에 모여 "건설안전특별법 즉각 제정하라!"고 국회에 법제정을 촉구했다. ⓒ 이준혁 기자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4만 명은 22일, 서울 여의도에 모여 "건설안전특별법 즉각 제정하라!"고 국회에 법제정을 촉구했다. ⓒ 이준혁 기자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건설노동자 4만 명이 모여 “건설안전특별법 즉각 제정하라!”, “건설노동자 개혁입법 쟁취하자!”고 국회와 정부에 요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장옥기)은 22일, 여의도 공원 앞 여의대로에서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한 ‘건설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난 2년 반 사이 1,128명의 건설노동자가 죽었다. 지난 2020년, 이 법이 만들어졌다면 살아있었을 수도 있던 생명이다”라며 “이건 국가와 국회의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장 위원장은 “건설노동자의 산업재해는 막을 수 있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에 건설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하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이날 오전에 있었던 더불어민주당과의 간담회를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국민의힘 김정재 간사도 건설노조와 면담을 하면서 건설안전특별법 입법이 늦어져 송구하다며 12월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옥기 위원장은 “꿈쩍도 안하던 국회의원들이 우리의 투쟁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끝장을 봐야 한다”면서 올해 국회가 마감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건설안전특별법을 올해 안에 제정시킬 것이라며 끝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 이준혁 기자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건설안전특별법을 올해 안에 제정시킬 것이라며 끝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 이준혁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건설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참석해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으로 우리의 목숨을 지키자고 말했다. ⓒ 이준혁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건설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참석해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으로 우리의 목숨을 지키자고 말했다. ⓒ 이준혁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같은 시간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쟁취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진행 중임에도 건설노동자와 함께하며 “연일 참사이고 매년이 참사인 건설현장이 세월호고, 이태원인데 우리의 목숨을 왜 지키지 않는가 정부와 국회에 물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우리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그 몫을 해야한다. 건설안전특별법으로 우리의 목숨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이틀 후(24일)에는 화물노동자들이 안전운임제 쟁취를 위해 파업에 돌입하고, 그 다음 25일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만들어 간다. 그 다음은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이, 철도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에 노동자들의 목숨을 지키지 않는 정권,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지 않는 정권은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거센 노동자들의 분노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똑똑히 보여주자. 우리의 생존을 우리가 직접 쟁취하자”고 밝혔다.

약 두 시간의 결의대회 후 건설노동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국회는 건설노동자의 투쟁에 응답해야 한다”며 “건설현장의 안전을 외면하고 건설노동자의 삶을 지금처럼 죽음의 건설현장으로 방치할 것인지, 건설노동자의 절절한 외침을 받아들이고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건설노동자의 투쟁은 계속된다”고 경고했다. 참가자들은 “건설노동자를 살리기 위해, 건설현장 안전을 위해, 건설안전특별법 즉각 제정하라”고 외치며 이와 함께 포괄임금지침 폐기, 건설기계 전대금지법 제정, 건설현장 편의시설 설치기준 마련, 소형타워크레인 조종실 설치 법제화, 배전현장 불법다단계하도급 폐지, 노조탄압 중단・노조법 2조 개정 등의 개혁입법 쟁취를 위해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을 결의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 22일, 건설안전특별법 제정과 건설노동자 개혁입법 쟁취를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이준혁 기자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 22일, 건설안전특별법 제정과 건설노동자 개혁입법 쟁취를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이준혁 기자
결의대회 진행 후 참가자들은 여의도공원을 돌아 국회 앞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 이준혁 기자

이후 건설노동자들은 KBS 방향과 마포대교 방향으로 여의도 공원을 둘러싸고 행진을 시작했다. 지난해 건설현장 산재사망자 수인 417명의 무명영정과 상여를 앞세운 행진대열은 국회 앞까지 자리해 국회에 건설안전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외치며 마무리 집회를 이어갔다.

마무리 집회에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건설노동자들은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위해서 투쟁하는 이유와 노조법 2・3조 개정의 문제와 다르지 않다”면서 “특수고용노동자가 노동자임을 인정하고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건설노동자들이 20년을 투쟁해왔지만, 단 한 번도 국회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그 법안을 다루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 모든 단위들이 움직이고 있고, 올해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했으나 자본과 국민의힘, 윤석열 정권이 개정을 막겠다고 하고 있다.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으로 건설안전특별법과 노조법 2・3조 개정을 쟁취해 노조할 권리를 쟁취하자”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의 마지막을 정리하면서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반드시 올 하반기 국회 내 건설안전특별법을 쟁취해내자”면서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하지 않는다면 더 큰 투쟁에 나서자”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내년에는 오늘과 같은 집회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10만 조합원이 윤석열 정권이 노동자를 무시하는 것에 대해 심판해야 한다. 당당한 대한민국 건설의 주역으로 우리가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주자”면서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에게 결의를 밝히고 이날 결의대회를 모두 마쳤다.

22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 김준태 기자
22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 김준태 기자

한편, 이날 결의대회가 진행되기 전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만나 ‘건설산업재해 예방=건설안전특별법 제정’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는 “올해도 어김없이 들려오는 참담한 소식에 송구스러울 뿐이다. 건설노동자들의 ‘잘 다녀올게’라는 출근인사가 지켜질 수 있도록 국회가 제 역할을 찾아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10대 경제강국이지만 여전히 산재사망율은 OECD 상위권에 머무르는 노동후진국이다. 건설현장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건설현장의 비극적인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건설안전특별법 논의를 더 미룰 수 없다”면서 “민주당은 이 법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있는 만큼, 조속히 상임위에서 논의가 시작되도록 해, 정부와 여당을 최대한 압박하면서 입법추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