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해고 없는 세상을 위해! 명동거리 들썩인 노동문화제

호텔로 돌아가지 못한 호텔리어, 공연으로 관광객 맞았다
세종호텔 해고자와 함께하는 으라차차 명“동행” 풍물 퍼레이드
민주노총 문화제 ‘망치와 칼날’로 이어져 투쟁하는 노동자 위로

  • 기사입력 2022.11.29 17:02
  • 기자명 서비스연맹

 

26일 (토) 오후,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명동거리에 풍물굿 한마당이 열렸다. 세종호텔 해고자와 함께하는 으라차차! 명"동행" 퍼레이드였다. 호텔로 돌아가지 못한 호텔리어들은 거리에서 신명나는 풍물 공연으로 명동을 찾은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세종호텔 해고자와 함께 하는 으라차차! 명"동행" 행사 중 풍물패 공연이 벌어지고 있다.

명동의 4성급 호텔 세종호텔은 작년 12월 10일 대거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코로나로 인한 경영난이 주 이유였지만 사측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등 경영난 극복 노력을 하지 않았다. 접객이 주 업무가 아닌 노동자에게까지 영어 시험, 제2외국어 시험 등 해고 기준을 제시하며 해고에만 열을 올렸다. 10년 전부터 세종호텔의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이하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은 부당해고에 맞서 농성 투쟁에 들어갔다. 12월이면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의 정리해고 투쟁만 1년째다. 

세종호텔 해고자와 함께 하는 으라차차! 명"동행" 행사 중 풍물패 행진과 판소리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세종호텔 해고자의 투쟁을 응원하고 시민들에게 세종호텔 상황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린 이번 행사는 오후 3시, 세종호텔 앞에서 깃발을 세우며 시작했다.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의 발언에 이어 숙향무 춤공연과 풍물 길놀이로 명동 거리의 중심인 명동역 6번 출구로 이동했다. 본 무대에서는 소리공연과 해고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부정풀이, 정화수그릇 올리기 퍼포먼스가 있었다. 

봄날 합창단과 노래로 물들다는 합창으로 문화제 참가자들을 따뜻하게 위로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과 최보근 성공회대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은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을 격려하며 호텔리어들이 당당히 호텔로 돌아갈 때까지 끝까지 함께할 것을 결의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과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이 행사에 함께하고 있다.

명“동행” 행사의 마지막 퍼포먼스는 소원지 소지였다. 정화수 앞에 모인 참가자들은 고 지부장의 구호에 맞춰 소원지를 태우고 투쟁 승리를 염원했다. 

소원지 소지 퍼포먼스 참가자들이 염원을 담아 소원지를 태우고 있다.

저녁 6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민주노총 문화제 망치와 칼날이 이어졌다. 조성일, 임정득, 연영석 가수의 열정적인 공연 덕분에 차운 바람에도 문화제의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참가자들이 직접 무대 앞에 나와 춤추고 합창하는 공연이 펼쳐지면서 근처 시민, 관광객들도 발길을 멈추고 함께 즐기는 축제가 만들어졌다. 

연영석 가수의 공연 중 문화제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와 함께 노래하고 있다.
연영석 가수의 공연 중 문화제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와 함께 노래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호응하고 있다.

해고와 중대재해에 시달리는 노동자의 현실을 알리는 발언도 이어졌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세종호텔지부의 근 1년 정리해고철회 투쟁,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 등 사례를 들며 노동자에게 극단 투쟁을 하게 만드는 한국 현실을 비판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민주노총이 추진하는 노조법 2·3조 개정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대한 경영계의 반발을 전했다. “노조법이 개정돼 노동자성, 원청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노사 관계가 달라진다는 것을 꿰뚫고 있기에” 경영계는 노조법 개정 방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노조법 2,3조 개정을 이루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박근혜 퇴진 촛불문화제 당시 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질문도 회상했다. “박근혜를 끌어내리면 비정규직은 없어지는 건가요? 라는 노동자의 질문이 무색하게도 비정규직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정권도 교체해봤고 투쟁 승리도 경험했으나 노동자가 계급적 단결로 나아가지 않는 한 단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연대하는 노동자의 힘으로 노조할 권리와 생존권을 쟁취하자"고 다짐했다.

임진호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회 황거해포분회 사무부장이 외투자본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노조법 개정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진호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회 황거해포분회 사무부장은 폐업, 정리해고 철회 농성 중인 금속노조 한국와이퍼분회 상황을 전했다. 한국와이퍼는 일본 덴소코리아를 원청으로 하는 하청 기업이다. 덴소코리아가 한국와이퍼 위장폐업,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있지만 외국인투자기업이라는 이유로 아무 법적 제제도 받지 않는다. 이 사무부장은 노조법 개정 투쟁에 적극 나서 외국인투자기업의 횡포를 막겠다고 결의했다.

강한수 건설산업연맹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이 건설현장의 중대재해 참상을 전하고 있다.

강한수 건설산업연맹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매해 400명 넘는 노동자가 직접 사고로 사망하는 건설현장 상황을 전했다. “건설현장이 장례식장이 되는 것을 막고자” 건설안전 특별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2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오남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부위원장은 화물연대 파업과 거점 투쟁으로 인해 전화로 인사를 전했다. 오 부위원장은 화물연대 파업을 ‘귀족노조 이기주의, 불법 집단 운송 거부’라고 못박고 업무 개시 명령을 강행하는 윤석열 정부를 강력 규탄했다.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이 결의를 담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이 결의를 담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이 몸짓으로 결의를 표하고 있다.

이날 명동거리 퍼레이드 주축이었던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도 무대에 올랐다. 고 지부장과 세종호텔 조합원들은 장기 투쟁 중 연대와 지지를 전해준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편지낭독으로 감사를 전했다. 또 직접 춤을 추며 참가자들의 의지를 북돋웠다. 

문화제 마지막에는 전국노동자노래패협의회의 합창, 전 참가자의 ‘망치와 칼날’ 노동요 합창이 있었다. 명동 거리에 신명을 불어넣은 노동문화제는 참가자들의 연대와 결의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이 세종호텔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구호를 적은 모자를 쓰고 있다.
 참가자들이 세종호텔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구호를 적은 모자를 쓰고 있다.
 참가자들이 정리해고 철회 구호를 적은 피켓을 직접 만들어 들고 있다.
 참가자들이 정리해고 철회 구호를 적은 피켓을 직접 만들어 들고 있다.
노래 '망치와 칼날'을 부른 조성일 가수가 노래로 참가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노래 '망치와 칼날'을 부른 조성일 가수가 노래로 참가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전국노동자노래패협의회가 마지막 합창을 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