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ILO, 한국정부에 긴급개입 개시···공공운수노조, "ILO 결사자유위원회에 추가 제소 예정"

국제노동기구, 12월 2일 한국 정부에 공문 발송해 긴급개입 개시 통보
화물연대본부 파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은 ILO협약 87호-29호 위반

  • 기사입력 2022.12.04 17:02
  • 기자명 조연주 기자

국제노동기구(ILO)가 한국 정부에 대한 긴급개입 절차를 개시했다. 이번 ILO 긴급개입은 한국 정부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노조) 파업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등 국제노동기준을 위반한 데 따른 것이다. 4일 노조가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ILO 국제노동기준국 카렌 커티스 부국장(결사의 자유 분과장)은 12월 2일자로 보낸 공문을 통해 “(공공운수노조가) 제기한 문제와 관련하여 정부 당국에 즉시 개입”한다고 전했다. 그 첫 단계로 “관련 협약에 나오는 결사의 자유 기준 및 원칙과 관련한 감시감독기구의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ILO가 정부를 상대로 긴급개입 개시 공문을 발송하면서 기존 입장을 첨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공공운수노조는 전했다. 이는 기 확립된 ILO의 판례를 공지하는 방식을 통해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노동기구 개입절차 개시 서한 영문 원본 및 번역본 / 11월 28일자로 국제운수노련(ITF),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공동으로 요청한 전국적입 파업 중 화물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개입 주장과 관련하여 국제노동기구의 개입을 요청한 서한을 접수했음을 확인합니다. 귀하가 제기한 문제와 관련하여 정부 당국에 즉시 개입하고 국제노동기구는 관련 협약에 나오는 결사의 자유 기준 및 원칙과 관련한 감시감독기구의 입장을 전달했음을 알려드립니다.시행중인 절차에 따라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정부가 제공하는 모든 정보는 귀하의 참고를 위해 귀하에게 전송될 것입니다. 사무총장을 대신하여,카렌 커티스 국제노동기준국 부국장 (결사의 자유 분과장)
국제노동기구 개입절차 개시 서한 영문 원본 및 번역본 / 11월 28일자로 국제운수노련(ITF),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공동으로 요청한 전국적입 파업 중 화물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개입 주장과 관련하여 국제노동기구의 개입을 요청한 서한을 접수했음을 확인합니다. 귀하가 제기한 문제와 관련하여 정부 당국에 즉시 개입하고 국제노동기구는 관련 협약에 나오는 결사의 자유 기준 및 원칙과 관련한 감시감독기구의 입장을 전달했음을 알려드립니다.시행중인 절차에 따라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정부가 제공하는 모든 정보는 귀하의 참고를 위해 귀하에게 전송될 것입니다. 사무총장을 대신하여,카렌 커티스 국제노동기준국 부국장 (결사의 자유 분과장)

ILO가 한국 정부에 긴급개입 개시 서한과 함께 송부했다고 밝힌 ‘결사의 자유 기준 및 원칙과 관련한 감시감독기구의 입장’은, 지난 2018년 발간된 ‘결사의 자유 위원회 결정 요약집’을 통해 그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고 노조는 봤다.

ILO는 “경제의 핵심 산업에서의 장기간 총파업이 인구의 생명, 건강 또는 개인적 안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경우, 업무복귀 명령이 합법적일 수도 있다”면서도 “운송회사, 철도 및 석유 부문 등의 서비스 또는 기업 운영 중단은 국가비상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ILO는 이어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서비스에서 파업 시 근로자를 동원하기 위해 취한 조치는 근로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즉 ILO 협약과 기존 결정에 따르면, 화물연대본부 파업은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은 모두 ILO 협약 위반이 라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ILO 회원국이자, 이 사건과 직결된 87호 협약(결사의자유와 단결권 보장 협약) 및 29호 협약(강제노동)의 비준국이다. ILO 협약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고 있으며, 국내법과 ILO 협약이 충돌하는 경우, ‘신법 우선원칙’과 ‘특별법 우선원칙’에 따라 ILO 기본협약이 국내법에 우선하게 된다.

따라서 화물연대본부 파업에 대한 한국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은, 정부 스스로 비준한 국제법규를 위반하는 위법행위인 셈이라는 설명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이번 긴급개입 요청에 함께 나선 국제운수노련의 루완 수바싱게 법률국장은 “ILO가 정부에 긴급개입 개시 통보 공문을 송부하면서 기존 ILO의 입장을 첨부한 것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루완 법률국장은 이어 “이는 ILO가 한국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협약 87호 및 결사의 자유 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반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ILO 긴급개입은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 국제운수노련이 지난달 28일 한국정부의 화물파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앞두고 ILO에 긴급개입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앞으로 ▲업무개시명령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정부의 위법 사항 ▲12월 2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급습 시도 등에 대해 추가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공공운수노조는 또 공정거래위원회를 동원한 탄압에 대해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에 한국정부를 정식 제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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