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산별노조 완성 향한 새로운 출발점’ 보건의료노조 정책대회 성황리에 마무리

조직진단 · 청년 · 조직강화 · 조직확대 · 단체교섭 5개 세션별 연구 보고서 발표, 토론 진행
2박 3일 400여명 현장 간부와 연구진 함께 집중성 높은 정책토론 진행, 산별운동 수준 한 단계 높여
산별 운동의 새로운 도전과 실험 성황리에 마무리, 이후 타 노조 정책활동 벤치마킹 모델 제시
2021 노정합의 → 2022 정책대회 → 2023 노정합의 이행, 인력 확충 위한 대규모 산별투쟁 흐름 만들어

  • 기사입력 2022.12.02 08:50
  • 최종수정 2022.12.02 10:57
  • 기자명 지산하 기자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나순자)가 한국 산별운동에 있어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 불평등 해소! 노동위기 돌파! 더 큰 연대로 20만 조합원 시대 산별노조 완성을 위한 도약 2030!'을 주제로 2박 3일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정책대회를 뜨거운 열기 속에 성황리에 마쳤다.

국내 콘퍼런스는 11월 29일 <환자 안전과 간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간호사 대 환자 비율법(Nurse-to-Patient Ratios)’ 국제 비교 콘퍼런스>에 이어 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1박 2일간 ▲조직진단(전임간부 활동 및 현장활동 돌아보기) ▲청년세대 삶과 노동 ▲조직강화(조직체계, 운영 및 회의구조) ▲조직확대(20만 조직화 전략) ▲단체교섭(초기업 교섭 추진전략과 과제) 등 총 5개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각 주제별로 보건의료노조 임원과 지역본부장이 좌장을 맡고, 지난 8개월 가까이 연구를 진행해온 외부 연구자와 중앙 기획단이 전략과제를 발표했으며, 현장에서 지역과 특성을 대표하는 간부들이 지정 토론자로 참가했다. 그리고 매 세션 마무리는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의 총평으로 끝났다. 이날 발표된 주제별 연구 결과는 총 60여 명에 달하는 ‘메머드급’ 연구진과 중앙·현장기획단이 올 한 해 동안 현장 인터뷰와 함께 여러 차례 논의하고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번 2박 3일간의 보건의료노조 정책대회는 보건의료노조 24년 역사는 물론 우리나라 노동운동 역사상 최초의 시도로, 전국의 보건의료노조 중앙과 지역, 현장 간부 400여 명이 한 데 모여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깊이있는 정책 토론이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이번 정책대회를 통해 산업별 노동조합 운동에 대한 이해의 폭과 시야를 넓히고 스스로 토론의 질을 한 단계 높이면서 보건의료산업 부문 대표 산업별 노조라는 위상을 확인하고 조직에 대한 자부심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함께 산별노조 완성으로 가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면서 그동안 신·구 간부들의 경험의 차이 등으로 산별운동에 대한 인식의 편차가 존재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모두가 함께 우리가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큰 방향을 공유했다면서 이번 대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핵심사업으로 준비한 이번 정책대회를 통해 2021년 역사적인 9.2 노정합의부터 2022년 최초의 정책대회를 통해 내년 2023년 9.2 노정합의 이행과 인력 확충을 위한 대규모 산별투쟁으로 가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내었다고 자평했다.

한편, 이번 대회를 끝까지 함께한 자문위원은 “깊이 있는 산업별 노동조합 미래전략 연구부터 차 질없는 대회 실무 준비, 정책대회 당일 체계적인 콘퍼런스 각 세션별 진행까지 보건의료노조 지도부와 연구진, 중앙·지역 간부, 그리고 현장이 함께 만든 이번 정책대회는 그 자체로‘산업별 노동조합의 힘을 그대로 보여준 감동의 집단 퍼포먼스’”라고 평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11월 30일부터 진행된 국내 콘퍼런스의 첫 순서의 주제는 '조직진단'으로 안종기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기획조정실장이 '보건의료노조 전임간부 활동과 현장활동 돌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보건의료노조가 기존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임원, 지부장, 지부 전임간부, 중앙·지역 사무처간부 등 노조에서 활동하는 전임 간부들을 조사했으며, 본조(중앙)-지역본부-지부(의료기관 현장)로 연결되는 기간 조직별 특성과 역할 등에 대해 분석했다.

안종기 실장은 지부별 ▲창립년도 ▲지도부 선출방식 ▲노조 가입 형식(오픈샵, 유니온샵) ▲복수노조 여부 ▲상집회의·대의원회의 개최 주기 ▲노사협의회·산업안전보건위원회 ▲소모임·일상활동 현황 ▲현장 순회 및 조합원 교육 현황 등의 분석 결과와 ▲간부 활동 동기, 활동 현황 활동 ▲지부와 조합원 간의 관계 및 그에 대한 일반 조합원(간부가 아닌 평조합원)의 인식 ▲대면, 통화, SNS, 소식지, 텔레그램 등 노조가 주로 활용하는 소통 채널에 대한 간부들의 이용 태도 등을 분석했다.

안종기 실장은 각 년도별 지부 창립 수를 분석한 결과 지부 창립이 크게 증대된 세 시점으로 1987년 노동자 대투쟁, 1998년 산별노조 전환, 2016년 이후 촛불혁명과 탄핵 정국 이후를 꼽으며 보건의료노조 조직이 확대되어온 조건 3가지로 ▲사회 전반의 보건의료산업·노동친화적 제도 강화 ▲사회정치적 여건 변화와 개혁적 정부의 집권 ▲본조(중앙)와 조직 전반의 조직화 사업 집중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였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원들의 고충을 잘 이해해 현장 중심으로 문제 해법을 찾고, 교육에 적극 참여하는 등 전임간부들의 개인적 역량과 의지는 우수하다”면서도 “지부 내 세대간, 직종간 갈등 해소를 위해 상시적인 만남과 대화를 확대해 갈등요소를 보다 적극적으로 다루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이전 세대와 달리 이제 노조 전임간부들은 무조건 희생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고, 행복한 간부생활이 가능할 때 자발적 역량강화를 통해 훌륭한 리더십 함양과 노조와 우리 사회 발전에의 기여가 가능할 것이기에 전임간부들의 에너지 보충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표에 이은 토론 좌장은 장원석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맡았으며, 현장 토론자로는 박승주 국립교통재활병원지부장, 문미철 부산대병원지부장, 송주연 부평세림병원지부장, 장용남 삼척의료원지부장, 김선화 서울성모병원지부장, 이경민 서울아산병원지부장이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국내 콘퍼런스의 두 번째 주제는 '청년세대'로 김종진 유니온센터 이사장이 '보건의료 청년 노동자의 삶과 일터 그리고 (산별)노동조합'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종진 이사장은 “‘세대론’과 같은 청년과 기성세대를 가르는 과잉 담론에 매몰되지 않고 연령효과뿐 아니라 코호트 효과, 노조 효과 등에 주목하며 설문조사, FGI, 면접 조사 등을 통해 보건의료노조 소속 청년 노동자들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김종진 이사장은 청년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부족한 인력, 과중한 업무 등으로 인해 ‘구체적으로 이직·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이 30%을 넘을 정도이며, 부족한 임금 때문에 거의 모든 노동자들이 주식과 비트코인 등 자산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주목하는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가족수당 등 노조에서 주목하는 여러 주제에 대해 청년들은 1인 세대가 대부분이기에 ‘나와는 먼 이야기’로 생각하고 있다”, “투쟁, 파업, 연대 등 노조에서 주로 쓰는 말은 멀게만 느껴진다고도 말한다”면서도 노조를 “힘들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노동자들의 비빌 언덕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청년들이 보건의료노조의 주요 교육 프로그램인 ‘하루교육’에 대해 “모르는 것을 알 수 있고 앞으로도 자주 참여하고 싶은 조합원만의 권리”라고 표현하는 등 노동조합이 제공하는 교육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의료기관에서 일하다가 노동조합 전임 간부로 일하게 된 청년 전임 간부들은 “노동조합 활동 실무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 유튜브로 배웠다”, “자판기처럼 조합원들의 고충 처리에만 골몰하고 있다 보면 노동조합 활동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고충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종진 이사장은 청년 보건의료노동자와 조합원을 위한 과제로 보건의료노조에 '일터 이행기와 일터에서의 노동권리 찾기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병원 실습 과정부터 수습과 신입, 조합원의 권리를 찾기 위한 시기별 정책 과제와 실천 사업을 모색해보라고 제안했으며, 유럽 산별 노조 연수 프로그램, 청년 위원회 운영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세대 간부 양성 프로젝트 기획도 제시했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표석 보건의료노조 조직국장은 청년세대를 주제로 보조 발표를 맡아 ‘병원 실습생 권리찾기’, ‘청년 희망캠프’, ‘청년 사업 담당자 회의’ 등 지금까지 보건의료노조가 진행한 청년 사업을 돌아보며 “지금까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업 시도는 있었으나 간헐적이었고, 우선순위 등에 밀려 지속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평하고 지속 가능한 청년 사업을 위한 토대로 청년사업 기초단위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발표에 이은 토론 좌장은 유현정 이화의료원지부장(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청년위원장)이 맡았으며, 현장 토론자로는 임규섭 경기적십자기관지부장, 지민정 부산대병원지부 조직부장, 박수현 부천성모병원지부장, 김정은 서울시서남병원지부장이 나섰다.

청년세대 세션 총평을 맡은 정준영 불평등과 시민성 연구소 연구위원은 “청년의 자리가 있는 노동조합”을 희망하면서 청년의 이행은 언제 끝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청년문제에 있어 ‘고립된 의존’이 아니라 ‘독립된 연결’을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국내 콘퍼런스의 세 번째 주제는 "조직강화"로 정경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이 '산별노조의 다양성, 연대, 더 큰 단결'이라는 제목으로 보건의료노조의 조직체계와 운영, 회의구조 혁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정경은 위원은 “보건의료노조는 2008년 151개 지부, 4만 명의 조합원을 가진 노동조합에서 2021년 204개 지부와 8만 명 이상의 노동조합으로 성장했지만 ‘과도한 중앙일정’, ‘기업지부중심 활동 및 지역본부 역량 취약’, ‘간부 역량 약화 및 취약한 재생산 구조’ 등 10년 전부터 제시되어온 한계의 대부분은 아직까지도 극복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정경은 위원은 보건의료노조의 조직체계를 분석한 결과 “간부 개개인의 자부심과 보람으로 조직이 유지되고 있으나 많은 간부들이 무력감과 업무 과다, 인력 부족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며 “각급 단위에서 역량 강화 교육과 처우 불만 개선, 전임자 수가 적은 지부와 작은 사업장 조직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경은 위원은 보건의료노조의 회의체계를 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사무금융노조 등 민주노총 내 타 산별노조와 비교하고 “중앙집행위원회를 월 1회 개최하는 현 시스템 아래에서는 신속한 정보 공유와 논의 부족이 초래된다”며 보다 자주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가지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동시에 의사결정과 집행 일체화를 위해 현재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중앙위원회도 보다 자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또 “지부 대표가 모이는 각 지역본부별 집행위원회 회의 → 지역본부장이 모두 모이는 중앙집행위원회 → 지부 간부가 모이는 지부 집행위원회 순으로 회의 흐름 체계를 바꾸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외에 정경은 위원은 보건의료노조 조직체계 개선 방안으로 ▲중앙 사무처 업무조정 및 지역본부와 통합 운영으로 중앙과 지역본부 통합적 역할 강화 ▲지역본부별로 전임자가 없거나 조합원 수가 적은 중소사업장, 복수노조 하 소수지부 활동 대책 마련 ▲병원 특성별 회의 공식화(단체협약위원회 산하에 설치) ▲내부 서버 및 인트라넷 시스템 구축 ▲보건의료노조 대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선전홍보 강화 등을 제안했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김영수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은 조직강화를 주제로 보조 발표를 맡아 정책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토론된 내용을 공유했다. 김영수 실장은 조직강화 방안으로 ▲신규간부 교육 체계화 ▲중앙, 지역본부 간부 인력 확충 ▲의료기관 소속 현장간부의 중앙, 지역본부 파견 등을 들었으며 조직체계 운영 방안으로 ▲지역본부-지부 전임자 회의 개최(금속노조 경주지부 사례 참고) ▲새봄지부(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지부 등)를 비롯한 새로운 조직에 대한 조직체계 구축 및 특화된 간부 양성, 배치를 들었다.

또 김영수 실장은 조직 내 소통 강화를 위해 ▲회의 운영 방법에 대한 교육 시스템 마련 ▲중앙-지역본부-지부 집행체계 확립을 위해 회의 안건 통일 ▲병원 특성별 회의에 포괄되지 못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단위, 요양 단위 등의 특성별 회의 추가 운영 ▲병원 특성별 회의에 지역본부 참여 방안 마련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발표에 이은 토론 좌장은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장이 맡았으며, 현장 토론자로는 이은영 경희의료원지부장, 강현근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 사무국장, 전승진 정읍아산병원지부장, 서해용 천안의료원지부장, 이소정 한국원자력의학원지부장, 공지현 한양대의료원지부장이 나섰다.

조직강화 분야 총평을 맡은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별운동에서 <성원논리와 영향논리, 영토적 대변과 기능적 대변>의 딜레마를 언급하면서“보건의료노조는 민주노총 내에서는 가장 진전된 형태의 산업별 노동조합 형태를 구현하고 있지만, 산별임금체계와 같은 산업별 노동조합 체제로서의 내용은 크게 진전시키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다”며 “보건의료노조 산별체제 강화는 교섭 형식과 교섭 내용의 산별화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며 “지금의 기업을 중심으로 둔 교섭단위를 초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했다.

국내 콘퍼런스 네 번째 주제이자 30일 마지막 주제인 조직확대 전략에 대해서는 박성국 한양대학교 박사(전 매일노동뉴스)가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와 연대하는 조직확대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맡았다.

박성국 박사는 먼저 “초고령 사회로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산별노조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체 보건의료인력 대비 15% 가량에 불과한 조직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더 이상 조직 확대를 주저해선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성국 박사는 보건의료산업의 기관 현황과 노조 조직률을 분석한 결과 “상급종합병원은 노조 조직률이 93.3%에 달하지만, 의원급까지 모두 포함한 전국의 의료기관 3만 3,777개 기관 중 상급종합병원은 45개 뿐”이라며 일반 병원(1.1%), 정신병원(1.2%), 한방병원(0.6%) 요양병원(0.4%)의 노조 조직률이 매우 낮은 부분에 주목했다. 아울러, 공공 종합병원의 노조 조직률이 96%, 공공병원의 조직률이 59.1%인 것에 비해 “공공 요양병원의 조직률은 4.7%에 불과해 다른 공공의료기관보다 매우 낮다”며 공공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조직화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성국 박사는 2002년 말 4만여 명에서 2021년 말 8만 명으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이 두 배 증가한 것은 “새로 설립한 지부의 조합원뿐 아니라 기존 지부 조합원도 증가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났기 때문”이라며 “보건의료산업이 고성장 산업인 것과, 간호대 입학생 증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등의 간호인력을 확충하는 제도적 방향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보건의료노조의 조직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박성국 박사는 간호협회, 간호조무사협회, 물리치료사협회, 방사선사협회 등 보건의료 직종별 협회 등을 통해 직종별 보건의료인력 조직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박성국 박사는 “지금까지는 보건의료, 돌봄, 복지 각 분야가 각각 따로 존재했지만, 앞으로는 세 분야가 겹치는 과정을 거쳐 결국 넓은 범위에서 ‘돌봄’이라는 개념 아래 세 산업이 통합되는 모습이 전망된다”며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서 규정한 보건의료인력은 약 95만 명이지만, 노인요양복지시설서비스업, 방문복지서비스 제공업에 종사하는 돌봄 노동 인력까지 포함하면 조직 대상 노동자 수는 약 164만 명으로 늘고, 사회복지 인력까지 확장한다면 최종 조직 대상은 203만 명 이상으로 늘어난다”며 보건의료노조가 조직대상을 보건의료뿐 아니라 돌봄, 복지의 영역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것을 제안했다.

박성국 박사는 조직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과제로 ▲지역본부 사무처 배정기준 변경 등을 통한 조직사업 전담인원 증원 ▲사단법인 보건의료·돌봄 네트워크(가) 설립으로 돌봄 노동자 조직화 방안 모색 ▲모든 보건의료·돌봄·사회복지서비스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사회적 교섭과 조직활동 ▲본조 산하 직종별 협회 및 전국 직종지부 신설 등을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의 신규 조직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경규 보건의료노조 전략조직위원장 조직확대 분과 보조 발표를 맡았다. 김경규 전략조직위원장은 “정책대회를 준비하며 조직강화를 주제로 현장에서 토론한 결과 요양, 사회복지로의 확대를 공식화하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조직 내 갈등이 우려되며 의료기관 조직화에 우선 집중하자는 의견도 있다”며 “단기로는 미조직 종합병원 조직화와 삼성계열 병원 등 전략사업화 조직화를 모색하고, 중장기적으로 중소병·의원 노동자와 돌봄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조직체계를 마련해 시범지역을 선정해 모범사례를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규 전략조직위원장은 “조직확대 전략 이행을 위해서는 인력 충원과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며 ▲간접고용, 장기요양기관 등 영역별 조직·정책·법률 담당자 마련 ▲중앙·지역 사무처 간부 인력 충원을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했으며, 간접고용·돌봄·중소병의원 노동자 조직화에 있어서는 “(기업별 조직이 아닌) 전국 혹은 지역단위 조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발표에 이은 토론 좌장은 조혜숙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이 맡았으며, 현장 토론자로는 김해진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지부장, 안수경 국립중앙의료원지부장, 안외택 동강병원지부장, 김규범 부산성모병원지부장, 김경희 청주의료원지부장이 나섰다.

 조직확대 분야 총평을 맡은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조직 확대를 통해 20만, 30만 조직이 됐을 때 보건의료노조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인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투자가 없으면 수익도 없는 것이 당연하기에 신규 조직화를 위해서는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계속해서 투자하는 것이 정답”이라며 불확실성을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동조합 외부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며 “노조법 2조 개정을 통해 원청 사용자가 교섭에 응하고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게 해 노동자들이 ‘노조가입의 실효성’을 크게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국내 콘퍼런스 마지막 순서인 단체교섭을 주제로는 12월 1일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본부장이 발표를 담당했다. 이정희 본부장은 OECD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일반적으로 노조 조직률이 높고 단체교섭 조정도가 높을수록 소득 불평등이 낮고 저임금층 수준이 높다고 하지만, 우리니라의 경우 노조 조직률도 낮고 노조의 임금 평준화 효과도 크지 않아 임금 격차 확대를 억제하지 못한 경향이 있다”며 보건의료노조 역시 내부 격차가 커지고 있음을 데이터를 통해 알리면서 초기업 교섭, 즉 산별교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정희 본부장은 2004년 산별총파업을 통한 산별중앙교섭 성사와 2010부터 11년까지 산별중앙교섭 중단 시기, 2012년부터 공공병원·민간중소병원 등이 참여하는 산별중앙교섭 부분 복원 시기 등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 역사를 짚고 “산별교섭을 경험한 간부 다수가 지금도 활동하고 있으며, 노조 산별교섭을 통해 산업 내 임금·노동조건 향상 등을 직접 경혐해봤다”는 점을 산별교섭을 위한 내부 환경의 기회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공공성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 보건의료노조 및 보건의료인력 확충에 대한 높은 지지도”를 산별교섭 활성화를 위한 외부 환경적 기회 요소로 분석했다.

이정희 본부장은 산별교섭 활성화를 위해 “노조법 30조 3항에 명시된 바와 같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초기업 교섭 성사와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더 촉구해야 한다”며 “초기업 교섭이 사용자들 본인에게도 유리하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노조의 전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으며, 산별교섭으로 단체협약을 맺을 때 ‘최저기준’을 설정하고 지부 보충교섭에서 해당 기준을 상회하는 기준을 설정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내부 격차를 좁히는 동시에 노동조건을 상향 조정하는 전략을 전했다. 또 조합 내 임금 격차를 좁히기 위한 방안으로 “(건강보험 수가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보건의료서비스의 공공성을 산별 임금교섭 근거로 삼아, 수가를 매개로 사용자측의 지불능력을 균질화하고 전국 단위 임금 수준 표준화 시도를 꾀해볼 수도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재수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단체교섭을 주제로 보조 발표를 맡아 “산별노조이니 산별교섭을 해야한다는 ‘당위론’만으로는 공감대 형성에 한계가 있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산별중앙교섭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수 실장은 임금 부문 산별교섭 강화·발전 전략으로 ▲당분간 임금 인상율은 ‘(병원)특성별 교섭’에서 결정하되 현재 사업장별 교섭만 이뤄지고 있는 국·사립대병원의 공동교섭 추진 ▲직무가치 수당 등은 교섭하지 않고, 가급적 상여금·성과금은 교섭 의제로 만들지 않되 기본급을 중심으로 임금 인상 요구 ▲중장기적 임금의제 마련을 위해 보건의료 표준임금체계 연구 ▲수가 협상과 산별중앙교섭의 임금 교섭이 연동될 수 있도록 수가 협상이 시작되는 6월 전 교섭 마무리 등을 제시했다.

정재수 실장은 산별중앙교섭에서 단체협약 의제 강화·발전 전략으로는 ▲산별중앙교섭과 지부별 현장교섭에서 같은 의제를 다루되 교섭단위별로 요구 수위 분리 ▲노동조건, 근무시간, 교대근무 등에 대한 모범 단체협약안을 마련해 이를 기초로 한 단체협약 상향 평준화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중소병의원 노동기본권 교섭을 방법으로 제안했다.

정재수 정책실장은 산별교섭, 초기업 교섭 활성화를 위해 ‘단체협약위원회 역할과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수 실장은 올해 처음 설립한 단체협약위원회를 상설 기구화해 매년 교섭요구안 승인 단위로 기능을 강화하고, 교섭 목표 설정부터 요구안 마련·교섭 주관·평가까지 이르는 전 과정을 체계화하는 기능을 부여하고, 단체협약 상향평준화 우선순위와 표준임금체계를 의료기관 특성·현장별로 적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민주노총과 함께 산별교섭 법제화를 위한 5만 입법청원운동 또한 동시에 전개할 것이라고 알렸다.

발표에 이은 토론 좌장은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산별노조운동전략위원장(부산지역본부장)이 맡았으며, 현장 토론자로는 노재옥 고대의료원지부장, 이경화 근로복지공단의료 대구병원지부장, 유숙경 신천연합병원지부장, 최권종 전남대병원지부장이 나섰다.

단체교섭 분야 총평을 맡은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산별교섭이 없는 산별노조는 반쪽짜리 산별노조에 불과하다”며 “소득불평등이 최대 사회문제의 하나인 오늘날, 보건의료노조가 초기업적 평등 실현, 동일가치노동에 동일임금이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말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산별교섭 내실화를 위해 현재 교섭구조가 적절한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산별교섭이 이뤄지는 대개의 선진국에서는 기업지부 교섭이 있어도 권한이 크지 않은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산별교섭이 이뤄지더라도 기업지부 교섭의 역할이 크다”며 “서양의 산별노조가 중앙에 큰 권한을 주는 이유는 그것이 산별교섭의 성사와 이를 통한 노동시장 평등 실현에 더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총 5개 세션 종합토론이 끝난 뒤 마무리 종합세션에서 이번 정책대회 실무를 총괄한 이주호 정책연구원장은 2박 3일 일정을 종합 요약하고 이후 과제를 발표하면서 “이번 정책대회를 통해 우리들의 핵심 과제인 Ratios 실현을 위한 국제간의 든든한 연대를 구축했으며, 산별전략과제도 그동안 중앙과 현장의 괴리로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현장의 힘에 기초한 제2의 산별노조운동이 가능해졌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무엇보다 모두가 불가능하게만 생각했던 2박 3일 정책대회를 현장간부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가운데 의미있게 마무리되면서 산별노조의 자부심을 높이면서 모든 산별노조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자평했다. 그리고 10여 명의 연구진을 총괄하면서 전략연구과제를 함께 만들어온 이문호 자문위원장(워크인 연구소장)도 그동안 힘들었던 연구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번 연구의 성과와 함께 “보건의료노조가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썼다”면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외국노조 간부들도 보건의료노조의 역동성과 진지함에 놀랐다는 소감을 전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정책대회 폐회사를 통해 나순자 위원장은 이번 정책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노력해온 중앙과 지역 현장간부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면서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정책대회를 통해 나온 연구와 토론 결과를 정리하고, 내년 1월 5일-6일 지부장-전임간부 수련회, 2월 9-10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조직강화·조직확대·초기업 교섭을 위한 미래전략의 개괄적 방향을 확정하고, 2023년에는 우선 실천과제를 추진한다고 대략적인 일정을 밝혔다. 그리고 동시에 전 조직적으로 지역과 현장에서 산업별 노동조합 운동의 전략과제에 대해 대대적인 교육과 토론을 진행하면서 그 힘으로 9.2 노정합의 완전 이행과 근무조당 간호사 대 환자 비율 상향 개선과 모든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인력기준 마련과 인력 확충을 위한 대규모 산별투쟁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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